갠적으로 뮐러는 꼭 우측면에 써서 그의 꿀크로스를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인데(반대로 괴체는 중앙에...), 과연 제 생각이 사실에 기반한 생각인지 알아보기 위해 분데스리가 홈페이지를 뒤적여봤습니다.
바이언의 주요 측면 자원들 크로스 성공률을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네요. 괄호 안은 총 시도 횟수입니다. 성공률에 따라 정렬했습니다.
하피냐 : 41.9(43)
알라바 : 40.6(69)
람 : 35.9(39)
샤키리 : 23.3(30)
리베리 : 22.9(48)
뮐러 : 22.7(66)
로벤 : 21.4(28)
괴체 : 9.5(21)
1. 음, 재밌게도 수비수들이 미들필더들보다 성공률이 훨씬 높네요. 이는 아마 성공률이 비교적 낮은 얼리크로스는 주로 윙어들이 날리는 반면, 풀백들은 윙어와의 연계플레이를 통한 상대 수비진 붕괴 이후 보다 가까운 위치에서 크로스를 날려주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2. 크로스가 달랑 2개였던지라 크로스 성공률이 50%에 달하는 호이비에르그 같은 경우를 제외한다면 아마 하피냐가 바이언 최고의 택배기사인 것 같은데, 쪼금은 의외네요. 물론 하피냐도 웬만한 팀 주전급은 하고도 남을 기량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역시 람이나 뮐러가 더 잘하지 않을까 했는데요. 역시 하피냐도 공격적 재능은 탁월한 것 같습니다.
3. 2선 자원들 중에서는 샤키리가 가장 좋은 성공률을 보여줬고, 괴체를 제외하면 측면 자원들끼리는 성공률에서 유의미한 차이는 없는 것 같군요. 크로스 횟수는 출장시간을 고려해야 적절한 비교가 될 것이기에 아래에서 논하겠습니다.
3-1. 괴체나 로벤이나 크로스 시도 횟수가 많이 적은걸로 봐서,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택배기사보다는 드리블러 스타일이라는 점을 알 수 있겠네요. 근데 왼발밖에 모르는 바보 로벤옹도 오른쪽에서 주로 뛰면서도 크로스 성공률 21.4%를 찍어주셨는데, 괴체는 9.5%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역시 괴체를 중앙으로 보내야 한다는 뜻 아닐까요. 순간적으로 나오는 정교하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봤을 때, 괴체는 공간이 거의 없는 중앙으로 보내줬을 때 빛을 발할 것이라고 봅니다. 어떻게든 하반신 쪽으로 공만 보내주면 슈팅으로 연결할 수 있으니까요. 뭐 가끔 판단이 너무 늦는 모습도 보이긴 합니다만...
3-2. 이제 제가 이 야심한 시각에 느려터진 분데스리가 홈피를 한참 뒤진 이유, 뮐러입니다. 에... 제 바람?예상?추측?과는 반대로 뮐러의 크로스 성공률은 딱히 높진 않고 그냥 바이언 윙어 평균을 딱 찍어주고 있군요. 다만 크로스 시도 횟수는 훨씬 많네요. 뮐러가 2077분 출장, 샤키리가 781분 출장, 리베리가 1637분 출장, 괴체가 1822분, 마지막으로 로벤이 1596분 출장이므로 각각의 minutes per cross(하나의 크로스를 올리는 데 소요된 분)을 따져보자면...
뮐러 : 31.47분
샤키리 : 26분
리베리 : 34.1분
괴체 : 86.76분
로벤 : 57분
이렇게 나오네요.
서브멤버로서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준 덕분인지, 샤키리가 가장 빈번하게 크로스를 올려준 동시에, 성공률도 가장 높았다는 결론이 나오네요.
로벤옹이야 어차피 매크로를 믿고 투입하는 면이 크니까요. 아무래도 좋습니다.
괴체는... 측면에선 드리블러로서의 모습만 기대하란 소린 것 같은데, 드리블은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네요. 애초에 이 글의 주제는 크로스기도 하고요. 패스.
리베리도 자주 크로스를 올린 편이네요.
여기서도 뮐러는 뭐 2선 택배기사들 중에선 그냥 적당히 자주 올렸다...고 결론을 내릴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이번 시즌 뮐러는 주로 제로톱이나 중미 위치로 출장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사실 제가 뮐러는 측면에 써야 한다고 해서 이 조사에 포함시킨 것이지, 라인업을 보면 사실 뮐러는 중앙 자원에 가까웠거든요. (물론 바이언이 워낙 스위칭이 잦아서 포메이션이 그렇게 큰 의미는 없긴 합니다만...)
뭐 그래서 이게 무슨 의미냐? 한다면... 저는 이걸 뮐러는 원래 측면으로(크로스를 올릴 수 있는 곳으로) 가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해석하겠습니다. 지난 시즌만 해도 크로스 부상 전까지는 오른쪽에서 로벤을 밀어냈던 자원이기도 하니까요. 만주키치와 동일한 조건의 신장을 갖고 있고, 자주 만주키치의 위치에서 뛰면서도 이렇게 크로스를 올려댄다는 것은...(뮐러는 90분당 크로스 횟수가 1.57회인 로벤에 비해 2.85로 약 1.8배 많습니다.) 성공률도 샤키리나 리베리 못지 않으니까요. 이렇게 측면 플레이를 좋아하는데 측면에 써줘여 좀.
