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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시즌 분데스리가 전반기 종합 - 中

방랑소년2007.12.31 16:39조회 수 6570추천 수 204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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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8시즌 분데스리가 전반기 종합 - 中 -> 선전, 그리고 부진



-> 학교에서는 중간고사, 기말고사등의 등수를 가르는 시험을 치르기 마련이다. 생각하기도 싫은 이러한 시험을 치르면서, 학생들은 이 때까지 공부해왔던 것을 정리하며 심화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솔직히 인생을 포기하는 입장에 서있는 사람이 아닌 이상에야, 그 후 몇십년을 편히 살기 위하여 '시험공부'라는 그 다시는 하기가 꺼려지는 것을 꼭 해야하지 않았었는가. 이러한 지옥훈련(?)을 통하여 알게 모르게 쌓여가는 지식을 생각한다면, 역시 세상에 (모기를 제외하고는) 존재 자체가 사라져야 할 것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한 듯 하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전교 1등을 하는 '놈'은 언제나 전교1등을 독차지할까? 전교 3등을 하는 학생은? 전교 6등을, 전교 18등을 하는 학생은 불변의 진리로서 "아 이건 우리들의 운명이야"라는 말을 내뱉으며 자신들의 숫자만 고수하고 나서는가? 그것은 절대 아니다. 공부를 덜 하였거나 시험 당일 컨디션이 좋지 않은 학생들의 성적은 떨어지기 마련이며, 그것은 곧 등수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이를 악물고 공부를 뼈빠지게 하였거나 시험 당일 컨디션을 통하여 아이큐가 200을 넘어가는 기적을 보인 학생은 성적은 올라가며, 자신을 옥죄고 있는 숫자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있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필자가 풋풋하고 발랄한 (...) 대한민국의 고등학생이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자꾸 학교에다가 갖다 붙이는 성향을 가지고 있는데, 축구판에서도 이것은 마찬가지이다. 어느 한 팀의 정해진 등수는 없다. 그 팀이 잘하면 등수가 올라가고, 그 팀이 부진하면 등수가 내려가는 것이야 말로 그 누구도 깰 수 없는 간단하고도 오묘한 만고불변의 이치이다. 비록 그 클럽이 명문이라고 할 지라도, 비록 그 클럽이 듣보잡이라고 할 지라도 그들을 판가름하는 등수라는 숫자에 있어서 그 숫자가 고지식한 것이 아니라 유동적이라는 사실은 어느 누구라도 피해가지를 않는다.

결론적으로,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도 많은 팀들의 대 활약과 극도의 부진이 존재하였다. 사실 축구에서 이런게 없다면 그 재미는 99.125% 떨어지게 마련. 어느 팀의 팬이라도 자기팀이 질까봐 조마조마해하면서, 이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경기를 보지 않겠는가. 또한 리그의 팬 역시 한 팀의 승패에 따른 나머지 모든 팀들의 순위 변동을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이다. 上편과 함께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하니 참 축구란게 요리조리 간단명료하면서도 궁극의 이치(?)가 섞여있는게 사람의 흥미를 진짜로 끌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아, 이것은 모든 스포츠가 마찬가지인가..? 어쨌거나 서론은 이쯤해서 접어두고 그렇다면 선전한 팀은 과연 어떤팀인지, 부진한 팀은 어느 클럽인지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선전한 팀





베르더 브레멘



Wiese - Fritz, Mertesacker, Naldo, Pasanen - Baumann - Frings, Jensen(Borowski) - Diego - Rosenberg(Almeida), Sanogo



최우수 선수 : Diego Rivas (MF), Per Mertesacker (DF)



