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석유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의 첼시 런던을 인수해 일약 세계 최고 클럽의 반열에 올려놓으면서 스포츠 분야에 있어서도 자금력의 영향이 지대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고 있는 요즘이다.

최근에는 아브라모비치가 첼시에 만족하지 않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로 진출한다는 설까지 들려오면서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은 제2의 첼시 탄생에 더욱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억만장자 아브라모비치의 이러한 축구계로의 진출이 성공적인 길을 걸은 이후 독일에서는 최근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제2의 아브라모비치가 등장해 많은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독일판 아브라모비치의 주인공은 SAP 기업의 창업자들 중 한명인 디트마 홉이다. SAP는 지난 1972년 당시 IBM에서 근무하던 5명의 동료들이 창업한 회사로 지난해에만 75억유로(약 9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대기업으로 성장했으며 현재 고용된 근무자들만도 전세계적으로 3만5000명 정도에 달하는 초대형 기업이다.

하지만 홉이 아브라모비치와 다른 점은 아브라모비치와 같이 이미 1부리그에 소속되어 있는 팀을 인수해 전력을 보강을 함으로써 우승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3부와 4부리그 그리고 5부리그 팀들을 각각 인수해 차례대로 승격시켜 결국에는 1부리그 무대에까지 진입시키겠다는 의도다.

홉은 이미 각 리그에서 인수할 팀들의 목록까지 이미 작성해 놓은 상태로 3부리그에서는 TSG 호펜하임을 4부리그에서는 SV 잔트하우젠을 그리고 5부리그에서는 아스토리아 발도르프 등을 인수하기로 잠정 결정지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홉은 단순히 각 리그의 팀들을 인수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3만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구장을 신축해 인수한 팀들이 새로운 구장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새로운 구장은 만하임에 건축될 예정으로 5000만유로(약 670억원)의 총공사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며 2008년부터는 새로운 경기장에서의 경기 관람도 가능할 것이다.

(독일 아헨 = 차상엽 특파원 sych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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