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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 모방꾼'에서 탈피한 막스 크루제

pedagogist2015.11.24 23:54조회 수 2148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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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제가 이적하고서 프리시즌을 거치며 결국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에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그 이전 KDB 외의 공격형 미드필더(헌트, 아놀트)가 볼프스의 양사이드 간의 넓은 영역을 커버하는데에 있어 곤란을 겪었던 반면, 크루제의 경우는 특유의 넓은 활동폭으로 인하여 KDB의 공백을 메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크루제와 KDB는 다른 선수이며 크루제의 경우는 KDB만큼의 빠른 스피드와 개인 돌파능력을 지닌 선수는 아닙니다. 이런 크루제와 KDB의 차이로 인하여 시즌 초반에 크루제가 단순히 KDB의 역할을 따라할 때에는 크루제는 단지 KDB가 빠진데 대한 임시방편에 지나지 않았을 뿐, KDB가 보여줬던 것만큼의 스탯 생산력은 결코 보여줄 수 없었죠





.  


  헤어타 베를린전에서 KDB의 볼터치 위치






 


  프랑크푸르트전에서 크루제의 볼터치 위치





 


샬케전에서 크루제의 볼터치 위치 









가장 상단이 13/14시즌 헤어타 베를린 전에서 KDB의 볼터치 위치이고, 밑의 둘은 각자 올시즌 초 프랑크푸르트전과 샬케 전에서 크루제의 볼터치 위치입니다. KDB는 패널티박스 바로 앞선에서 볼을 지키며 찬스를 만들어내기보단, 양측면으로 넓게 침투하며 측면에서 공격의 흐름을 이어가는걸 선호하는 유형이었죠. 그리고 이런 KDB만의 특징이 양측면으로 넓은 대형을 유지하는 볼프스부르크 축구에 있어 양 측면에 숫적우위와 빠른 공격전개를 가능케했던 요소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KDB의 부재에 대하여 올시즌 개막전인 프랑크푸르트전과, 3라운드 샬케전에서 크루제가 'KDB를 모방'하는 형태로 나타납니다.








 




위의 움짤은 KDB의 대표적인 측면 침투 장면이죠. 1, KDB는 측면으로 침투하는 타이밍이 절묘하며, 2, 더 나아가 침투해들어가는 주력이 빠른 선수여서 상대 수비수가 따라붙기 전에 볼을 처리할 수 있었고, 3, 짧은 시간 내로도 패널티박스에 정확한 크로스를 찔러넣을 능력도 갖추었습니다. 요 세 요인이 잘 짝짜꿍이 된 선수가 KDB이고 그 덕분에 KDB의 양측면으로 넓게 벌어지는 볼터치 위치가 위협적인 것이죠. 





하지만, 크루제는 KDB가 아닙니다. 왠만한 월드클래스 선수조차 KDB 특유의 측면침투를 따라하는게 쉽지않은데, 크루제가 그걸 그대로 모방하는건 한계가 있죠. 크루제는 측면으로 넓게 움직이며 볼을 잡아주고 측면공격을 지원해주는 부분은 나쁘지 않았으나 KDB가 보여줬던 수준대로 측면으로 빠지며 크로스까지 올리는데엔 분명히 한계가 있었습니다. KDB의 측면침투에 있어서 KDB의 장점 세 요인 중 크루제는 결정적으로 두번째 능력과 세번째 능력에 한계가 있어서 크루제가 횡방향으로 좋은 타이밍에 빠진다한들, 선천적으로 빠른 스피드를 지닌 선수가 아니기에 측면으로 침투하는 크루제가 제대로 볼을 컨트롤하기도 전에 상대수비수가 따라붙어버리게 되었죠. 





결국, 크루제 하에서의 볼프스부르크는 KDB의 볼프스부르크를 '나름 모방하는 수준'에 불과하였으며 그 디테일의 차이로 인하여 팀이 전반적으로 공격의 대안을 찾지 못한채 부진을 겪게 되었죠. 그 대안으로 헤킹 감독은 드락슬러-크루제의 도펠-체너 시스템도 사용해보았으나 처음 써본 체스카 모스크바전 외엔 그렇게 큰 효과를 보지 못하였습니다.






