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슬램덩크 하니 떠오르는 에피소드.

아기돼지푸우2010.08.12 10:43조회 수 737댓글 15

    • 글자 크기
출근해서 일은 안 하고 분매 복습하자니 반가운 만화 얘기가 많네요. 한때……가 아니라, 기간으로 따지자면 육칠 할은 만화로 점철된 인생인지라…….

슬램덩크는 대학교 2학년 때인가 친구가 진짜 재미있다고, 꼭 보라고 해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아마 11권인가 12권인가까지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여기서 연식 다 드러나고, 오예에;;)
친구가 정말 재미있다고 강추 백만 번 날린 터라 별 고민 없이 사서 보기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진짜 욕 나오더라구요. 이게 무슨 농구 만화인가, 불량 고딩 일진 고딩 만화지 싶어서요. 생각해 보면 그 이후 '오늘부터 우리는', '상남2인조' 이런 거 다 재미있게 봤으면서 정작 슬램덩크 볼 땐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땐 그랬습니다.

한데 꾹 참고 보다 보니 친구 말마따나 진짜 재미나더라구요. 스토리 전개가 팍팍 되는 것도 아닌데 엄청나게 흥미진진해서, 나온 데까지 다 보고 나니 도대체 다음 권은 언제 나오는 것이냐며, 흡사 변비 환자 들어간 화장실 문 앞에서 절규하는 설사 환자 마냥 조급해져 있지 아니하였겠삼삼삼. 그 뒤로 다음 권 나왔단 소식만 들리면 득달같이 달려가서 사 와야 직성이 풀렸습니다.

한 번은 신간 나왔단 얘기에 퇴근하자마자 또 득달같이 달려가 샀습니다. 버스 타고 자리에 앉자마자 비닐 포장 부욱 뜯어내고 보기 시작했지요. 한참 보다 보니 머리 위쪽에서 무언가 야릇한 기운이 느껴지지 않겠어요. 슬몃 쳐다보니 시커먼 남학생들이 제 주변을 에워싸고 있더라구요. 그 친구들도 열심히, 같이 보고 있었던 게지요. 버스 내릴 때까지 학생들이랑 같이 봤습니다.

이렇게 다음 권이 나오면 바로 집어 와야 직성이 풀리는 게 저만은 아니었어요. 하루는 신간 사서 집에 갔더니 언니가 보무도 당당하게 "푸우야, 슬램덩크 사 왔다!" 하며 책을 내미는 겁니다. 제 가방 안에는 이미 같은 책이 들어 있는데 말입니다. 같은 책이 두 권 생겼어, 한 권은 누구 주지 뭐, 이러고 있자니 오빠가 "푸우야, 슬램덩크 사 왔다!" 하면서 들어오더라구요. 아아, 같은 책이 세 권이야아…… ㅠㅠ
문제는 이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는 거예요. 그 뒤로도 몇 번 이런 일 겪고 나서 우리 삼남매는 신간 사기 전에 서로 미리 연락을 해야만 했습니다. 셋 다 성격이 어찌나 급한지 우우.

이 책이 지금은 어디에 있는고 하니 조카들 방에 꽂혀 있습니다. 이사하면서 이 책 저 책 많이 정리했지만, 슬램덩크는 도저히 정리 못 하겠더라구요(과연 슬램덩크만인가……). 부모님 제외한 식구들이 하도 많이 봐서 낙장 아닌 권이 없을 정도예요. 생각난 김에 양장본으로 한 질 새로 들일까요? +0+
    • 글자 크기

댓글 달기

댓글 15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분데스매니아 FAQ Ver. 2012.07.225 파이 2013.05.14 157116
26507 오늘 놀러가는데...11 Vidic 2010.08.14 703
26506 기상..5 Manuel Schmiedebach 2010.08.14 523
26505 갑자기3 Hummels 2010.08.14 552
26504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2 8강 대진9 아기돼지푸우 2010.08.14 818
26503 아침엔 정전...10 mica 2010.08.14 574
26502 그렇습니다.6 舊NPC 2010.08.14 473
26501 dfb pokal 이라는거 경기 결과를 보고싶은데요3 myson 2010.08.14 530
26500 발락 무슨일 있나요??5 B.Schweinsteiger 2010.08.14 693
26499 밥도둑.jpg9 Hummels 2010.08.14 534
26498 곧 2부 리그경기 할것같은데4 사료 2010.08.14 528
26497 오늘 포칼 보시는분 없나요?5 이병장 2010.08.14 491
26496 uusee 이거 깔았는데8 사료 2010.08.14 532
26495 :: Bundesliga Spieler :: 조수에(Josué)10 에베 산 2010.08.14 553
26494 위닝 접습니다6 사료 2010.08.14 546
26493 오늘도7 Hummels 2010.08.14 480
26492 인브옹은 어딨나여 ㅠㅠ5 F.Baumann 2010.08.14 554
26491 이번주에만11 M.Scholl 2010.08.14 473
26490 여러분~6 아기돼지푸우 2010.08.14 519
26489 그나저나4 해동이 2010.08.14 534
26488 아이콘 장착10 카이저 2010.08.14 513
첨부 (0)

copyright(c) BUNDESMANIA.com ALL Rights Reserved.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