베르더 브레멘은 지금 뮌헨과 승점을 동률로 가졌지만 골득실로 밀리면서 2위에 위치해있는 상태이다. 그런데 사실 브레멘의 클럽 명성이라던가, 이때까지 해왔던 성적, 활약등으로 봤을 때는 이 자리가 딱 이 팀의 위치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보르도에서 활약중인 '컴퓨터 패서' 조앙 미쿠의 합류 이후 03/04시즌 우승, 04/05시즌 3위, 05/06시즌 2위와 디에구가 활약했던 06/07시즌 3위등 계속해서 챔피언스 리그 존 안에 안착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필자가 왜 선전한 팀에 이 팀을 집어넣었는가. 그 이유는 두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로 시즌 시작전 클로제의 이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존재는 03/04시즌 브레멘이 우승을 이루어냈던 시기의 주축 공격수인 아일톤 (현 뒤스부르크)의 역할보다 컸으면 컸지 절대 작지는 않았다. 2년간 분데스리가 공격포인트 1등을 달려오면서, 미쿠와 디에구에 맞춰 움직여주면서 잡아내는 골과 동료에게 열어주는 패스등은 결단코 범상한 수비수들이 막기 쉬운 그런 활동들이 아니었다. 이런 클로제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간 것은 아스날이 앙리를 바르셀로나로 떠나보낸 공백, 그 이상이었다고 하겠다.

둘째로는 주전팀 선수들의 엄청난 부상병동이었다. 필자는 올 시즌 브레멘이 한번도 베스트 11을 가동해본 적이 없는 걸로 기억한다. 아니 솔직히 베스트 11이 뭔지도 모르겠다. 퍼스트팀 30여명중 적어도 7명, 아니 10명 이상은 항상 골골대며 누워있었고, 이 선수가 돌아오면 다시 저 선수가 누우러 가는 등 팬의 입장에서는 한 숨이 나오다 못해 어이가 없어질 지경에 이르기도 했다. 주축 미드필더인 프링스는 고작 3경기밖에 뛰지 못했다는 사실이 필자의 이 말을 여실히 보여주는 예시라고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두가지 면에서 엄청난 타격을 입은 브레멘은 시즌 초 심하게 휘청거린다.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도 바젤한테 2:0으로 지고, 리가포칼에서는 1라운드에 바이에른 뮌헨에게 4:1로 대패했다. 리그에서 역시 보쿰 원정에서 비기는 것을 시작으로 2라운드에서는 홈에서 바이에른에게 4:0으로 실신당하는 등, 팬들에게 '일어설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불안감을 심어주기까지도 했다. 이와 함께 5라운드까지 브레멘은 2승 1무 2패를 기록하면서 5득점 10실점이라는 경이로운(?) 득실차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6라운드 슈투트가르트전을 기점으로 브레멘은 기지개를 폈다. 슈바벤은 4:1로 대파하는 것을 시작, '앞서 두가지 장애요소는 우리한테 아무것도 아니다.' 라는 것을 지구촌 모든 사람들에게 증명해주기라도 하듯 16라운드에서 하노버에게 4:3으로 지기 전까지 무려 10경기 연속 무패행진의 기록을 세우게 된다. 중간에 있었던 빌레펠트전 8:1승리는 10연속 무패행진을 기리는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전반기 17경기 11승 3무 3패 42득점 24실점. 브레멘이라는 팀 답게 실점률도 1점을 상회하는 아쉬움을 보여주기는 하였지만, 올 시즌 역시 리가 최다득점을 자랑하며 당당하게 2위에 올라가 있다. 여기서 회복될 수 있는 요소인 두번째 장애물의 극복, 즉 주전 선수들의 복귀는 호랑이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반기에 자신들의 포스를 이어간 브레멘, 과연 후반기에 그 포스를 뛰어넘어 한단계 더 성장하여 03/04시즌 이후 4년만에 다시 분데스리가 마이스터의 자리를 거머쥘 지는 반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바이에르 레버쿠젠



Adler - Castro, Haggui, M.Friedrich, Sarpei - Rolfes, Vidal - Schneider, Barnetta - Kiessling, Gekas

Adler - Castro, Haggui, M.Friedrich, Sarpei - Rolfes, Vidal - Kiessling (Freier), Babarez, Barnetta - Gekas (Kiessling)



최우수 선수 : Simon Rolfes (MF), Rene Adler (GK)



