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충청시티즌 논란에 대한 퍼플크루의 입장

BeCursed2007.02.13 17:03조회 수 801댓글 2

    • 글자 크기
지난주 대전시티즌의 재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오영세 시의원의 제안이 있었다. 대전만을 위한 구단이 아닌 충남 충북을 모두 통합하여 충청시티즌으로 재탄생시키자는 의견이 그것이다. 만성적인 재정 적자를 3개 시도와 기업체의 후원으로 타파해보겠다는 것이 주 골자지만, 반발이 드세어 기사 자체가 삭제될 정도로 파장이 컸다. 얼핏 보기에 적자구조 개선을 위해 방안을 짜낸 나름 충정어린 호소가 왜 호응을 받지 못했을까?


대전은 교통의 요지라는 특성상 유동인구도 많고 무엇보다 토박이가 적은 모습을 보인다. 충남, 충북의 경우, 향토심 있는 토박이들은 많은 편이지만 평야지대의 충남과, 산이 많은 충북은 상당히 별개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것도 문제다. 흔히 대전충남권이라 언급되는 충남도 대전과는 별개의 지역의식이 존재하고, 충북은 더할 나위 없이 지역민의 정서에 대전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런 와중에 대전시티즌을 충청시티즌으로 이름만 바꾸는 식의 눈 가리고 아웅의 행정을 하게 된다면, 충남 충북의 지역민들을 무시하는 처사가 되어 없던 지역감정까지 유발할 수 있는 것이다. 충남과 충북 지역민들에게도 자신들의 이름을 걸고 싸울 축구팀을 창단할 권리가 있지 않는가. 대천은 대천의 이름으로, 서산은 서산의 이름으로, 청양은 청양의 이름으로, 충주는 충주의 이름으로. 더군다나, 충청시티즌으로의 개명시 발생하는 어마 어마한 추가비용으로인해 한동안 팀을 위한 투자자금 부족으로 경기력이 떨어지게 되면 충청도민들에게 실망만 안겨주는 것은 물론이요. K-리그에 대한 인식의 저하와 대전시티즌의 존폐의 위기를 불러일으키라는 것은 지나친 우려가 아닐 것이다.


내셔널 리그라고는 하지만 이미 서산에 팀이 존재하고 있고, 청주, 천안 등지에서 구
단 창단의 움직임을 보인지 한참 되었다. 행정적인 이유와 재정적인 문제로 확실한 청사진이 아직 나오고 있진 않지만 장기적으로 언젠간 창단이 될 수 있는 지역이라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대전시티즌을 충청시티즌이라고 포괄해서 덮어버린다면 창단 준비중인 청주, 천안 등은 물론이요 서산까지 존립 이유를 흔들리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지역에 복수의 팀이 있다는 것은 결코 부정적이지 않다. 세계 각지에 더비라고
불리는 동지역, 혹은 인근지역간의 라이벌 팀이 존재하고 있으며 연고지역에서의 주도권을 놓고 자존심 싸움을 벌인다는 의미에서 관중 동원 면에서 더 탁월한 효과를 불러 일으킨다. 또한, 세대가 거듭날수록 그러한 과정을 거쳐 지역민의 애착심이 고조될 뿐만 아니라, 그 지역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고향에 대하여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대상이 될 수 있다.


세계 최고의 더비라고 불리는 엘 수페르 클라시코의 사례를 보자. 보카 후니오르스와 리베르 플라테는 둘다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존재하고 있는 구단이다. 그렇지만 항만쪽에 위치한 보카와 중심지쪽에 가까운 리베르는 선수의 성향과, 팬의 계층에서 큰 차이를 보이며 유독 열기를 더 불러 일으키는게 사실이다. 또한 이 두 팀간의 대결은 리그 성적과 무관하게 치열하며, 지난 시즌 최강자로 군림하던 보카를 상대로 다소 부진하던 리베르가 더비경기에서 잡으며 결국 우승을 놓치게 만든 것만 봐도 알 수가 있다. 그들의 경기는 최근의 분위기, 리그 성적, 우승 트로피의 숫자와 무관하게 팬들에게는 최고의 무대이자 반드시 봐야할 경기로 여겨지고 있다.


