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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롭은 리빌딩을 하기에 너무 좋은 사람이였던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포동이2015.04.15 21:23조회 수 2587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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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도르트문트를 두고 리빌딩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주축 선수들이 여럿 떠난데다가 영입은 실패가 많았고 귀뚜라기님 말씀처럼 팀의 전반적인 에너지가 떨어진 상황이라 클롭의 축구를 계속하고자 한다면 선수를 어느정도 물갈이할 필요성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클롭은 그간 클럽이 싫다고 떠난 선수들을 불러들이는 편이였지 내치는 일은 드물었습니다.


저는 늘 클롭을 감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선수들과 함께 뛰는 것처럼 격한 리액션을 한다든지, 애제자들을 어깨가 부서져라 꽉 안아준다든지 그런 모습들 때문만은 아닙니다. 과거 감독이였던 마인츠에 관한 인터뷰나, 도르트문트를 향한 애정표현, 선수들과 관련한 언급들을 보면서 클롭 감독이 거친 외양과는 다르게 섬세한 마음을 갖고 있구나 하다가 괴체가 떠날 즈음 남긴 인터뷰를 보면서 그쪽으로 생각을 굳히게 되었거든요. 


아래는 괴체 이적과 관련한 인터뷰입니다. 싸줄에서 가져왔지만 그것도 다른 곳에서 퍼온 글일테죠.



“사람들이 다른 방향으로 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죠. 내가 18살 땐 세계 전체를 보고 싶었어요. 난 결국 마인츠와 도르트문트에서만 지내긴 했지만. (웃음)”

“[괴체가 떠난다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심장마비가 일어난 것 같았죠. 말라가를 이기고 난 다음 날 축하를 하고 있었는데, 괴체의 소식은 마치 너무 좋아하지 말라고 하늘의 누군가가 말하는 것 같았어요. 훈련장에 단장인 Michael Zorc가 마치 누군가 죽었다는 소식을 전하려는 양 나타나서 이렇게 말하더군요. ‘할 말이 있어. 사실…’ [클롭은 여기서 그 말을 차마 반복하지 못했다]”

“단장이 나보고 무언가 대화를 더 나누고 싶으냐고 묻더군요. 난 일단 가야겠다고 말하고 나왔어요. 그날 저녁 저희 부부는 훌륭한 영화배우이자 친구인 Wotan Wilke Mohring의 새 영화 시사회에 초대받았거든요. 근데 막상 아내를 만나선 전 이렇게 말했어요. ‘시사회 못 갈 것 같아.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어. 오늘 아무 데도 못 나갈 거야.’ 클럽에서 잠시 후 레스토랑에서 만나 무언가 대화를 나누자고 전화가 걸려왔는데, 이렇게 답해줬어요. ‘잠시 혼자 있고 싶어요. 내일이 되면 전 다시 정상적으로 돌아올 겁니다. 근데 오늘은 아니에요.’”

“[몇 명의 도르트문트 선수들은 괴체의 이적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아 잠을 이루지 못했다] 사실이에요. 그래서 6~7명 크게 상처 입은 선수들을 불러서 대화를 나눴죠. 자신들이 괴체에게 충분히 좋은 동료가 아니라고 생각해 괴로워하고 있더군요. 함께 극복하자고 말해줬어요.”

“바이언이 괴체에게 이렇게 말했다더군요. ‘지금 아니면 앞으로 바이언에 올 기회는 없다.’ 제가 괴체에게 이렇게 말해줬어요. ‘내년에도 그들은 너한테 접근할 거야. 2년 후에도, 3년 후에도.’ 근데 괴체는 아직 20세고, 괴체는 ‘난 지금 떠나야해’라고 생각했어요.”

“괴체 같은 선수를 대체하는 일은 어려운 일일 거에요. 그러나 다음 시즌에 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플레이할 겁니다. 단지 시간이 더 필요하죠”


어쩌면 클롭 감독이 도르트문트에 남아서 해야만 했던 작업은 클롭과 함께 뛰다가 부상이 조금씩 늘어갔던 바로 그 선수들을 내보내는 작업이였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몇차례의 영입 실패를 봐도 알 수 있듯이 선수를 대체한다고 해도 성패를 장담할 수 없을뿐더러 애제자들을 다른 클럽으로 이적시키는 일은 누구에게나 퍽 어려운 일일 겁니다. 감성적인 사람이라면 더 그럴테구요. 


