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기자회견에서 홍명보가 사퇴를 밝혔고, 이어서 허정무도 사퇴를 표명했습니다.
이게 참 모양새가 웃기게 된 게 유임이 결정된 다음에 부동산 구입 논란이 크게 번졌고, 어제는 패배 다음날 현지여성 불러서 술자리 벌였던 영상이 공개됐죠. 거기에 이용의 경솔한 인터뷰도 시끌시끌했고요. 어떻게든 끌어안고 가보려다가 여론이 너무 나빠지기 전에 적당히 마무리지어야지...라는 것처럼 보여서 참 그렇네요. 그리고 정말 짜증났던 건 인터뷰 내용인데요.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soccer&ctg=news&mod=read&office_id=109&article_id=0002825485
OSEN에서 올린 인터뷰입니다. 중간중간 열뻗치는 문장 몇 개만 요약해보면
1. 뒷풀이는 사퇴의 생각을 해서 마지막이라 생각했고 어린 선수들의 패배에 대한 슬픔을 위로해주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신중하지 못했다.
2. 일본의 지인이 '한국은 감독이 남아 유산이 남을 수 있다'며 부러워했다. 선수들에게 이번 월드컵이 자산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3. K리그 최고의 선수들은 유럽에서 B급. 떨어지는 선수들로 구성하는 게 고민이었다. 유럽파와 K리그 선수들의 격차를 좁히는 것이 중요하다.
4. 선수 선발은 검증을 철저히 했다.
5. 알제리전 비디오를 수십번 봤다. 대응에 실패한 것은 사실이지만 비디오 분석 문제는 아니다.
6. 선수들 체력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경기체력이라는 게 부족했다.
우선 슬픔에 대한 위로를 여자 불러다가 춤추면서 술판 벌이는 방식으로 한다는 시각에서 놀랍고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그래서 정성룡이 귀국하면서 퐈이어~ 했나봅니다. 게다가 표현상의 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라는 말도 되게 거슬리네요.
그 다음에 유산 운운하는데 이번 월드컵도 겨우 올라갔는데 다음 월드컵은 저절로 올라가진답니까? 월드컵이란 무대가 얼마나 밟기 어려운지 망각하고 감독부터 저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니 선수들의 의식상태가 그 모양이죠. K리그 B급 발언은 기도 안 차고 선수 실력 탓은 할 말이 없네요 그냥. 이런 마인드로 접근하는데 퍽이나 철저한 검증으로 선발이 이뤄졌겠네요.
알제리전 비디오를 수십번 봤다는 사람이 일개 축구팬들조차 지적하는 제공권 문제를 놓쳐서 전반 내내 공격 한 번 제대로 못해본 게 우스울 뿐이고(알제리가 벨기에전의 주전을 5명이나 바꿨다지만 3선의 벤탈렙과 메자니, 센터백 부게라와 할리시, 골키퍼 음볼리는 그대로 나왔습니다) 선수들 체력에는 문제가 없는데 경기체력이라는 것이 부족했다는 건 말인지 막걸리인지 모르겠네요. 경기 제대로 뛰지도 않고 실전감각이고 뭐고 없는 선수들이 컨디션이 멀쩡할 거라 생각했던 건지.
혹시나 했지만 유임이 아니라 사퇴로 끝난 게 천만다행이라 봅니다. 아무리 밑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게 좋다지만 이대로 갔다간 밑바닥이 어딘지도 모르게 추락했겠어요. 축협에서 차기 감독으로 누굴 뽑아올지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결자해지라고 축협에서 잘못해서 벌어진 사단 축협에서 제대로 마무리 지어야죠. 아마 김호곤 적당히 불러와서 땜질하거나 최강희처럼 K리그 감독 또 윽박질러서 데려오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만.
추가
황보관도 사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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