오영세 의원이 직접 보고 왔다는 바르셀로나에도 그런 모습을 찾을 수 있다. 바르셀로나가 위치한 까딸루냐 지역은 전통적으로 바르셀로나와 에스파뇰의 두 더비팀이 존재해왔다. 물론 바르셀로나의 최대의 적수는 엘 클라시코라고 불리는 레알 마드리드겠지만, 그 못지 않게 팬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게 에스파뇰과의 경기이다. 최근 까딸루냐 더비경기에서도 볼수 있듯이, 세계 최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는 바르셀로나도 더비라이벌 에스파뇰에게 질 수도 있고, 그 원동력은 지역 라이벌과의 경기는 반드시 이기고 싶어하는 팬들과 선수들의 정신적 무장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이런 사례는 한두곳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고 싶은 것은 연고지를 확대하는 것보다 새로운 지역 라이벌의 등장이 팬들에게 더 어필이 되고 관중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K리그에서 최초의 지역더비가 탄생될 수도 있는 가능성조차 없애게 만드는 연고지 확대는 부정적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K리그의 초창기에 전국적으로 축구 정착을 위해서 광역연고제도를 운영한 적이 있었다. 그 당시 각 팀들은 홈경기를 수시로 옮겨가면서 경기를 치뤘었다. 그로 인해 남은 것이 무엇인가? 팬들조차 축구경기를 보는 것은 좋지만 자신의 팀 정체성도 확고히 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심했다고 전해진다.


이제는 반문을 하고 싶다. 연고확대를 통해서 거둘 수 있는 실익이 무엇일지 말이다. 단적으로 말해 충청권의 기업 후원을 받고자 하는것 외에 팬 확보면에서 긍정적인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봐도 무관할 것이다. 처음 기사가 나왔을때 대전 팬들의 반발이 얼마나 강했던가?


올해로 대전시티즌은 창단 10주년이 된다. 축구팬들의 의식수준이 밑바닥에서부터 팀과 함께 성장하였다고 해도 이제 10살이 되었다는 얘기다. 10살 즈음이 된 아이에게 대의를 위해서 이웃집에 가서 그 집의 자식이 되라고, 성을 바꾸라고 한다면 그 아이가 곧이 곧대로 받아들일 수 있겠는가.


대전시티즌은 이제 시민구단으로 전환되어 시민주를 발행한 팀이 되었다. 주주들의 의사를 반영치 않고 독단적으로 행하는 행정은 법적으로 효력을 발생하는데도 문제가 생긴다. 최소한 우선적으로 주주들의 의사를 물어보고서 계획을 추진을 하든 포기를 하든 해야한다는 것이다.


좋은 흥행카드를 비롯한 마케팅만으로도 관중을 모으는데 부족함이 없다. 기업 스폰서의 경우에도 홍보효과가 충분하다면 자연적으로 스폰서에 대한 욕심을 낼수 있지 않겠는가. 전남 같은 경우엔 소규모지역을 대상으로 할지라도 조기축구회와의 활발한 접촉과 더불어 유소년 축구팀을 육성하여 그로인해 팬층을 넓혀나가는 마케팅으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대전의 경우에도 이제 유소년 축구팀을 창설하였기 때문에 그것으로 홍보효과를 넓혀나갈 수가 있다. 단적으로 말해서 지금 대전의 홍보, 마케팅은 굉장히 미약하고 행정당국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인하여 육교를 이용한 홍보마저 철수시키는 등 되려 역행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가 아닐까.


이러한 촌극을 보면서 시의원, 행정가들이 대전시티즌에 가지는 지배의식과 독단적인 태도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손에 흙을 묻히건 잉크를 묻히건, 대전시민이라는 이름으로 대전시티즌의 주식을 십시일반 청약한 시민주주들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과 배려가 없는 오영세의원의 이번 발언은 그간의 태도로 볼때 단막극으로 그칠 일이 아니라는 우려가 있다. 대전시티즌이 대전시민들의 정서에 가져다 주는 자긍심과 상징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무형의 가치라하여 일반시민들의 소중한 부분들을 무시한다면, 대전이라는 지역의 문화와 역사에 어떤 의미와 가치를 부여할 수 있겠는가.


바르셀로나도, 바르셀로나라는 하나의 브랜드를 통하여 단순히 축구 클럽과 팬과의 관계를 넘어 쏘시오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자금과 방송 교섭권을 이용한 수입 등으로 다른 스포츠 분야나 여러가지 문화생활에 다시 환원을 하여 지역 주민들의 생활수준 향상의 기반이 되고있다. 충청시티즌이라는 허울에 얼메이기 보다는 재투자와 환원을 통한 자금 사이클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더 급선무라 생각한다.


축구팀이라는 것은 단순한 기업체처럼 손익구조를 따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지역민과 유대하고 레져 생활의 중심이 될 수 있는 무형적 가치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축구팀이다. 이미 축구특별시라는 자랑스러운 별명을 가지고 있는 대전이 아닌가.