바이에르 레버쿠젠은 승점 30점으로 현재 분데스리가 4위에 위치하여 있는데, 역시 어찌보면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셈이라고 볼 수도 있다. 03/04시즌 3위, 04/05시즌 6위, 05/06시즌 5위, 06/07시즌 5위를 기록했었고, 클럽의 네임밸류 역시 한국에도 널리 알려져있을 정도로 높은 레버쿠젠이기에 이 생각이 맞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브레멘과 마찬가지로 필자가 레버쿠젠을 선전한 팀으로 분류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수비와 공격에서 한가닥씩 해주는 선수들인 주앙 (AS로마)와 보로닌 (리버풀)의 이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필자도 레버쿠젠의 이적시장 영향력 (...)을 믿는지라 크게 걱정을 하지는 않았지만, 공격과 수비에서 주축선수 하나씩 동시에 빠져나간 터라 어느정도의 염려가 있기는 했었다. 키슬링이 아직 완벽히 레버쿠젠에 녹아들지 못한 상태에서의 보로닌 이적은 확실히 팀을 뒤흔들기에 충분한 요소였고, 몇년간 굳건히 수비라인을 지켜온 핵심선수 주앙 역시 그 공백을 누구로 메우기에는 좀 커보였기 때문이랄까. 이 때문에 "레버쿠젠이 유에파컵 티켓을 딸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잠시 한 적이 있다.

하지만 레버쿠젠이라는 팀은 필자의 이러한 예상을 '기분좋게도' 무너뜨려버렸다. 지난시즌 득점왕이었던 보쿰의 에이스 테오파니스 게카스를 데려옴으로써 보로닌의 공백을 그 이상으로 메꾸어버렸고, 주앙을 팔아서 생긴 돈으로는 칠레의 루키인 아르투로 비달과 독일 국가대표팀 센터백인 마뉴엘 프리드리히를 데려옴으로써 수비공백과 동시에 카르스텐 라멜로프의 결장으로 생길 수 있는 미드필더의 구멍까지도 막아버렸다. 또한 키슬링이 드디어 완전히 녹아들기 시작하였고, 바르네타역시 부진을 털어냄으로써 그 힘을 계속 유지해나가기 시작했다.

골키퍼인 레네 아들러를 기점으로 한 탄탄한 수비진, 롤페스를 중심으로 바바레즈에서 끝마치며 아름다운 패스플레이를 구사하는 미드필더진, 주어진 기회는 왠만해서는 놓치지않는 공격진의 적절한 조화로 인하여 레버쿠젠은 모든 팬들의 걱정을 씻어내주고 있는 중이다. 현재 승점 30점. 승점만으로 봤을 때 여기서 곱하기 2를 하면 4등은 충분할 뿐더러 어쩌면 3등까지도 노려볼만한 숫자이다. 물론 축구라는게 이렇게 수학적으로 계산하면 안되는 것이긴 하지만, 그들의 활약도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칼스루헤 SC



Miller - Gorlitz, Eggimann, Franz, Eichner - Mutzel, Porcello - Timm, Hajnal, Carnell - Freis (Kapllani)



최우수 선수 : Tamas Hajnal (MF), Markus Miller (GK)



이 팀이야 말로 선전한 팀, 아니 선전을 뛰어넘어 파란을 일으킨 팀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시즌 2.분데스리가에서 1위를 차지하며 1부리가로 올라온 이 칼스루헤는 다른 승격팀들과 마찬가지로 "강등이나 안되면 다행" 이라는 생각에 쌓여있었음에 틀림이 없다. 2부리가에서 주축을 넘어 핵심이었던 지오반니 페데리코는 도르트문트로 가버린데다가, 대체할 선수를 찾을 돈 역시 풍족하지는 못한 상황. 그러나 칼스루헤를 살려준 것은 역시 여름에 있었던 두달간의 이적시장과 원 선수들의 활약이었다.

페데리코와 마찬가지로 2부리가에서 멋진 활약을 보여주었던 카이저슬라우테른의 타마스 하이날을 45만 유로에 사옴과 동시에, 자유계약으로 그로이터 퓌르트의 크리스티안 팀과 프라이부르크의 알렉산더 야쉬빌리를 데려왔고, 바이에른 뮌헨으로부터 괴를리츠를 임대해왔으며, 이들은 하나같이 좋은 활약을 펼쳐주었다. 또 특히나 골키퍼였던 마르쿠스 밀러는 그야말로 선방쇼를 펼쳐보이기도 했다. 물론 그 이전에 전술을 짜는 에드문두 베커감독의 용병술과 전략이 유효했던 것을 빼놓으면 감독님이 섭섭해하시겠지.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마시밀리안 포르첼로도 수미로의 보직변경에 성공하는 것과 더불어 프란츠-에기만의 수비도 탄탄해짐으로 인해 칼스루헤는 수비적인 면에서 상당한 성과를 이루어낸 팀으로 꼽힌다. 여기에 포르첼로-뮤첼의 받침을 받은 타마스 하이날의 진두지휘는 그 효과가 나름 매서워서 중원장악에서 역시 분데스리가 어느 팀에게도 크게 밀리지 않을 정도로 미드필드진이 탄탄하다. 다만 지난시즌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던 공격수들인 에드몬드 카플라니나 세바스티안 프라이스의 활약이 저조함으로 인하여 득점력에서 빈곤을 겪는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는 점이 약점이라면 약점.

