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독일에서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발단은 지난 시즌 말미에 바이에른 회장 율리 회네스의 발언이었습니다.
지난 4월 15일자 기사에 따르자면 바이에른 회장 율리 회네스는 도르트문트 회장 바츠케와의 대화를 통해서 혹시 분데스리가가 'spanisches Verhaeltnis', 즉 스페인식의 관계가 된 것이 아닌가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하였습니다. 스페인식의 관계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가 장난삼아서(혹은 진심을 담아서) 스페인 리그를 신계와 인간계로 구분하는 식으로, 압도적인 두 팀이 리그 내에 존재하고 나머지 팀들이 그들과 큰 격차를 두고 있는 리그 상태를 이야기합니다.
이 기사에 따르자면 1999년 이후로 세번의 예외 2004년의 브레멘, 2007년의 슈트트가르트, 2009년의 볼프스부르크를 제외하면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이 우승을 양분하였다는 것입니다. 더욱이 이러한 율리 회네스의 발언은 지난 시즌 7스필탁을 남겨 놓은 상태에서 바이에른 뮌헨이 압도적인 성적으로 우승을 결정지어놓은 상태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시사하는 바가 클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이야기를 율리 회네스가 하였다는 점에서 아이러니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이번 시즌에 다시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펠틴스 아레나에서 열렸던 샬케와 바이에른간의 경기에서 바이에른이 0대 4으로 승리하면서 이 이야기는 명확하게 수면위로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이 경기는 상징적이었는데, 왜냐하면 바이에른이-적어도 큰 틀안에서- 압도적으로 샬케에게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샬케라는 팀은 어떤 관점에서 보아도 리가 내에서 약팀이라고 할 수 없는 팀입니다. 비록 시즌을 안좋게 시작하였다고 하여도, 4. 스필탁에서 레버쿠젠에게 2대 0 승리를 거두면서 이어진 마인츠, 슈테우아 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면서, KPB의 영입 효과를 똑똑히 보고 있는 샬케 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즉 일반적인 판단에 의하면 샬케의 폼은 그렇게 나쁘지 않았고 샬케 정도의 팀이라고 한다면 적어도 바이에른과 나쁘지 않은 경기를 보여주어야만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에른은 샬케에게 압도적으로 승리를 하였고, 이는 바이에른과 샬케가 서로 다른 리그에 속해있다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마치 스페인에서 레알 마드리드나 바르셀로나가 발렌시아나 세비야-이제는 예전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 못한 후자의 두팀들이지만-를 리그에서 줘 패고 다니는 느낌이었다는 겁니다. 경기가 끝난 직후 KPB는 다음과 같이 인터뷰를 합니다. "나머지 리가 팀들이 이것을 넘어설 수 있으면 합니다."(http://www.fussball.de/bundesliga-droht-zwei-klassen-gesellschaft/id_65620566/index) 또한 회베데스 역시도 인터뷰에서 "클라스 차이"에 대해서 언급합니다, 더욱이 이날의 패배는 32년전에 보쿰에게 0대 6으로 패한 이후 샬케입장에서는 최악의 홈경기 패배였습니다.
