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물, 아니죠. 백합과, 맞습니다~

그저께인가, 한 퀴즈 프로에서 이런 문제를 보았어요.

다음 중 사찰에서 금지하는 채소가 아닌 것은?
① 마늘   ② 고추   ③ 파(또는 부추?)   ④ 달래

보기 번호는 제 맘대로에 보기 삼 번이 파인지 부추인지도 가물가물하지만, 아무튼 저 비슷한 문제였습니다.
저는 이거 보자마자 고추라고 찍었어요. 고추는 가지과 채소고, 다른 세 가지는 모두 백합과 채소거든요.
나중에 찾아보니 '오신채'라고 사찰에서 다섯 가지 매운 채소를 금하고 있더군요. 마늘, 파, 부추, 달래, 그리고 흥거 이렇게 다섯 가지인데, 우리나라 사찰에서는 흥거 대신 양파를 금한다고 해요.

아주 예전에 국어 선생님께서 마늘과 상추는 수험생 금기 식품이라고 못 먹게 하신 적이 있어요. 상추는 먹으면 잠 오니까 그런가 보다 싶었지만, 마늘은 몸에도 좋은데 왜??? 라고 생각했었죠. 나중에 선생님께서 마늘이 몸에 너무 좋아 잡념이 생겨 그렇다, 라고 하셨어요 ㅎㅎ

사찰에서 오신채를 금하는 이유도 비슷하지 않을까 합니다.
마늘, 부추(여기 말로는 정구지~), 파, 양파 모두 스태미너 식이잖아요. 마늘은 말할 것도 없고, 부추도 단오 이전에 나는 건 약으로도 쓴다고 하지요. 그해 처음 나는 부추는 자식에게도 안 준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을 정도구요.
그러니 백합과 채소를 많이 먹으면 금욕이나 수행에는 정말로 도움이 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0+

생각해 보니 제가 만날 골골거리면서도 잘 쓰러지지는 않는 게 다 백합과 채소 덕분인 듯합니다. 하루라도 백합과 채소를 먹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 츠자!
다만 너무 많이 먹게 되면 성격이 급해진다고 하는데, 이 또한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저 진짜 성격 급하거든요오 ㅠㅠ

참, 하루라도 이것 없으면 못 사는 백합과 식물이 하나 더 있으니, 바로 알로에랍니다. 일 년 365일 내내 바르는 알로에 젤, 우와앙~



<덧>
내일 2라운드 경기 있네요. 두근두근합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