어쨌든 칼스루헤는 지금 17경기 8승 4무 5패로 승점 28점을 따낸 상태에 있고, (골 득실에서는 득점이 19점, 실점이 21점으로 약간 문제가 있긴 하다. 이것은 앞에서 말한 공격진 부진에 그 원인이 있다.) 현재 순위는 6위이다. 승격팀으로서는 여기서 만족할 수도 있다. 허나 잠깐동안의 반짝이었지만, 순간적으로 리가 2위까지 치고 올라간 경험이 있는 칼스루헤이기에, 그 저력이 여기서 그치리라 생각하기는 힘들다. 문제점인 공격진의 부진만 털어낸다면 충분히 더 높은 순위로 나아갈 수 있는 팀. 그 팀이 바로 칼스루헤라 생각하는 바이다.





부진한 팀



FC. 1. 뉘른베르크



Blazek - Reinhardt, Wolf, Glauber, Engelhardt (Kristiansen) - Galasek, Kluge - Misimovic, Mintal, Saenko - Charisteas



최우수 선수 : Peer Kluge (MF), Andreas Wolf (DF)



지난시즌 얀 크리스티안센의 그림같은 중거리 슛으로 DFB포칼의 우승을 차지한 포칼 마이스터 뉘른베르크는 리가에서도 6위를 기록하는 준수한 성적을 보였었다. 갈라섹-음나리가 찍어주는 중원은 놀랍도록까지는 아닐지라도 어느정도 탄탄했고, 글라우버-볼프의 수비진이 그들을 잘 받쳐주었었다. 비록 주축선수인 마렉 민탈이 거의 시즌 내내 결장했지만, 그들은 그 사실에 구애받지 않았고, 대신 좌우측의 이반 사엔코와 로베르트 비텍이 민탈의 역할까지 맡아가며 득점포를 올렸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상황이 반대로 치달았다. 골키퍼인 라파엘 샤퍼가 슈투트가르트로 이적함으로써 데려온 체코의 No.2 야로미르 블라첵은 후에는 괜찮아졌지만 초반에는 엄청난 삽질을 일삼았었고, 그 위에있는 수비진은 글라우버가 부상으로 결장하면서 스피라노비치가 투입되거나 갈라섹이 내려와봤지만 영 신통치가 않았다. 게다가 왼쪽에 피놀라까지 침대위에 눕기 시작하면서 왼쪽라인이 급격히 붕괴되었고, 덩달아 오른쪽의 라인하르트도 부진함에 따라 수비라인 전체가 거의 초토화 되기에 이르렀다. 비록 안드레아스 볼프가 고군분투해봤지만, 혼자 기량만으로는 절대적으로 역부족.

게다가 이때까지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던 왼쪽 공격수인 이반 사엔코가 부상으로 폼이 급격히 하강되었고, 반대쪽의 로베르트 비텍마저도 골골대며 나오지 못함으로써 공격진 역시 공황상태에 이르게 된다. 페예노르트로부터 야심차게 영입했던 "유로 2004의 영웅" 앙헬로스 카리스테아스가 대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그 공황은 점점 심화되었고, 드디어 복귀하면서 팬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었던 04/05시즌 득점왕 미드필더 마렉 민탈역시 안 그래도 있던 기복 더 심화시킴으로써 해결책마저 흐려지게 만들었다. 피어 클루게와 즈베즈단 미시모비치가 아무리 동분서주해도 무너진 대들보를 다시 세울 수는 없었다.