아 잠깐, 전 뮐러의 크로스가 꿀크로스라고 했는데, 정작 성공률은 샤키리나 리베리에 조금 못미치는 수준이죠? 한번 짚고 넘어갑시다.
말씀드렸듯이 뮐러는 중앙에서 많이 뛰었고, 신장도 186cm로 187cm인 만두와 별 차이가 없죠.
여기서 잠깐 공중볼 경합 승률을 비교해보자면... (괄호 안은 경합 횟수)
만주키치 : 49.7(167)
뮐러 : 40.5(121)
로벤 : 40(25)
피자로 : 40(30)
샤키리 : 33.3(9)
괴체 : 31.5(54)
리베리 : 22.7(22)
이렇게 됩니다. 좌측에서 뛰는 리베리(샤키리/괴체)가 크로스를 올릴 때 페널티 박스에는 보통 만주(피자로/뮐러 제로톱)+뮐러/로벤이 있을 것이고, 반대로 우측에서 뛰는 뮐러나 로벤이 크로스를 올릴 때는 만주(피자로/뮐러 제로톱)+리베리/샤키리/괴체가 있겠죠. (2선 중앙의 크로스/슈슈/티아고는 페널티 박스 안까지 들어오는 플레이가 상대적으로 적기도 하고, 어차피 중앙이라 양쪽에 공통되니 뺐습니다.)
뮐러/로벤의 공중볼 다툼이 리베리/샤키리/괴체보다 확실히 뛰어나다는 점을 볼 때, 리베리/샤키리/괴체는 크로스를 올림에 있어 우측면의 뮐러/로벤보다 어드밴티지가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뮐러와 로벤의 크로스 성공률은 리베리와 샤키리에 비해 모자람이 없죠. 즉, 로벤과 뮐러의 크로스가 리베리/샤키리/괴체보다 양질이라고 하겠습니다.
요약하자면, 1. 우측면 자원인 뮐러와 로벤의 크로스는 좌측면의 리베리/샤키리/괴체의 크로스보다 질적으로 뛰어나다, 2. 뮐러는 로벤보다 훨씬 자주 크로스 시도를 한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거기에 더하자면 뮐러는 애초에 측면에서 플레이하려는 성향이 강하다까지 들 수 있겠군요.)
그렇다면, 제공권에 확실한 강점을 갖고 있는 만주를 중앙에 세우고, 뮐러를 보다 우측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만주의 제공권 + 뮐러의 많고 정확한 크로스의 시너지 효과로 보다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결론입니다. 물론 그렇게 될 경우 안 그래도 만두 머리에 의존하는거 더 의존하게 될 수 있으니, 가능하다면 로벤도 같이 활용하는 것이 좋겠죠. 아마 그래서 나온 배치가 4-1-4-1에서 리베리-크로스-뮐러-로벤일 겁니다. 뮐러도 쓰고, 로벤도 쓰고 하는거죠. (사실 뮐러가 우측면에 나와도 드리블 돌파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사라졌다가 갑툭튀하는 스타일인 만큼 그렇게 뻔한 공격전개만 이뤄지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여기서 좀 과감하게 제안해보자면, 로벤을 중앙으로 보내고 뮐러를 측면으로 보내는, 즉 리베리-크로스-로벤-뮐러의 포진입니다. 물론 로벤같은 왼발러버를 중앙에 놓는다는 것은 위험부담이 있지만, 사실 로벤이 우측에서 뛰는 것도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면서 패스를 주거나 슈팅을 날리기 위한 것이지, 우측에서 '계속' 뛰면서 크로스를 준다거나 하기 위함은 아니니까요. 요즘 로벤 골 장면들을 보면 우측이나 중앙을 넘어서 거의 중앙과 좌측의 경계 부분에서 슛하는 경우가 종종 보이는 만큼, 활동량 많은 뮐러로 우측과 중앙우측을 동시에 커버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뭐 람(하피냐) 오버래핑도 있고요.
간단히 말하자면, 지금과 크게 다르게 하자는 것은 아니고, 그냥 로벤을 좀 더 중앙으로, 뮐러를 좀 더 측면으로 보내자는 것이죠. (다르게 말하자면 뮐러 제로톱은 그만 좀 쓰자고요 ㅠㅠ - 사실 펩 체제하에서 포메이션 상 위치는 큰 의미가 없으니 오히려 이게 더 중요한 것 같기도 하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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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밤중이라 그런지 이런거에 재미가 붙어서 막 써봤습니다. 통계 관련 전공자도 아니고, 축구 보는 눈이 뛰어난 것도 결코 아닌만큼 틀린 점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걸 발견하셨다면 제게 가르침을 주십사하고 바라봅니다 헤헤. 부끄럽네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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