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81 포칼 결승에서 프랑크푸르트는 카이저슬라우턴과 일전을 치르게 됩니다. 차범근은 토크콘서트에서 라우턴과 경기를 하면 자신과 브리겔의 사진이 걸렸다고 했는데 실제로 이 경기에서 브리겔이 차범근을 마크합니다. 그리하여 gif를 좀 뽑아봤습니다. 흑발의 하얀색 유니폼 11번이 아인트라흐트의 차범근, 금발의 붉은색 유니폼 5번이 라우턴의 브리겔입니다.
반대로 브리겔이 공격하고 차범근이 마크하는 모습도 등장합니다.
여기까지가 전반 35분쯤 되는데 움짤에도 나오듯 차범근은 브리겔의 강력한 대인마크에 상당히 고전합니다. 얼추 봐도 브리겔이 훨씬 체격이 좋은데, 차범근이 탈아시아급 피지컬로 유명하다지만 브리겔은 그 독일에서도 알아주는 피지컬이었거든요. 17세가 되어서야 축구를 시작했는데 그 전까지 높이뛰기와 3단뛰기 챔피언, 10종경기까지 하던 엘리트 육상선수 출신입니다. 여기에 키 188cm이라는 떡대가 어우러지니 어마어마한 신체조건인 거죠. 브리겔은 전반전에 차범근을 잠재울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다른 선수들에게 태클을 성공하는 등 대단한 존재감을 보입니다. 그런데...
잠깐 브리겔 대신 두젝이 마크하고 있었는데 차범근의 2:1 침투를 막으려다가 프리킥을 내주고, 이게 어찌어찌 골이 됩니다. 마지막 움짤이 프리킥이 수비벽에 맞고 튕겨나온 상황이에요. 이 골이 38분에 나왔고, 40분에 역습 상황에서의 스루패스로 단숨에 2:0, 경기가 순식간에 프랑크푸르트 쪽으로 기웁니다.
전반 막판 브리겔이 차범근에게 바디차징을 하면서 이렇게 두 사람의 전반 대결은 끝이 납니다. 화면이 자세히 잡아주질 않아서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겠습니다만, 그냥 몸통끼리 부딪쳤는데 그 충격으로 턱과 머리가 같이 흔들린 것처럼 보입니다. 마지막 짤 보시면 브리겔의 땀에 젖은 유니폼에 근육들이 비치는데 갑옷 같습니다.
전반전을 정리해보면 차범근은 브리겔의 강력한 대인마크에 꽁꽁 묶이고 맙니다만 브리겔이 자리를 비운 틈을 놓치지 않고 (비록 매우 간접적이지만) 팀의 찬스를 만들었습니다. 움짤들이 많은지라 후반전은 2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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