17경기 4승 3무 10패 16위. 이대로라면 뉘른베르크는 강등이라는 사자의 아가리에 먹이가 될 수도 있을 지경에 처해있다. 뉘른베르크를 보면 딱 지난시즌 함부르크가 떠오른다. 함부르크 역시 05/06시즌에 3위로 좋은 활약을 펼쳤음에도 불구, 다음시즌 전반기를 마치고서 17위에 있었던 것으로 유명한 팀. 하지만 함부르크는 라파엘 반 더 바르트라는 카드가 복귀함으로써 수렁에서 탈출할 수 있었지만, 뉘른베르크에는 그런 카드가 없는듯 싶다. 있다면 비텍정도..? 과연 이 팀이 포칼 마이스터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그것이 가장 궁금한 점이 아닌가 싶다.





VFB 슈투트가르트



Schafer - Osorio, Meira, Delpierre, Magnin (Boka) - Pardo - Hilbert, Hitzlsperger - Basturk - Cacau, Gomez



최우수 선수 : Cacau (FW), Thomas Hitzlsperger (MF)



솔직히 06/07시즌이 시작하기 전 슈투트가르트의 우승을 예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마가트감독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간 이후 부임했던 세계적인 명장 지오반니 트라파토니는 슈투트가르트를 혼란속에 빠뜨린 채 경질당했고, 더군다나 다음 감독에는 당시 듣보잡의 명성을 지니고 있었던 아어민 페였던 것. 비록 페가 05/06시즌을 잘 정리해서 마쳤다고는 하지만, 감독으로 보나 스쿼드로 보나 뭘로 보나 슈투트가르트가 우승후보팀들과 어깨를 견줄 정도가 되지 않았었던 것은 너무나도 명백한 사실이었다.

하지만 슈투트가르트는 상식을 뒤집고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내었다. (비뢰도의 비류연이 자주 행하는 행위이지요.) 초반에 예상대로 삐걱대던 슈바벤은 후반에 가면 갈수록 엄청나게 강력해졌다. 어느샌가 우승 레이스에 동참하였던 슈투트가르트는 차례차례 3점씩 쌓아갔고, 바이에른까지 격파하면서 우승에 가까워지게 이른다. 반면 경쟁상대였던 베르더 브레멘은 프랑크푸르트에게, 샬케는 도르트문트에게 패하면서 가지고 있던 기회를 뺏기고 말며, 결국에는 슈투트가르트에게 우승을 내주게 된다.

이런 사실로 인하여 올 시즌의 슈투트가르트 역시 우승까지는 못하더라도 잘 나갈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 역시 대부분이었다. 베스트 전력을 고스란히 유지하면서 이적시장에서 키프리안 마리카와 에웨르톤, 일디라이 바스튀르크등을 데려오는 성과를 보이기까지 했기에 그러한 예상은 어찌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상식처럼 보였다. 그러나 슈투트가르트는 또 한번 사람들의 상식을 뒤집고 새로운 상식을 만들어 낸 것으로 여겨진다.

전문적으로(?) 소포모어 징크스라 불리우는 2년차 징크스일까, 지난시즌에 우승의 주축이 되었던 파벨 파르도, 히카르도 오소리오, 로베르토 힐베르트, 사미 케디라, 세르다르 타스치등은 하나같이 올 시즌 부진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특히나 타스치는 델피에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발출장했는데, 메이라와 맞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며 초반 승점쌓기에 실패한 원흉(?)으로 꼽을 수 있기도 하다. 또 큰 기대를 받으면서 고트리프 다임러 슈타디온에 안착했던 마리카와 에웨르톤, 바스튀르크, 샤퍼가 또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보였다. 게다가 전체적으로 페감독의 용병술과 전략도 타 감독들한테 읽힌듯한 느낌마저도 든다.

그래도 현재의 슈투트가르트는 다시 제 자리를 찾아가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며, 그 성과도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17경기 8승 1무 8패 승점 25점. 지난시즌 팀이 보여준 저력이라면 유에파컵존은 물론 어쩌면 챔피언스리그존 까지도 넘볼만한 아직의 상황이니 그렇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을 듯 하다. 부진하는 선수들이 그 부진을 털어준다면야 이 팀에게 불가능 한 것은 없어보이니 이것 또한 기대할 만 하다. 물론 모든 선수들이 부진을 한꺼번에 극복하는게 비상식적인 일이긴 하지만, 이 팀은 요즘 계속 상식을 뒤집는 행위들을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3편에서 계속..





Written by 방랑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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