 


호펜하임 전에서 크루제의 볼터치 위치






베르더 브레멘 전에서 크루제의 볼터치 위치 








결국 호펜하임 전을 기점으로 크루제의 활동영역은 다소간 변화를 겪게 됩니다. 물론, 이전과 마찬가지로 크루제는 양측면으로도 넓게 볼을 잡는 경향이 보입니다. 하지만, 크루제의 침투영역이 시즌초반엔 KDB를 따라한다고 중앙에서 양측면으로 무리하게 침투하는 스타일이었다면(크루제가 그리 빠르진 않은 주력으로 양측면을 향해 상대수비수와 주력경쟁을 하다 당연하다는듯이 패배할 때마다 '뱁새가 황새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진다'는 속담이 떠올랐습니다.), 호펜하임 전을 기점으로 침투의 방향이 패널티박스 바깥에서 안쪽으로 변모하게 된 것입니다. 그 결과 중앙보단 양사이드 쪽에서 자주 볼을 터치하던 경향에서 벗어나 보다 중앙과 패널티박스 안에서의 볼터치빈도가 늘어나게 되었죠.







 


호펜하임 전에서 크루제의 두번째 득점장면(알싸에서 The Love님 움짤을 퍼왔습니다.)








 


호펜하임 전에서 크루제의 세번째 득점장면(역시 알싸에서 The Love님 움짤을 퍼왔습니다.)







 


베르더 브레멘 전에서 비에리냐의 득점에 기점역할을 하는 크루제 







그 결과 크루제의 활약도는 급상승하게 됩니다. KDB의 경우는 패널티박스의 양 측면에서의 활동반경이 넓은만큼 플레이의 목적 상당수는 득점보단 찬스를 만드는데 있으며 그로 인하여 패널티박스 안에서 찬스를 확보하는 유형과는 거리가 멉니다. 하지만, 크루제의 경우는 프라이부르크와 묀헨글라드바흐에서 공격수로 뛰었던만큼 패널티박스 안에서 득점찬스를 확보하는 감각이 좋은 선수이며 그로 인하여 시즌초반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찬스를 확보하게 되었죠. 





물론, 지금도 여전히 양측면에서 볼을 자주 잡는 편입니다만, 이전처럼 무리해서 양측면으로 뛰어들어가서 볼을 받기보단 양측면에서 미리 자리를 잡고 볼을 받아주는 방식으로 변모하게 되었죠. 동시에 이전에 비해 보다 중앙에서 볼을 잡음으로써 중앙에서 양측면으로 날카로운 쓰루패스를 자주 시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쨌건, 지금 시점에서 크루제는 그 어느 선수들에 비해서 볼프스부르크 내에서의 중요도가 큰 선수라고 봅니다. 그리고 크루제의 활약상에 있어 크루제가 'KDB 모방꾼'에서 탈피하는 시점이 가장 중요한 계기이지 않나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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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 2015.11.25 00:09 댓글추천 0비추천 0
    역시 헤킹은 선수를 데려다가 여기 써보고 저기 써보고 과도기를 겪고, 그걸 지켜보는 맛이 있는 감독이네요.
  • 그럼 드락슬러가 윙으로 출전하나요/
  • Dernier님께
    pedagogist글쓴이
    2015.11.25 13:05 댓글추천 0비추천 0
    현재로선 드락슬러가 측면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커보이네요.
  • 크루제야 위치선정과 활동량이 좋은 선수지 기술이나 발재간이 좋은 선수가 아니니까 케빈 데브라이너의 공백을 매우기는 어렵겠죠
    사실 맨시티 이적소식듣고 많이 놀랐었는데 제대로 된 대체자를 영입하지 못한게 아쉽네요
    드락슬러는 측면으로 기용하는게 경기력면에선 더 나을거고 비에리냐나 칼리주리도 다 윙자원들이니
    헤킹감독으로써는 고민이 많겠습니다
    1월이적 시장에서 마땅한 대체자원을 영입하지 못한다면 더이상 4231에서는 전시즌의 모습을 보여주긴 어렵겠네요
    어쩌면 묀헨글라드바흐처럼 포메이션자체를 바꾸는것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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