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HFC 팔케는 함부르크 크라이스클라세 5에서 10전 전승으로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일단은 "함부르크 크라이스클라세 5"는 대체 무슨 리그인가 싶으실 텐데, 독일 9부 리그들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리고 9부 리그가 독일에 총 472개가 있으니, 그야말로 조기축구회 리그 수준인 거죠.
이 구단 자체도 보잘 것 없어요. 작년에 만들어진 신생팀이고 이번 시즌에 처음으로 리그에 참여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듣보 구단이 함부르크 내에서는 상당한 관심과 지지를 받고 있는데요, 그건 이 구단이 엄청난 상징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HSV는 HSVPlus 모델에 따라 총회에서 스핀오프를 결정했는데요, 그 반대자들이 썩은(?) HSV의 대안모델로서 힘을 합쳐 만든 구단이 바로 이 HFC 팔케입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과거 글레이저가 맨유를 인수할 때 이에 반대하던 사람들이 FC 유나이티드 오브 맨체스터를 만들었던 사례를 모델로 했다고 해요.
결국 HSV가 스핀오프를 하겠다는 게 그 지분을 외부 자본가들에게 일부 팔아넘기겠다는 말이었으니까요.
더욱이 "팔케"라는 구단명은 HSV의 역사에서 상징적인 이름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역사적으로 HSV는 SC 게르마니아, 함부르크 FC, FC 팔케 세 구단이 합병하여 창단된 팀입니다.
즉, "팔케"라는 이름을 쓴다는 것 자체가 HSV의 전신인 FC 팔케의 계승자임을 자처한다는 뜻이죠.
아무리 그래도 규모가 워낙 작고 자본을 끌어모을 수 있는 구조도 아닌지라 결국은 하부리그에서 놀겠습니다만, 9부 리그에서나마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게 흥미롭네요.
참고로 중간에 오포수라는 이름의 선수가 있어서 예전 HSV 2군에서 뛰었던 오포수인가 하고 찾아보니 다른 선수더군요.
하긴, 아무리 대의가 중요하다지만 그래도 4부 리그에서 뛰던 선수가 9부 리그로 갈 리가..;;
그나저나 엠블럼에 그려진 매가 너무 귀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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