그간 도르트문트에 대한 애정을 수차례 보였던 클롭이라 떠나는 것이 얼마나 내리기 어려운 결정이였을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사임 인터뷰에서 보여준 반쯤은 울고 있는 듯한 표정으로 미루어 아마도 밤을 새다시피 해서 내린 결정일겁니다. 왜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위해 오히려 떠난다는 식의 연가들 있잖아요. 저는 지금 클롭 감독의 심정이 꼭 그렇지 않을까 추측하게 되네요. 


뭐 어쩌겠습니까. 이미 일이 이렇게 된 거. 

저는 클롭이 도르트문트를 떠나서도 성공가도를 달리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어느 팀이 되었던 하루빨리 감독과 팬으로 브라운관을 사이에 두고 다시 만났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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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 쉬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 게 어떤 의미일까 싶네요. 도르트문트를 위해 떠나지만 그래도 아직 의욕은 남아있다는 의미인 건지, 아니면 사실 안 좋게 헤어지는 거지만 그래도 공개적으로는 좋게 마무리하고 싶다인 건지...
  • Raute님께
    포동이글쓴이
    2015.4.15 23:32 댓글추천 0비추천 0

    저는 바츠케 회장의 눈물을 믿고 싶습니다. 클롭이 바로 다른 클럽 감독을 하게 되더라도 도르트문트와의 감정은 진실된 것으로 보고 싶거든요.
    다른 클럽으로 가더라도 워커 홀릭이라든지 새여친으로 EX여친을 잊어버리듯 일에만 몰두한다는 식으로 받아들일 것 같습니다.

  • 너무 충격적이라 아무 생각도 안드네요. 로이스를 비롯한 그 어떤 선수가 나가더라도 이 정도 충격은 아닐텐데..
  • Skywalker님께
    포동이글쓴이
    2015.4.15 23:33 댓글추천 0비추천 0
    요즈음 계속 충격만 받네요.. 아마 전세계 도르트문트 팬분들은 다 같은 마음일 겁니다.
  • 이제 클롭이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해지네요..
  • pedagogist님께
    포동이글쓴이
    2015.4.15 23:34 댓글추천 0비추천 0
    저는 차라리 아주 좋은 곳으로 갔으면 싶기도 합니다. 사실 도르트문트에서 클롭이 지원사격을 제대로 받았다라고는 말할 수 없잖아요.
    영입에 큰 돈을 썼다지만 실은 선수를 판 돈으로 충당했을 뿐이였죠.
  • 복잡하네요...
    쉴 생각은 없다는 말도 좀 그렇고

    책임감이 없어 보인다

    라는 말이 생각이 안나는건 아닌데

    괴체, 레비 뿐만이 아니라 카가와, 사힌까지
    다 나가는거 보면서 힘들었겠지요...

    본인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나가는건가 싶기도 하고
    허허

    클롭의 사임이
    독이 될지 득이 될지는 지켜봐야 아는 걸 테지만
    불안하네요

    참....

    뭔가 되게 씁쓸함
  • Dernier님께
    포동이글쓴이
    2015.4.15 23:37 댓글추천 0비추천 0
    저는 기자회견에서 말한 더이상 도르트문트에 완벽한 감독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그 말을 믿고 싶습니다.
  • 굉장히 씁쓸한데..앞으로의 행보가 어떨지 모르지만 기대되고 응원합니다 클롭..
  • 글에 인용하신 인터뷰는 챔스 결승 앞두고 가디언지 인터뷰에요.. (맨첫번째 줄 제외하고요.)
    궁금하신분이 계실까봐..
  • 도르트문트를 부러워했던 가장 큰 이유가 클롭의 존재였었는데 너무 아쉽습니다...설마 이렇게 떠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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