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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국의 경기력이 답답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 몇 가지.

포동이2012.06.10 16:00조회 수 3472추천 수 2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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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체력 관리


주축 선수들이 소속팀에서 무리한 일정을 소화했던 만큼 체력 안배가 중요했었죠.

그리고 3~4일 간격으로 빡빡하게 진행되는 토너먼트 특성상 높은 곳을 목표로 하는 팀이라면 체력 관리가 필요합니다.

뢰브 감독은 이를 전방 압박의 강도를 낮추고 스위칭 빈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한 것 같네요.

이에 따라 볼이 대체로 후방에서 탈취되는 만큼 역슴의 날카로움이 떨어지고 공격시 개인 능력에 의존하게 되는 문제점이 발생했죠.


2. 수비적인 팀들을 공략하기 - 지공 중심


독일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라인을 내리고 역습에 치중하는 상대가 늘어났어요.

이는 독일의 기존 압박 & 역습 전술의 효율성이 다소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하죠. 오히려 역습과정에서 카운터를 맞아 뒷공간을 노출할 가능성은 높아졌고요.

뢰브 감독은 차라리 역습시 템포를 의도적으로 늦추면서 지공에서 승부를 보고자 한 것 같네요. 최소한 지지 않겠다는 토너먼트 강호 다운 사고 방식이죠.

이 경우 라인을 천천히 오르내리기 때문에 체력 관리에도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공격의 다이나믹함이 떨어지는 것은 피할 수가 없는데, 몇몇 창의적인 선수들의 활약이 굉장히 중요해지죠.

이 전술은 기본적으로 높은 수준의 볼 컨트롤이 필요하고 팀에 크랙이 있어야 더욱 효율적이에요.

그런데 독일은 짧은 패스로 점유율을 유지할 기술적인 여건은 되지만 리베리와 같은 크랙이 없었어요.

그래서 지난 경기에서는 고메즈를 향한 크로스가 주를 이루는 답답한 경기 양상으로 흘러갔죠.






3. 전반보다 후반에 승부를 거는 방식


전반에 체력을 비축하고 후반에 한점 승부를 보는 스타일은 전형적인 토너먼트적 발상이죠.

요즘 빅매치 -쳄스나 월드컵 같은- 를 보면 전반전에는 아주 안정적인 노선으로 가다가 후반 어느 시점에 공격적이고 실험적인 승부수를 던지는 것을 쉽게 발견할 수 있어요.

게다가 독일은 벤치에 훌륭한 교체 자원이 많은 만큼 전반전을 동점으로 마무리 한다면 후반에 더욱 위력적일 수 있겠죠..

하지만 지난 경기에서는 승부수를 던질 시점에 고메즈의 골이 들어가버려서 뢰브의 모험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없는 경기가 되고말았어요.



        


4. 죽음의 조


독일은 강호들이 즐비한 죽음의 조에 속했죠. 어쩌면 조별 예선에서 소극적인 전략을 구사하리라는 것은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일이였는지도 모르겠어요.

복싱이나 유도 태권도 같은 투기 종목을 봐도 실력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에는 섣불리 공격을 감행하지 않고 카운터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죠.

독일은 죽음의 조를 통과하기 위해 변수를 통제하고 불운을 줄이는 굉장히 조심스런 운영을 하고 있는 것 같네요.






5. 카드 관리


라인을 빠르게 오르내리며 역동적인 축구를 할 경우에 역습을 허용하기 쉬워져요.

그때 경고를 받을 확률이 많아지게 됩니다. 독일은 번번히 토너먼트 끄트머리에서 주축 선수를 경고 누적으로 잃고 울었었는데 이번에는 카드 관리에도 좀 더 신경을 쓰는 모양이에요.

어제 비록 경고가 두 장 나오긴 했지만 안정적인 운영은 장기적으로 카드 관리에 도움이 되겠죠.






6. 독국의 '철퇴' 고메즈와 포돌스키


이 두 선수는 무서운 한방을 가지고 있지만 잔패스로 볼을 돌려 점유율을 장악하는 축구를 하기에는 조금 걸맞지 않은 선수들이에요.

따라서 독일의 공격은 약간 철퇴스럽게 흘러갈 수 밖에 없었는데 다행히 어제는 적중을 했어요.

하지만 독일이 추구하는 노선은 지공 중심의 정교한 패싱 축구가 될 터이기에 볼의 순환에 좀 더 도움이 되는 기술적인 선수들을 기용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필요해 보이네요.






7. 주장 필립 람의 부진 아닌 부진


그동안 독일의 빌드업은 필립 람 선수가 많은 부분에서 기여해왔어요.

그런데 간밤에는 전반적으로 폼이 떨어진 모양새였죠. 아마도 오랜만에 왼쪽 풀백으로 보직을 변경한 것이 부정적 영향을 끼친 것 같아요.

그리고 독일의 주요 공격 노선이 외질-뮐러가 있는 우측 루트이기 때문에 볼을 터치할 기회도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볼 수 있겠죠.

연계능력이 특출나지 않은 포돌스키의 특성도 마찬가지로 람에게 좋지 못한 여건이 되었던 것 같아요.

어쨌든 지난 경기에서는 주위 선수들과  볼을 주고 받으며 빌드업을 해나가는 특유의 모습을 볼 수 없었네요. 수비적으로도 안정감이 부족했구요.

이게 더욱 문제인 것이 우측에 포진한 뮐러와 외질의 공격도 상당히 단조로워 진다는 점이에요.

보아탱이 수비적으로는 좋은 모습이였지만 행동 반경이 터치라인에 국한되어 있고 연계능력이 람에 비해 부족한 만큼 뮐러나 외질도 든든한 조력자를 잃어버린 느낌이었어요.

제 생각엔는 람을 우측으로 복귀시키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8. 뉴 베켄바우어 훔멜스의 등장


새벽에 우리는 드디어 월드클래스 중앙 수비수를 필드에서 볼 수 있었어요.

뛰어난 위치선정과 몸싸움 능력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모습에다 특유의 빌드업 역량까지 덤으로 볼 수 있었죠.

다만 홈멜스가 볼을 끌고 올라갈 때 주변 선수들이 커버링에 신경을 많이 써야할 것 같아요.

중요한 것은 정확도 높은 새로운 빌드업 방식이 독일에 접목되었다는 거겠죠.






9. 세계적인 윙어 호날두 & 나니의 위협


세계적인 포국의 양 윙어를 저지하는 방법은 측면 수비를 더디게 전진시키는 방법이 최선이 되겠죠.

어제 경기에서 몇 차례 위협적인 순간을 노출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풀백과 중앙 미들 사이의 측면 협력 수비가 잘 되었던 것 같네요.

대신 측면 수비수가 오버랩을 자제하면서 독일의 측면 공격이 약간 무뎌졌어요.




전에 쓴 관전평에 미흡한 점이 많아서 독일의 새로운 스타일에 대해 다시금 정리해 보고 싶었어요.

독국의 전술이 남아공 월드컵 당시에 비해 공격적으로 상당히 답답해진 모습이죠.

이는 역습에서 지공으로 스타일을 탈바꿈하고 있는 전술적 변화와 깊은 관계가 있어요.

물론 독일이 경우에 따라서 얼마든지 전술을 바꿀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춘 팀이지만 쉬운 상대가 없는 유로의 특성상 앞으로도 큰 틀에서 변화는 없을 거라고 예상해요.

따라서 앞으로의 논의는 전술이나 선수에 대한 비난 보다는 이 답답함을 매끄럽게 보완할 수 있는 개선점 찾기에 좀 더 집중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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