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롱도르와 피롱도르의 연속성을 부정하는 이들은 100% 기자단 투표였던 발롱도르와 33% 비중인 피롱도르는 구별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에 반대하는 이들은 발롱도르 기자단과 피롱도르 기자단이 다른데 기자단 투표를 동일시하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한 번 찾아봤습니다. 발롱도르 기자단 그대로 구성된다고 할 경우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먼저 발롱도르 기자단에 대해 논해야겠죠. 2007년에 발롱도르는 중대한 변혁을 맞이하는데 기존의 수상조건이던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를 '전세계에서 뛰는 모든 선수'로 변경했죠. 이에 맞춰 유럽 52개국 기자들이 참여하던 투표위원단도 문호를 개방하는데, 독립국이 된 몬테네그로를 포함한 UEFA 53개국에 월드컵에 출전한 적이 있는 세계의 43개국을 추가해 총 96개국의 기자들이 발롱도르 선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이 96개국의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유럽(53) : 알바니아, 안도라, 아르메니아, 오스트리아,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벨기에,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불가리아, 크로아티아, 키프러스, 체코, 덴마크, 잉글랜드, 에스토니아, 파로제도, 핀란드, 프랑스, 조지아, 독일, 그리스, 헝가리, 아이슬란드, 이스라엘, 이탈리아, 카자흐스탄, 라트비아, 리히텐슈타인,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 마케도니아, 몰타, 몰도바, 몬테네그로, 네덜란드, 북아일랜드, 노르웨이, 폴란드, 포르투갈, 아일랜드, 루마니아, 러시아, 산마리노, 스코틀랜드, 세르비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스페인, 스웨덴, 스위스, 터키, 우크라이나, 웨일즈
아프리카(13) : 앙골라, 알제리, 카메룬, 콩고민주공화국, 이집트, 가나, 코트디부아르, 모로코, 나이지리아, 세네갈, 남아공, 토고, 튀니지
북중미(10) : 캐나다, 코스타리카, 쿠바, 엘살바도르, 아이티, 온두라스, 자메이카, 멕시코, 미국, 트리니다드&토바고
남미(9) :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에콰도르, 파라과이, 페루, 우루과이
아시아(9) : 중국, 이라크, 이란, 일본, 쿠웨이트, 북한, 사우디, 대한민국, UAE
오세아니아(2) : 호주, 뉴질랜드
2007년의 96개국과 2010년 투표에 참여한 94개국을 비교해보면 독일, 오스트리아, 콩고민주공화국, 프랑스, 웨일즈, 이탈리아, 몰도바, 노르웨이, 폴란드, 엘살바도르, 스웨덴 이렇게 11개국을 제외하면 다들 같은 기자가 투표를 했습니다. 이 정도면 유의미한 관계라고 보고 저 96개국 기자들의 투표결과를 찾아봤습니다. 피롱도르로 개편된 이후에도 투표자가 바뀌는 경우가 있는데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2013년까지 스포츠서울의 김한석 기자였으나 2014년에는 같은 신문사의 위원석 기자가 투표했습니다.
기자단 외에도 바뀐 게 하나 있는데 기존 발롱도르는 1위부터 5위까지 5명의 선수를 선정하고 각각 5점부터 1점이 부여됐습니다. 현재의 피롱도르는 3위까지만 선정하며 각각 5점, 3점, 1점입니다. 점수(543)은 발롱도르 방식의 합계고, 점수(531)은 피롱도르 방식의 합계이며 점수(543) 기준으로 정렬했습니다. 그러나 나눠봤자 상위권은 순위의 차이가 거의 없더군요.
2010년
위에 2010년 투표에 참여한 국가가 94개라고 했는데 이때 페로제도와 쿠웨이트가 투표하지 않았습니다. 피롱도르 기자단순위는 스네이더-이니에스타-사비-메시-포를란-카시야스-비야-호날두-에투-외질이었고 피롱도르 최종순위는 메시-이니에스타-사비-스네이더-포를란-호날두-카시야스-비야-드록바-알론소였습니다.
2011년
2011년에는 페로제도, 콩고민주공화국, 에스토니아, 자메이카 4개국이 투표하지 않았습니다. 피롱도르 기자단순위는 메시-호날두-사비-이니에스타-수아레스-루니-네이마르-포를란-비야-카시야스였고, 최종순위는 메시-호날두-사비-이니에스타-루니-수아레스-포를란-에투-카시야스-네이마르였습니다.
2012년
2012년에는 96개 기자 모두 참여했습니다. 피롱도르 기자단순위는 메시-호날두-이니에스타-카시야스-팔카오-사비-드록바-피를로-판페르시-야야투레였으며 피롱도르 최종순위는 메시-호날두-이니에스타-사비-팔카오-카시야스-피를로-드록바-판페르시-즐라탄이었습니다.
2013년
2013년에는 페로제도, 자메이카, 라트비아 3개국이 빠진 93개국입니다. 피롱도르 기자단순위는 피파가 따로 안 구해줬는데 저도 구하기 귀찮아서 그냥 생략하겠습니다. 피롱도르 최종순위는 호날두-메시-리베리-즐라탄-네이마르-이니에스타-판페르시-로벤-베일-피를로였습니다.
2014년
2014년에는 자메이카가 빠져서 95개국입니다. 피롱도르 기자단순위는 역시 피파가 따로 안 만든 거 같아서 생략하고, 피롱도르 최종순위는 호날두-메시-노이어-로벤-뮐러-람-네이마르-하메스-크로스-디마리아입니다.
물론 지금 이 순위가 그대로 발롱도르 순위라고 하긴 어렵습니다. 앞서 언급했듯 소수지만 투표자가 바뀐 국가가 있으며 SID에서 키커로 바뀐 독일처럼 아예 언론사가 바뀐 곳도 있거든요. 또한 발롱도르는 4-5위를 매기는데 위의 목록에는 없기 때문에 특정선수가 하위표를 못 받는다고 가정하면 그에 따른 변화가 있겠죠. 이렇게 될 경우 불참한 1~4개국가들의 표도 영향을 줄 수 있고요. 실제로 1996년에 단 1점차이, 그러니까 5위표 1장 차이로 발롱도르가 갈린 적이 있고 이때의 득표결과가 2010년과 꽤 유사합니다. 그럼에도 85% 이상의 기자들이 동일하게 이어진 만큼 어느 정도의 경향성은 충분히 볼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또한 스네이더의 가능성을 따져보라면 충분히 받았으리라고 보는데 96년의 자머가 호나우두에게 1점차로 따라잡힌 건 4-5위표를 거의 못 받아서 전체 득표수에서
호나우두에게 밀렸기 때문입니다만 2010년의 스네이더가 4-5위표를 못받았을리가 없거든요. 이니에스타랑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에서 받았으리라 보고 그러면 2-3위표를 많이 받아간 덕에 승리했겠죠.
정리해보면
1. 2013년의 리베리는 발롱도르 기준이었다면 확실하게 수상했을 것이다.
2. 2010년의 스네이더는 발롱도르 기준이었다면 수상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다.
3. 포디움에 들어갈 이름 맞추기라면 모를까 전반적인 피롱도르 순위는 발롱도르 기준과 많이 다르다.
그러므로 제목에 대한 제 대답은 '그렇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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