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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V의 첫 강등에 부치는 글

메롱나라2018.05.13 02:35조회 수 2512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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묀헨글라트바흐와의 시즌 최종전을 2:1 승리로 마무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볼프스부르크가 쾰른을 4:1로 꺾으면서 마침내 함부르크가 분데스리가 출범 55시즌만에 처음으로 2부 리그로 강등당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의 준비야 이미 수 년 전부터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다지 충격적이지는 않은데, 강등당해 마땅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 시즌에는 티츠 부임 후 막판에 확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기대가 커져서 그런지 아쉽긴 하네요.

여하튼 이미 벌어진 일이야 어쩔 수 없는 거고... 강등당한 김에 뻘소리 좀 할게요.



<강등의 원흉>

선수단에서는 단연 바비 우드죠. 오늘 경기에서도 퇴장이나 당했고, 주전 스트라이커라는 녀석이 시즌 24경기 출장해서 단 2골(그 중 1골은 페널티킥 골)에 그쳤죠.

물론 이런 우드의 자리를 위협할 만한 경쟁자조차 마땅치 않았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면 문제였을 테지만, 그게 우드에게 면죄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또 무능한 감독들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죠. 바로 마르쿠스 기스돌과 베른트 홀러바흐인데요, 특히 홀러바흐는 소방수로 투입되어서 7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으며, 골 가뭄 상황을 반전시킬 그 어떠한 전술적 대안도 보여주지 못했죠. 만일 15경기가 남아 있던 그 때 홀러바흐가 아닌 티츠를 곧바로 선임했더라면, 적어도 홀러바흐를 1-2주만 더 일찍 경질했더라면, 함부르크는 강등당하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가장 높은 자리에 있었던 자들 역시 막중한 책임이 있습니다. 헤리베어트 부르흐하겐 전 운영이사회장과 옌스 토트 전 단장 말입니다. 전거한 우드에게 무려 3m의 연봉을 주면서까지 조기 재계약을 맺으면서 경쟁자였던 라소가를 임대보낸 것도 그들이고, 지난 시즌 뷔르츠부르크 감독으로서 후반기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강등당한 홀러바흐를 소방수로 선택한 것도 그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수많은 잘못된 선택을 했고, 또한 퀴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고자 했으나 퀴네의 지원 없이 팀을 꾸려갈 만한 비전과 추진력은 보여주지 못했죠.



<불안한 미래>

함부르크는 잘 알려졌다시피 천문학적인 부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미우나 고우나 돈을 지원해주던 퀴네조차 없죠. 2부 리그로 강등을 당했으니 앞으로 수입도 크게 줄어들 텐데 과연 이런 재정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암담합니다.


특히 더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것은 함부르크는 앞으로 재앙 수준의 선수 유출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함께 강등당하는 쾰른을 보면 호른과 헥토어가 잔류를 선언하는 등 주전 선수 여럿이 팀과 운명을 같이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만, 함부르크는 상황이 다릅니다. 쾰른의 최고 연봉자가 2.5m을 받는 헥토어인 데 비해 함부르크에는 2.5m 이상의 연봉을 받는 선수만 여섯 명이나 되죠. 더욱이 크리스티안 티츠 감독 부임 후 에이스로 떠오른 홀트비는 4m에 달하는 연봉을 받고 있는 걸로 추정되고요. 2부 리그에서도 이런 고연봉의 선수단을 유지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요? 불가피하게 그 중 많은 수는 팀을 떠나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만큼 선수단 수준은 질적으로 지금에 비해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하는 작은 희망>

그러나 함부르크에게는 크리스티안 티츠가 있습니다. 비록 부임이 너무 늦었기에 강등을 막지는 못했지만, 티츠는 8경기에서 4승 1무 3패의 성적을 거두며 함부르크를 뒤바꾸어 놓았습니다. 지난 2009-10 시즌 이후 그 어떤 팀보다도 많은 감독들이 함부르크를 거쳐갔지만, 제 기억에 그 중 누구도 티츠만큼 희망을 심어준 감독은 없었습니다. 티츠는 지난 8경기에서 자기 색을 유감없이 보여준 탁월한 전략가이고, 짧은 기간 선수들의 신뢰를 얻어낸 덕장입니다.

나아가 티츠는 이토, 슈타인만 등 어린 유망주들을 과감하게 기용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선수 유출이 불가피한 현 상황에서 유망주 중심으로 팀을 리빌딩하기에 이보다 더 어울리는 감독은 없겠죠. 티츠가 팀에 남겠다고 이미 약속하였기에 함부르크의 다음 시즌 전망은 어둡지 않습니다.


그리고 경기 종료 후 이번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되는 주장 사카이 고토쿠는 곧바로 인터뷰에서 자신은 다음 시즌에도 함부르크에 남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리고 티츠 감독과 잠시 갈등을 겪기도 했던 파파도풀로스 역시 경기 직후의 인터뷰에서 2부 리그에서 함부르크를 위해 뛰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죠. 물론 이 선수들이 팀에 남으려면 상당한 수준의 연봉 삭감을 감수해야 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축 선수들이 남아 준다면 함부르크는 희망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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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달기

댓글 10
  • 쾰른은 어느 정도 전력을 유지한 상태에서 새 감독이 들어오고, 함부르크는 팀을 잘 아는 감독이 싹 갈아엎어야 하는 상황이네요.
  • 2018.5.13 07:10 댓글추천 0비추천 0
    선수들도 구단 역사상 첫 강등되는 시즌의 일원이 된다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텐데 결국은 이렇게 됐네요.. 의외로 괜찮은 스쿼드, 매력적인 도시와 경기장 그리고 유니폼까지... 끌리는 부분이 많아 바바레즈 시절부터 봐온 팀인데 꼭 부뢀했으면 좋겠습니다.
  • 보드진 20 기스돌 홀러바흐 50 바비우드 25 세레머니부상 뮐러 5 이렇게 정리되나요;;
    리빌딩만 잘 되면 충분히 올라올수 있습니다 ㅜ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길! 힘내세요!!
  • 강등 당했다는 사실도 절망적이지만 미래가 불투명한 게 더 걱정입니다
    그저 다시는 돌아오지 못 할 길로 빠져버린게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 뮐러콥터만 안했어도...
    바로 올라오길 기원합니다 ㅠ
  • 어서 올라오길.
  • 클럽 레코드....코르도바.....0골...
  • 탕타당당님께
    메롱나라글쓴이
    2018.5.13 22:35 댓글추천 0비추천 0
    아.. 역시 이유 없는 강등은 없습니다ㅜㅠ
  • 티츠 감독이 정말 아쉬운게 어떻게든 팀을 최대한 추스렸고 결국 마지막에 강등권 탈출에 비빌만한 정도까지 올라왔는데 말이죠.....
    정말 티츠를 너무 늦게 선임한게 아쉽습니다.
  • 조속한 시일 내에 다시 돌아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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