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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눈에 보는 분데스리가의 역사

Raute2013.12.27 03:46조회 수 3777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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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분데스리가가 출범하여 올해 50주년을 맞이했고, 13/14시즌 현재 51번째 분데스리가 시즌이 진행중입니다. 이를 기념하여 키커를 비롯한 독일 언론들이 50주년 특집 기사나 자료를 대방출하기도 했었죠. 지금도 키커에선 50 Jahre Bundesliga라는 항목을 제공해서 각 시즌 결산을 볼 수 있게 해놨고, 분데스리가 공식홈페이지는 아예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이제 2013년도 다 끝나가고 해서 나름대로 분데스리가 입문자, 혹은 과거 축구사가 낯선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분데스리가 50년 역사를 정리해볼까 합니다. 분데스리가 출범 이전 페어반트스리가나 가우리가, 오버리가는 생략하고 리가 출범 이후만 다루겠습니다. 사실 이쪽은 기록도 많지 않고 별로 와닿지도 않고요.



1960년대


쾰른이 차지한 최초의 마이스터샬레.


1963/64시즌, 쾰른이 최초의 우승을 차지하면서 분데스리가가 시작됩니다. 60년대는 춘추전국시대였다고 할 수 있는데요, 63/64시즌부터 69/70시즌까지 7시즌 동안 우승팀이 계속 바뀌었습니다. 분데스리가 출범 이전과 이후의 판도도 많이 달라졌는데, 가령 오버리가 노르트에서 16시즌 중 1번을 제외하고 모두 우승을 차지했던 북독일의 패자 함부르크는 5위 안에도 못 들었지만 브레멘과 브라운슈바이히는 2번째와 4번째 마이스터가 되었습니다. 매시즌마다 상위권이 바뀌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드라마틱했던 결과는 67/68시즌 마이스터 뉘른베르크가 다음시즌 충격적인 강등을 당한 일이었죠. 이 68년의 우승은 뉘른베르크의 9번째 우승타이틀이었는데, 분데스리가 출범 이전 최다 우승팀이었던 뉘른베르크는 다시는 이때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게 됩니다.


빼놓을 수 없는 사건으로 1964/65시즌 있었던 헤르타 베를린의 강등이 있습니다. 지금으로선 이상하게 들리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급료 제한이 있었는데, 헤르타 베를린은 냉전으로 인해 선수들이 베를린에서 뛰는 걸 꺼리자 뒷돈을 주다가 들통났던 거죠. 당시 15위, 16위로 강등이 확정되었던 칼스루어와 샬케는 탄원을 통해 잔류하게 되었고, 리가 참가팀은 18개팀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이때 등장한 세 팀은 모두 역사에 이름을 남겼는데 바이언, 묀헨글랏드바흐, 그리고 타스마니아 베를린입니다. 앞의 두 팀은 분데스리가 역사에 길이 회자될 강팀이었고, 타스마니아는 사상 최악의 팀이었죠. 1968/69시즌을 바이언이, 69/70시즌을 MG가 가져가면서 70년대의 용쟁호투를 예고했습니다.


우승은 못했지만 언급해야할 팀으로 도르트문트가 있습니다. 분데스리가 출범 이전 마지막 시즌이었던 1962/63시즌의 챔피언 자격으로 나간 63/64시즌 유러피언컵에서 4강에 올랐고, 10년 뒤 바이언이 우승을 차지할 때까지 독일의 마지막 4강팀이었습니다. 1965/66시즌에는 컵 위너스컵 우승을 차지하며 독일팀 최초의 유럽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죠. 독일 팀들은 유러피언컵에서는 부진했지만 컵위너스컵에서는 강세를 보였는데, 64/65시즌부터 67/68시즌까지 1860뮌헨, 도르트문트, 바이언, 함부르크가 차례로 결승에 올라 2번의 우승과 2번의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인터시티 페어스컵은 UEFA에서 공식으로 인정하지 않기도 하고, 대회 대부분이 '그들만의 리그'였던지라 생략하겠습니다.



1970년대


최초의 분데스리가 3연패를 달성한 바이언.


1970년대는 바이언 vs MG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MG가 1969/70, 70/71시즌을 연거푸 우승하며 최초의 2연패 팀이 되었고, 바이언은 71/72시즌부터 73/74시즌까지 최초의 'Title-Hattrick'을 달성했으며, 이어서 MG가 다시 3연패를 달성하면서 8시즌 연속 두 팀이 우승을 차지했죠. 뿐만 아니라 바이언은 73/74시즌 독일팀 최초의 유러피언컵 우승을 차지하고 그 기세를 모아 3연패에 성공했으며, MG는 유러피언컵 준우승 1회에 새로 출범한 UEFA컵 결승에 4번이나 오르며 유럽 축구를 뒤흔들었습니다.