대전시티즌을 상징하는 엠블렘에는 백제시대의 금동향로가 새겨져 있다. 이렇듯, 1400여년 전엔 특별히 문화라 할 것도 없던 생활의 일부분들도 천년의 역사와 함께 이 지역의 자랑스런 문화유산으로 남게 되었다. 대전시티즌이란 대전의 그런 것이다. 우리가 대전 시민이 이 이름을 오래 지켜내면 지켜낼수록 그것의 값어치는 문화가 되어 우리의 아이들에게 대물림 하는 유산이 된다. 충청시티즌으로 이름을 바꾸면 그 뒤로 대전시티즌은 없어지는 것이다. 바뀌는 것이 아니라 사라지는 것이다. 그리고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청주FC의 서산시티즌의 싹을 잘라버리고, 충청지역에 지역민들이 앞으로 누려야할 축구문화 혜택의 생장점이 잘려나가게 된다. 대전사람은 충남 사람은 충북 사람은 모두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


이제 대전시티즌을 대표하는 써포터스로서 퍼플크루는 단호히 말한다.
대전시티즌은 구단의 것도 시의 것도 아니며 물론 경기장에 몇번와보지도 않은 시의원의 것도 아니다. 대전시민주를 가지고 있는 수많은 주주들의 것이며 열광적으로 성원을 보내고 있는 전국의 대전 팬들의 것이고 힘들때마다 서명운동과 아낌없는 후원으로 구단을 회생시킨 대전시민의 것이다.


단순히 책상위에서 생각해 본 일가지고 수많은 축구팬들을 흔들지 마라.우리나라의 축구팬들은 이미 여러번의 연고이전과 파행적인 행정들로 깊은 상처를 안고 있다. 지역연고라는 개념을 바르셀로나까지 갖다왔다는 사람이 이리 쉽게 무시할수는 없다. 우리가 낸 세금으로 그런 어이없는 여행을 하고와서 떠들어댄다는게 한심스럽기 까지 하다.


우리는 충청도에 몇개의 팀이 만들어지는것을 바라고 있다.이미 존재하는 서산과의 경기,청주, 천안을 비롯한 다른 도시들의 팀들과의 경기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는 단호하다.
대전시티즌이라는 이름과 우리의 팀을 지키기 위해서는 어떤일이든 할것이다. 당신들이 우리의 세금으로 여행다닐때 우리는 추운겨울 길거리에서 서명운동을하고, 시민주 홍보를 위해 하루종일 뛰었으며 전혀지원이되지않는 환경속에서 전국을 돌면서 원정응원을하고, 퍼플아레나에서 목이 찢어져라 대전시티즌을 외친다.


앞으로의 이런 개념없는 일의 방지를 위해 오영세의원의 사과와 시행정의 참신함을 요구한다.


당신이 무심코 던진말에 얼마나 많은 축구팬들이 고민하고 가슴아파하고 있는지 알아야한다.



"축구특별시민의 이름으로 대전시티즌을 외친다."

                                          대전시티즌 서포터즈 퍼플크루



요새 좀 바빠서 못왔습니다 ㅡ.ㅡ
여튼 문제된다면 삭제하거나 자게로 옮겨주세요
    • 글자 크기
질문있어요. (by B.Schweinsteiger) 어제 데미첼리스랑 카리미 (by 뮌헨좋다.ㅋ)

댓글 달기

댓글 2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2128 음.........빌레펠트 전.........4 카이저 2007.02.12 806
42127 보아텡선수..형제...4 나치오날만샤프트 2007.02.12 753
42126 하그리의 거취는?16 파페포 2007.02.12 754
42125 21R 키커지 평점7 GANZIKLOSE 2007.02.12 1033
42124 독일국대와 분데스리가 팀들을 비교해볼때..3 마르쿠스 2007.02.12 814
42123 독일도 경기장 난동??5 로젠베리 2007.02.12 715
42122 분데스리가 21R 각 팀별 평균 평점 및 Best&Worst4 GANZIKLOSE 2007.02.12 764
42121 좋은 소식들이 많군요~6 P.LAHM 2007.02.13 756
42120 2.분데스리가 21R 종합 및 순위(2/12)2 Hilde 2007.02.13 737
42119 질문있어요.6 B.Schweinsteiger 2007.02.13 826
충청시티즌 논란에 대한 퍼플크루의 입장2 BeCursed 2007.02.13 801
42117 어제 데미첼리스랑 카리미8 뮌헨좋다.ㅋ 2007.02.13 743
42116 서울유나이티드FC가 2007 K3리그에 참가합니다.5 Hilde 2007.02.13 758
42115 오늘의 잡다한 이야기...8 Jürgen Klopp 2007.02.13 774
42114 레알 마드리드의 카를로스 복귀...........12 카이저 2007.02.13 769
42113 ★카이저의 단신 14...........3 카이저 2007.02.13 764
42112 적절하다. 꼭 성공하시길.1 발락돌아와줘 ㅠㅠ 2007.02.14 788
42111 바이에른 불즈컵 우승 소식8 세바스찬 다이슬러 2007.02.14 831
42110 레기오날리가 현상황3 Hilde 2007.02.14 858
42109 02/12 (월) ~ 02/18 (일) TV 축구중계일정4 순수소년 2007.02.11 891
첨부 (0)

copyright(c) BUNDESMANIA.com ALL Rights Reserved.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