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오늘같은 경기라면 앵그리독님께서 전술적으로 잘 분석하신 글을 쓰지 않을까 싶네요..ㅎㅎ
일단, 제가 한번 경기를 본 느낌을 써보겠습니다. 제가 평소에 유베의 경기는 별로 안 보는 편이라, 선수 개개인의 특성은 잘 모르는데... 제가 볼 때엔 유베는 수비라인을 깊게 내리고 피를로에 의존하는 전술을 펼쳤습니다.
수비라인을 내림으로써 역습위기를 줄이려고 했던게 유베의 의도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유베의 수비라인과 공격라인 간의 간격은 극도로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유베의 수비라인은 극도로 내려가 있는데, 유베의 투톱라인은 바이언의 후방을 노리기 위해 바이언의 수비라인과 같은 라인에 위치해 있게 되었죠. 때문에 이 경기에서 정말 중요했던 선수가 바로 피를로였습니다. 피를로의 정확한 롱패스를 통해서 공격라인과 수비라인 간의 넓은 간격을 메우려고 했던 것이죠.
하지만, 오늘 만주키치의 넓은 활동량은 그런 유베의 전술적 기조자체를 무너뜨렸습니다. 만주키치가 넓게 움직여주며 수비라인에서의 빌드업을 파괴하고, 피를로가 볼을 잡을 때에 굉장히 괴롭혀줬습니다. 물론, 만주키치 외에 로벤과 리베리도 상당한 전방압박을 보여주었죠.
이렇게 피를로가 막힘으로써, 유베의 공격전개는 심각한 동맥경화에 시달리게 됩니다. 후방에서 볼을 잡아도 전방압박으로 인해 수비수들의 빌드업에 문제가 생기고... 공격진과 수비진 간에 간격이 너무 벌어져 있어서 전방으로 볼배급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크로스의 빠른 부상도 경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가 경기를 늦게 지켜본지라(네이버가 중계방송을 늦게 시작하는 바람에..) 크로스 부상 이전의 경기는 별로 보진 못했습니다. 하지만, 오늘 로벤이 조기에 투입이 되었고 측면에서 다이내믹한 공격을 전개하면서.. 양쪽 측면에서의 수비부담이 가중되었죠. 로벤이 오늘 골은 넣지 못했지만, 이전 아스날전과는 달리, 자기 몫은 충분히 해냈다고 봅니다. 로벤이 전반전에 비해 후반전에 번뜩이는 모습을 보기가 어려웠던 것도 로벤을 막기 위해 키엘리니나 마르키시오가 좌측면 수비에 더 신경을 썼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특히나 오늘 경기에서 리베리의 활약은 수준급이었습니다. 수비수 한두명이 붙어도 손쉽게 돌파해내면서 유베의 측면 수비부담을 가중시켰습니다. 앞서 말한 로벤의 활약까지 더해서... 유베는 비달과 마르키시오가 각자 측면수비 부담이 가중되게 되었죠. 동시에 유베의 투톱 모두 전방에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중원에서 공간이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양쪽 측면에 로벤과 리베리란 선수가 있음으로써, 동시에 중원을 장악하게 된 역설이 발생하게 된 것이죠.
동시에 오늘 경기에서 뮐러의 활약을 지적해야겠습니다. 사실, 지난 시즌에 뮐러가 중앙에 뛸 때에 그리 인상깊진 못했습니다. 크로스와는 달리, 뮐러는 모험적인 플레이를 하는 편이고.. 그 때문에 볼터치미스나 패스미스로 턴오버가 되는 경우가 많았죠. 하지만, 오늘 경기에서의 뮐러는 최고수준이었습니다. 상대의 거친 몸싸움시도를 역으로 이용하여 상대수비를 벗기고 전방으로 좋은 패스를 주기도 했죠. 오늘 유베가 다소 거친 경기를 했는데, 뮐러는 그런 거친 몸싸움도 쉽게 이겨내며 크랙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크로스가 몸싸움이 강하다고 할 수는 없는데... 그에 비해서 뮐러는 굉장히 몸싸움에 강한 선수였죠. 부상당한 크로스에겐 미안하지만... 유베를 상대하기엔 크로스보단 뮐러가 더 좋은 선수가 아닌가 싶습니다(그래도 크로스는 너무나 중요한 선수이죠.. 큰 부상이 아니길 빕니다.).
결국 바이언이 두번째 골을 넣게 되고... 그 이후에 콘테감독은 투톱을 전원 교체시킵니다. 마트리와 콸리아렐라를 빼고 지오빈코와 부치니치를 투입했죠. 결과적으로 두 선수의 투입이 효과를 발휘하긴 했습니다. 전방에 박혀있는 마트리나 콸리아렐라와는 달리, 지오빈코와 부치니치는 후방으로도 내려오며 볼을 키핑해주었고 덕분에 유베의 동맥경화도 다소 풀리게 되었습니다. 특히 지오빈코는 반 부이텐의 약점을 잘 공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죠. 하지만, 그런 변화도 경기를 뒤집진 못했고.. 결국 바이언이 2:0으로 완승을 거두게 됩니다.
과연 2차전에선 유베가 어떤 전술을 들고올지 궁금해집니다. 1차전에 이미 강한 전방압박에 의해 피를로가 호되게 당하였기에 아무래도 수비라인을 올리거나 포백으로 전환하고... 투톱구성도 변화를 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경기에선 전술적으로 바이언이 압도하였다고 볼 수 있는데... 전술적으로 능구렁이같은 세리에팀이니만큼 2차전에 어떻게 나올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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