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정호 선수가 이번에 장쑤로 향했는데, 그것에 대한 몇가지 이유들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첫번째는 감독 교체입니다. 지난 시즌까지 팀을 이끌었던 바인지를 감독이 샬케로 떠나고, 다름슈타트를 이끌었던 디르크 슈스터 감독이 새롭게 부임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미 아시겠지만, 바인지를 감독은 전술상 볼점유를 매우 중시합니다. 그래서 볼을 다루는 기술이나 전개 능력이 좋았던 홍정호가 여러 차례 선발로 나올 수 있었죠. 바이어의 노쇠화로 인한 후방에서의 빌드업 어려움을 바인지를 감독은 홍정호로 극복하려고 했습니다. 이 부분이 바로 홍정호가 센터백치고 큰 실수를 저지르는 경우가 눈에 띔에도 불구하고, 중용받을 수 있었던 배경이죠.(굉장히 기복이 심했습니다, 잘 할 때는 공중볼 다 따내다가, 못 할 때는 이상한 실수를 저질러 실점의 원흉이 되는 케이스) 그러나 신임 슈스터 감독은 수비 상황에서의 안정감과 단단함을 최우선시로 합니다. 그래서 홍정호 입장에서는 입지의 불안감을 느낄 수 있었겠죠.
두번째 이유는 계속되는 센터백의 영입일 것입니다. 아욱국은 지난 겨울 이적 시장에서 AZ알크마르의 주장 하울레우를 영입했고, 이 친구는 수비 모든 포지션을 뛸 수 있는 선수입니다.(주포지션은 센터백) 그리고 여름 이적 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샬케로부터 센터백 마빈 프리드리히를 영입했구요. 현재 이로써 아욱국에선 센터백으로 뛸 수 있는 선수만 6명입니다.(클라반, 칼센-브라커, 얀커, 홍정호, 마빈 프리드리히, 하울레우) 현재 클라반의 이적설이 계속 나오고 있는 시점이긴 하지만, 클럽에서는 절대 판매 불가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니 확고한 주전인 클라반을 제외하면, 5명이 한 자리를 두고 싸우는 셈이 됩니다.
세번째 이유는 아욱국이 재계약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홍정호의 경우 2017년 여름 계약이 만료되는데, 아욱국에서는 재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어떤 얘기가 있었을지 몰라도, 외부로는 전혀 소식을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클라반이나 보바디야, 에스바인에 관한 이야기는 언론을 통해서 꾸준히 접했어도, 홍정호에 관한 이야기는 찾아볼 수가 없었던 터라 이상하게 여기던 참이었습니다. 따라서 홍정호의 입장에서는 이 팀이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을 수도 있습니다.
네번째 이유는 연봉과 이적료입니다. 홍정호가 제주에서 아욱국으로 넘어올 때 발생한 이적료가 대략 20억원~25억원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시점에서 장쑤가 아욱국에게 제의한 이적료는 최초 이적료의 2배에 달하는 50억원입니다. 아욱국으로서는 거절할 이유가 전혀 없는 딜이었습니다. 거기에 홍정호가 아욱국에서 현재 받고 있는 연봉은 5억원~10억원 정도라고 추정되는데, 장쑤에서 받을 연봉은 20억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또한 중국 슈퍼리그에서는 각종 승리수당, 출전수당 등이 연말에 정산해보면 연봉보다 높은 경우도 잦다고하니, 홍정호 개인으로서도 땡큐였습니다.
다섯번째 이유는 독일어입니다. 홍정호가 지난 시즌 베르더 브레멘전에서 85분에 필드에 들어와, 들어오자마자 역전골을 넣어 아욱국이 2대1로 승리한 경기를 여러분 모두 기억하실 겁니다. 당일 "아우그스부르거 알게마이네"지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결승골을 넣은 선수가 기자들과 인터뷰를 해야하는데, 홍정호는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왜냐면 홍정호는 독일어도 영어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홍정호는 그 날 한국에서 온 여기자와만 인터뷰를 진행했고, 그 후 퇴근했다고 합니다. 팀동료 구자철은 독일어를 매우 잘 구사했던 반면, 홍정호는 아직도 독일어로 대화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장쑤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감독은 최용수이기 때문에, 언어적인 문제가 덜할 수 있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됐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한 중국이니 심적으로도 한국과 가깝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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