샬케와 호펜하임의 전 감독이자 현재는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 레드 불과 3부 리가의 라이프치히 레드 불의 스포츠 디렉터인 랄프 랑닉은 SPORT1과의 인터뷰에서 '2계층 사회'로서의 분데스리가에 대해서 언급하였습니다.(http://www.sport1.de/de/fussball/fussball_bundesliga/artikel_801099.html) 물론 랄프 랑닉의 이러한 언급은 너무 중시해서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우선 랑닉의 언급은 그의 인터뷰 중에서 한부분에 불과하며, 그 주제를 꺼낸 사람도 랑닉 스스로가 아닌 인터뷰어였고 랑닉의 대답 자체도 어떻게 보면 일반적이고 형식적인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맥락에도 불구하고 '2계층 사회'라는 의식이 분데스리가에 어느 정도 보편적으로 퍼져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는 점에서는 랑닉의 언급은 유의미하다고 하겠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google검색을 해본 결과 이미 2007년에 2계층 사회로서의 분데스리가에 대해서 이야기가 되고 있더라는 것입니다.(http://www.zeit.de/online/2007/36/bundesliga-zweiklassengesellschaft) 하지만 더욱더 흥미로운 사실은 이 당시에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정말로 두 계층이며, 현재와 같은 '스페인식 관계'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2007년에 문제시 되었던 상황은 리가 상위권 팀과 하위권 팀들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으며, 빌레펠트나 칼스루헤 팀의 팬들은 결코 우승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식의 '격차'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이야기되고 있는 것은 2007년에 이야기되고 있는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2007년에 두 계층이 6-7 팀들과 9-10팀들로 나누어진 구분이었다면, 현재는 2-3개의 팀들과 그 나머지로 구분되는 구분입니다. 7스필탁 시점에서 당시 4위 하노버와 3위 레버쿠젠 사이의 승점 차이는 6점이었고, 그 시점에 그 승점 차이는 sport1의 보도에 따르자면 (http://www.sport1.de/de/fussball/fussball_bundesliga/artikel_784631.html) 승점 3점 제도가 시작된 이래로 가장 큰 점수차였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현 상태의 리가 테이블을 보자면 현재 명확한 차이가 보이는 것은 1-3등과 4등 이후의 승점차이입니다. 현재 10경기 씩을 치룬 상태에서 3등과 4등의 승점차이는 9점입니다. 그에 비하여서 4위와 11위까지의 승점 차이는 3점 이내입니다. 적어도 결과상으로는 이러한 차이는 명백하게 보입니다. 물론 경기력 면에서 결과의 차이가 곧 승점의 차이로 나타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경기력을 보여주는 확연한 지표는 무엇인지는 모르겠네요.
물론 위에 언급된 기사에서 sport1의 칼럼니스트인 토마스 베르트홀트는 레버쿠젠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습니다. "바이에른과 도르트문트는 자신들만의 리그에서 플레이를 합니다. 레버쿠젠은 현재는 거기에 매달려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속도를 얼마나 따라갈 수 있는 지는 지켜보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선두권 두 팀은 다른 팀들과 큰 거리를 벌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레버쿠젠을 나머지 중의 최고(der Beste von Rest)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외부적인 시각만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하노버전에서 승리한 후 히피야는 "우리가 바이에른과 도르트문트에게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 지는 알 수 없다." 라고 이야기하였고, 바이에른전이 끝난 다음에 지몬 롤페스는 "바이에른과 같은 팀을 상대로 승점을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히피야 역시도 바이에른을 상대로 승점을 얻기 위해서 수비적인 전술을 들고 나왔다고 언급하기도 하였고요.
이러한 이야기를 생각해보자면 아마도 '스페인식 관계'가 분데스리가에도 형성되고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니 형성되고 있다고 해야 할지 혹은 형성되었다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군요. 그 원인과 과연 그것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기는 합니다. 원인은 여러가지로 들수는 있을 것입니다. 재정적인인 격차와 공격적인 투자 혹은 역사적인 배경 등등등. 부정적인 원인으로서는 나름 선두권 팀이 될 수 있는 몇몇 팀들의 몰락을 들수도 있을 것 같구요. tm에서 이와 관련된 쓰레드(http://www.transfermarkt.de/de/drohen-der-bundesliga-spanische-verhaeltnisse/topic/ansicht_44_143582_seite1.html)에서는 대략 45.1퍼센트의 대답이 그렇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적어도 현재의 시점에서 보았을 때,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우승경쟁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것이 좋은 일인지 안 좋은 일인지는 각자의 판단에 맞길 수 밖에 없는 일이고, 적어도 이러한 현상이 스페인 리가 같이 신계와 인간계로 구분되는 그러한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네요.
ps뭔가 길게 적으려고 했다가 딱히 결론을 내릴 수 없는 일이기에...
참고로 분데스리가 팀들의 재정상황에 대한 기사
분데스리가 팀들의 재정적 상황과 연봉등을 적어 놓은 사이트 http://fussball-geld.de (정확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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