독일 국가대표팀인 나치오날엘프도 1972년의 유로 우승, 1974년의 월드컵 우승, 1976년의 유로 준우승과 1980년의 우승으로 정점에 오르는 등 1970년대는 독일 축구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관중수가 급증하고 수많은 스타들이 등장했으며, 특히 70년대 후반부터는 케빈 키건 같은 슈퍼스타가 분데스리가로 넘어오는 등 명실상부 유럽 최고의 리그로 발돋움한 시기입니다. 재밌는 것은 이러한 성공이 1971년의 승부조작 스캔들 이후에 일어났다는 거죠. 샬케, 슈투트가르트, 헤르타, 브라운슈바이히, 빌레펠트, 오펜바흐, 오버하우젠 7개팀의 60여명이 개입된 초대형 사건이었는데 당시에는 월드컵 앞두고 솜방망이 징계했다고 욕을 먹었다고 합니다. 샬케는 전년도 준우승 팀에서 이듬해 강등 직전까지 갔었습니다만 징계가 많이 완화되는 등 실제로 제명당한 선수는 몇 명 안 되긴 했습니다.


70년대 중반이 넘어서자 영원할 것 같았던 바이언과 MG의 양강구도도 균열이 생기게 됩니다. 1977/78시즌 쾰른이 우승을 탈환하고, 그 이듬해에는 북독의 명가 함부르크가 귀환을 하며 새로운 시대를 알립니다. 바이언은 우승을 되찾으며 건재함을 알렸지만, MG는 재정문제가 생기면서 부침을 계속해서 반복하며 예전 같은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게 됩니다. 한편 1979/80시즌에 브레멘이 강등당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함부르크가 최초의 16개팀 중 유일하게 강등당하지 않은 클럽으로 남게 됐습니다. 강등당하지 않은 클럽은 바이언, 레버쿠젠 등이 있긴 하지만 51시즌 개근은 함부르크가 유일하고, 브레멘이 50시즌으로 그 뒤를 잇고 있죠.



1980년대


전설적인 우승제조기 우도 라텍의 마지막 우승인 1986/87 마이스터.


80년대는 좀 애매한 시기입니다. 함부르크와 브레멘이라는 막강한 강호들이 우승을 차지했고, 특히 함부르크는 리가 2연패와 유러피언컵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죠. 여기에 2% 모자란 팀이던 VfB가 합류하고 MG와 쾰른 두 전통의 명가가 우승경쟁에 계속 참여하며 나름 박터지는 모양새이긴 했는데... 돌이켜보면 결국 바이언이 압도적으로 지배했던 시기거든요. 바이언은 1979/80시즌부터 89/90시즌까지 11시즌 동안 3연패와 2번의 2연패를 포함해 무려 7번이나 우승을 차지했고, 경쟁상대들은 바이언에게 밀리거나 혹은 무너져내렸습니다.


1978/79시즌부터 3번의 리가 우승과 4번의 준우승, 유러피언컵 우승과 UEFA컵 준우승을 차지했던 함부르크는 86/87시즌의 준우승을 끝으로 지금까지도 우승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고(이후 3위 2번) 브레멘, 쾰른, VfB, MG가 번갈아서 바이언에게 도전했다가 패하는 형국이었던 거죠. 유러피언컵은 함부르크의 우승과 바이언의 준우승이 전부였고 위너스컵은 사실상 전멸, 그나마 UEFA컵에서 프랑크푸르트와 레버쿠젠의 우승을 비롯해 여러 팀들이 선전해 리그 랭킹 1위를 유지하고 국가대표팀이 1982년부터 90년까지 3연속 월드컵 결승 진출에 성공했지만 리그 전반적인 경쟁력은 계속 후퇴하고 있었습니다. 네오나치의 득세와 지나치게 거친 플레이로 인한 관중수 감소, 재정적인 문제로 인한 스타플레이어 유출 등 내부의 문제가 쌓여가는 도중이었죠. 하지만 여전히 스타플레이어도 많고, 70년대에 비해서이지 80년대의 분데스리가가 뒤떨어지던 리그는 아니었습니다. 마치 지금의 라리가가 재정문제와 선수 유출로 우려를 사고 있지만 그 경쟁력은 여전한 것처럼 말이죠.



1990년대


1997/98시즌 승격팀의 전/후반기 통합우승이라는 놀라운 대업을 이룩한 오토 레하겔과 카이저슬라우턴.


90년대는 분데스리가를 넘어 독일 전반적으로 큰 변화의 시기였습니다. 일단 독일이 통일됐으니까 말이죠. 일시적으로 참가팀이 20개팀으로 늘어났다가 다시 18개팀으로 회귀하기도 하고, 마티아스 잠머나 울프 키어스텐 같은 동독의 슈퍼스타들이 분데스리가를 주름잡기도 했습니다. 대형 TV중계권 계약으로 리가에 활기가 돌기도 했었고 승리 승점이 2점에서 3점으로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우승 판도도 많이 바뀌게 됩니다. 90년대의 시작을 라우턴과 VfB의 우승으로 시작하더니 브레멘이 그 바통을 이어받으며 1990/91시즌부터 3시즌 연속 바이언이 우승을 못 하는 그림이 나타납니다. 바이언이 3시즌 연속으로 리가 우승에 실패한 건 70년대 중후반 MG가 3연패를 달성할 무렵과 80년대 초반 함부르크가 맹위를 떨칠 때, 그리고 이때가 다입니다. 레버쿠젠, 프랑크푸르트도 가세하면서 리가는 그야말로 대혼전으로.


