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빌트 속보로 하베르츠 마드리드 이적 소식이 들려와서 써 봅니다.
하베르츠는 지금까지 제가 봐 온 선수들과 같은 부류로 분류를 해 보자면,
토마스 뮐러 (각성 이전) -> 헨릭 미키타리안 -> 메이슨 마운트
이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이 넷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활발하고 지능적인 움직임과 키패스 넣기 좋은 위치 선정 이 두 가지가 가장 먼저 떠오르겠죠.
그리고 감독에 따라서 잘 쓰면 에이스, 못 쓰면 적폐라는 것도 닮았고요.
'플레이 메이커를 가장한 플레이 메이커'
이 말은, 보통 공미들과 다르게 좁은 공간으로 킬패스를 찌르거나, 킥이 월등하게 좋다는 게 아니고 경기 흐름을 그 누구보다 잘 읽어 그에 맞게 움직여 적극적으로 패스길을 열고 패스를 넣어 줄 자리를 선점한다는 의미겠죠.
그렇다고 위의 세 명이 정말 축구 지능과 활동량 빼고 아무것도 못할까요?
그건 또 아니죠. 적어도 기초에 충실한 선수들이에요.
일단 이 분야 역대 최고인 뮐러는 처음부터 기본기가 정말 좋아 트래핑, 터치 등이 좋았다가 각성 이후에는 드리블, 탈압박, 킬패스마저 장착하여 괴물이 되었고
미키타리안은 지공에서는 효과가 없지만 적어도 속공에서는 홀로 볼운반을 할 수 있는 기동력 정도는 보유했고
마운트는 2년차 때 기본기 문제를 싸그리 고치고 돌아와 팀의 핵심 중 하나가 되었다가 올 시즌은 혹사, 전술, 폼 하락 등 많은 문제가 겹치면서 터치 같은 기본기 문제가 또 터져 귀신 같이 부진한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그렇다면 하베르츠는?
첫 시즌 투헬 부임 후에는 괜찮은 기본기 덕에 리버풀의 피르미누랑 유사한 느낌으로 조용히 팀의 플레이 질을 높여 주는 빠질 수 없는 언성 히어로였지만
이번 시즌은 하베르츠는 심각한 결정력, 전혀 안 맞는 역할 이전에 기본적인 부분이 최악이었어요. 박스 안에서 혹은 견제를 받으며 패스를 받는 퍼스트 터치가 튀어서 그대로 못한 게 기억이 나네요.
첼시 차기 감독인 포체티노가 마운트를 놓치게 된 이후로도 대체로 하베르츠를 중용하고 싶다는 게 괜히 한 말은 아닐 겁니다.
활발하고 지능적인 오프더볼과 간결한 연계 등은 지난날 알리에 이어 포체티노가 좋아할 능력이라는 건 부인 못합니다.
하지만 그 전성기 시절 알리는 우리가 봤듯이 번뜩이고 천재 수준으로 퍼스트 터치 같은 게 우월했던 걸 생각하면 하베르츠는...
다음 시즌 공격수로 뛰든 미드필더로 뛰든, 몸싸움을 잘하든 말든, 볼운반을 할 수 있든 말든 기본기를 다시 고치지 못한다면 그대로 아웃이겠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짜증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드는 선수입니다.
하필이면 장점 하나는 확실한 반쪽짜리 선수에게 거금을 써 가며 영입했으니 (전 소속팀 감독이 잘 쓴 것만으로도 제대로 쓰면 좋은 자원이라는 건 증명) 에휴...
아무튼 마드리드로 벤제마 대체자로 간다면 기본기 부분들 좀 싸그리 고치고 몸싸움 능력도 늘렸으면 하네요.
제발 그렇게 성장해서 국대에서도 제대로 된 톱으로 커줬으면 하는 바램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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