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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 라텍과 위르겐 클롭

Raute2014.12.01 22:43조회 수 346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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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74시즌 바이언은 마침내 분데스리가와 유러피언컵, 두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합니다. 분데스리가 최초의 3연패였을 뿐만 아니라 1903년부터 이어져온 독일 축구의 왕좌를 3년 연속으로 지킨 것도 최초였죠. 유러피언컵 우승 역시 독일팀으로선 최초였고요. 이어서 1974년의 월드컵마저 서독이 우승하면서 '카이저' 프란츠 베켄바우어를 비롯해 바이언의 선수들은 커리어의 정점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74/75시즌...


바이언은 개막전인 오펜바흐 원정에서 6:0의 충격적인 대패를 당합니다. 이후 헤르타-슈투트가르트-쾰른을 상대로 3연승을 거두며 일시적인 부진이었나 싶었습니다만 이번에는 부퍼탈 원정에서 3:1의 패배를 당합니다. 이어서 샬케와의 홈경기에서 0:2로 패하고, 승격팀 브라운슈바이크에게 3:1로 지며 3연패를 당합니다. 브레멘-글랏드바흐-프랑크푸르트를 상대로 3연승을 거둬 6승 4패까지는 만들었습니다만 이번에도 승격팀 테니스 베를린과 비기고, 라우턴에게 2:5로 참패하며, 뒤스부르크에게 2:1로 지며 6승 1무 6패가 됩니다. 홈에서 에센과 2:2로 비겼으며 보훔 원정에서 3:0으로 패하며 14위까지 추락했으며, 뒤셀도르프를 격파했으나 함부르크 원정에서 다시 패하면서 7승 2무 8패로 14위라는 끔찍한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감하게 됩니다. 리그 3연패와 유러피언컵 우승을 달성한 클럽이 전반기 14위를 기록할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월드클래스인 파울 브라이트너가 이적하긴 했습니다만 바이언은 여전히 5명의 월드컵 결승전 주전선수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해가 바뀌고 감독이던 우도 라텍이 회장 빌헬름 노이데커를 찾아가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그 자리에서 노이데커는 라텍이 경질되었다는 일화가 전해져오는데 신임 감독은 DFB에서 일했던 데트마 크라머로 라텍과 마찬가지로 DFB에서의 인연으로 베켄바우어가 추천한 인사였죠. 부임 초기 크라머는 엄청난 비판에 시달렸는데 14위에서 내려가지는 않았습니다만 첫 5경기에서 포칼 탈락을 포함해 1무 4패를 기록했습니다. 롤러코스터 같은 부침은 계속 이어졌으며 14승 6무 14패 득실 -6이라는 성적으로 10위에 그쳤지만 리즈를 꺾고 유러피언컵 2연패에 성공, 유러피언컵 티켓을 사수하는데는 성공합니다. 이후 크라머는 유러피언컵 3연패를 완성하죠. 76/77시즌에 7위, 77/78시즌에는 베켄바우어 없이 강등권인 16위를 달리다가 경질당합니다만...


당시 라텍의 위상과 지금 클롭의 위상을 동등하다고 할 순 없겠습니다만 어쨌든 바이언은 팀의 성공기를 이끈 명장을 경질해서 유러피언컵 3연패를 만드는데 성공했었습니다. 77/78시즌 거하게 말아먹었지만 1년 뒤 브라이트너의 컴백으로 반등하고, 이후 체르너이 팔이 팀을 재조직해 카를-하인츠 루메니게가 대폭발을 하고 디터 회네스, 볼프강 드레믈러, 클라우스 아우겐탈러 등이 자리잡으면서 함부르크와 수위를 다퉜고요. 지금이라도 클롭을 경질시키거나 스스로 물러나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법도 하죠. 제 개인적으로는 클롭 경질은 시기상조라고 보는데 그러면 왜 클롭을 경질하면 안 되느냐... 라고 하면 또다시 라텍을 보면 됩니다.


74/75시즌 마이스터샬레는 헤네스 바이스바일러의 묀헨글랏드바흐가 차지했고, 바이스바일러는 바르셀로나로 건너갑니다. 75/76시즌을 맞아 글랏드바흐가 뽑은 새 감독이 바로 라텍이었고, 라텍은 글랏드바흐에서 리그 3연패를 완성시켰죠. 전설로 남은 리버풀과의 유러피언컵 혈투를 비롯해 UEFA컵 트로피를 차지하는 등 라텍은 MG에서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고, 그동안 바이언은 리그에서의 패권을 완전히 상실합니다. 체르너이 팔이 'FC 브라이트니게'를 만들어 우승하긴 했지만 이건 라텍이 바르셀로나로 떠난 79/80시즌의 일이었고요(MG가 선수 줄줄이 뺏겨서 78/79시즌에 UEFA컵 우승하긴 했어도 리그는 중위권이긴 했습니다). 그리고 이 팔이 쫓겨난 뒤에 지휘봉을 잡은 게 스페인에서 돌아온 라텍이었고, 라텍은 오토 레하겔의 브레멘, 하네스 뢰어의 쾰른, 에른스트 하펠의 함부르크, 유프 하인케스의 글랏드바흐 등을 제치고 다시 리그 3연패를 달성하면서 80년대 바이언의 전성기를 이끌었습니다. 지금도 오트마 히츠펠트와 함께 역대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고요. 한마디로 집안 말아먹는다고 쫓아냈더니 금의환향해서 대들보 세워준 거죠.


클롭이 도르트문트를 떠난다고 가정했을 때 어디로 갈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그게 도르트문트에게 굉장한 타격이 될 수도 있는 것이고, '만약에' 다른 독일팀으로 가서 도르트문트에게 비수를 꽂을 수도 있는 노릇이고요. 어지간한 강심장이 아니고서야 클롭을 내보내진 못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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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당시의 바이에른에게도 이것저것 따져볼게 참 많은 도박이었겠지요 돌문의 선택은 어떨런지...
  • BVB를 암흑기에서 건져올린 인물로 클롭의 공도 무시할 수 없으니까요. 여기에 바이에른을 제치고 리가 우승도 하고, 심지어 챔스 결승까지 밟아봤고요. 지금 분데스리가에서 클롭보다 능력에 있어서 절대적인 우위에 있는 감독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죠. 심지어 펩조차 클롭에게 절대적인 우위를 가진다고 생각하진 않네요. 말그대로 클롭을 경질시켜도 이만한 인물을 찾을 수가 없는거죠. 한 시즌 실패하더라도 계속 같이 가는 게 맞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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