카이저 베켄바우어가 임시로 지휘봉을 잡아 간신히 라우턴 제끼고 우승해서 다시 바이언의 시대가 열리나 했더니 이듬해 오트마 히츠펠트의 도르트문트가 1994/95시즌과 95/96시즌에 2연패를 차지하고 96/97시즌에는 유벤투스를 꺾고 챔피언스리그 우승마저 차지합니다. 독일팀으로서는 3번째 위업이자 챔피언스리그 개편 이후 최초의 우승이었죠. 리가 2연패도 바이언, MG, 함부르크에 이은 4번째이자 마지막이고요. 그러나 도르트문트가 히츠펠트를 내보내는 실수를 하고, 이 히츠펠트가 1년 뒤 바이언으로 가면서 바이언은 새로이 리가 3연패에 성공합니다.


위에 사진도 있지만 레하겔이 승격팀 라우턴으로 시즌 내내 1위를 수성하며 우승하는 놀라운 일도 있었는데, 재밌는 건 레하겔이 바이언에서 실패하자마자 이룩한 업적이라는 점입니다. 바이언은 레하겔이 실패하고 중간중간 부침을 겪긴 했지만 트라파토니가 우승을 안겨주기도 했고, 히츠펠트가 리가 3연패를 만들어주기도 했으니 그래도 괜찮은데 브레멘은 레하겔을 잃고 막장 테크를 탔으니 패배자는 브레멘인 걸로... 독일축구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1990월드컵과 1996유로의 우승과 이를 바탕으로 한 축구의 인기회복, 늘어난 관중수와 다양한 우승팀, 괜찮은 유럽대회 성적 등 나름 재흥의 시기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유럽축구 사상 '2'번째로 3개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레버쿠젠. 하지만 이때만 해도 발락은 자신이 4번째 '2'를 추가할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00년대는 분매 여러분도 많이들 아시는 뭐 그런 내용들입니다. 트레블 콩을 달성한 레버쿠젠, 토마스 샤프의 지휘 아래 부활하여 리가 사상 4번째 더블을 달성한 브레멘, 마티아스 잠머가 회생시켜 바이언과 돈싸움까지 하던 도르트문트, 무수한 유망주를 배출해낸 슈투트가르트, 계속 우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시고 있는 큰 손 샬케, 부침을 반복하여 팬들 복장 뒤집어놓고 있는 함부르크, 뜬금없이 우승하고 큰 손이 된 볼프스부르크, 충격과 공포의 지름을 보여줬던 호펜하임 등 다양한 요소가 참 많았죠.


재밌는 게 위의 팀들은 그 짧은 시간에 흥성과 몰락을 반복했습니다. 00년대 초반 잘 나가다가 고꾸라졌다가 다시 성장한 레버쿠젠이나 바이언을 압박할 정도로 돈을 펑펑 쓰다가 한순간에 망했다가 그걸 다시 회복하고 돌아온 도르트문트, 최강의 창을 선보이다가 이제는 갈때가지 가버린 브레멘이 그렇고, 바이언 역시 부침을 겪긴 했죠. 축구란 게 참 재밌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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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 왠지 저는 분데스리가의 전통강호 빅4 하면 바이언/도르트문트/샬케/브레멘이 생각나더라구요;
    아무 이유없이요
  • 수학귀신님께
    Raute글쓴이
    2013.12.27 13:22 댓글추천 0비추천 0
    우승횟수로는 바이언(22) - MG&BVB(5) - 브레멘(4) - HSV&VfB(3)의 순서고

    참여시즌으로는 HSV(51) - 브레멘(50) - 바이언&VfB(49) - BVB(47)

    승점으로는 바이언(2677) - 브레멘(2134) - HSV(2114) - BVB(2067) - VfB(2059)인데 이건 2점 승점 환산 안 한 공홈 기준이고

    푸스발다텐의 환산한 승점기준으로는 바이언(3230) - 브레멘(2583) - HSV(2577) - VfB(2493) - BVB(2448)입니다.

    이게 우승횟수, 참여시즌, 누적승점이 다 엎치락뒤치락이라 참 애매해요. 샬케는 저 팀들에게 한 끗발 밀려 맨날 콩이라 안습.
  • Raute님께
    북독 더비답게 함부르크와 브레멘의 승점 랭킹은 수시로 엎치락뒷치락 하지요..ㅋ 잘 할때도 함께 잘했다가, 망할 때도 같이 망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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