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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축구 관련해서 사람들이 많이들 착각하는 것

Raute2014.12.14 16:16조회 수 3617추천 수 3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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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분데스리가의 운영은 DFB가 한다.

DFB가 아니라 DFL입니다. DFB는 독일 축구협회고, DFL은 독일 리그연맹이거든요. 그런데 이름이 비슷해서 그런가 많은 분들이 헷갈려하고 심지어 독일 현지에서도 DFB랑 DFL을 구별 못하는 사람들이 은근 있더라고요. 리그를 운영하는데 있어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한다 싶으면 DFL을 중심으로 클럽들이 모여서 투표합니다. 물론 축구협회가 관련이 없을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는 DFL이 메인입니다.


이게 DFB의 로고이고 DFL은 그냥 우리가 생각하는 분데스리가 로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정확히 말하면 DFL은 독일 축구리그의 줄임말로 리그연맹의 하부조직이라고 해야하나... 설명하기 좀 애매한데 어쨌든 리그연맹은 따로 있다는 거.



2. 분데스리가 MVP는 키커가 준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저도 보통 '키커 MVP'라는 식으로 설명하고는 하는데 발표를 키커에서 하는 거지 키커가 선정하는 게 아닙니다. VDS라고 불리는 독일 스포츠기자협회에서 투표하고 키커가 발표하는 형식이죠. 그래서 순수한 선수의 활약상보다는 시대배경을 비롯해 주위환경의 영향을 좀 받습니다. 게다가 이게 리그 MVP라고 보기도 애매한 게 '독일 올해의 선수'라는 개념이기 때문에 해외리그에서 뛰는 독일인 선수에게 주기도 합니다. 한스-페터 브리겔, 로타르 마테우스, 토마스 해슬러, 위르겐 클린스만, 올리버 비어호프 이렇게 5명이 해외에서 뛰면서 '독일선수'라는 이유로 상을 받았습니다. 몇 년 전부터 분데스리가 공홈에서 반시즌마다 MVP를 주기는 하는데 별로 인정받지는 못하고요.



3. 독일 올해의 선수는 독일인만 받을 수 있었다.

이건 저도 꽤 오랫동안 잘못 알고 있던 건데 실제로는 '외국인들도 표를 받을 수는 있었지만 독일인 위주로 표를 줘서 못 받았다'에 가깝습니다. 가령 1977년 발롱도르를 수상한 알란 시몬센은 딱 1표를 받았거든요. 발롱도르 2연패를 차지했던 케빈 키건도 정작 그때는 표를 못 받고 1980년에 6위였고요. 물론 최초의 비독일인 수상자는 2004년(아이우톤)이 되어서야 나왔지만 포디움은 그래도 80년대부터 제법 있었습니다. 84년의 아우스케이르 시귀르빈손(2위), 87년의 미로슬라프 오콘스키(2위)와 장-마리 파프(3위), 88년의 데타리 라조시(3위), 92년의 스테판 사퓌자(3위), 93년의 안토니 예보아(3위), 01년의 게랄트 아사모아(3위), 03년의 에우베르(3위)까지. 차범근도 하위권이긴 하지만 커리어 하이로 여겨지는 80년과 86년에 이름을 올린 적이 있고요. 



4. 독일대표팀은 월드컵 8강이 기본이다.

'2차대전 이후'에 한해서입니다. 1938년에는 16강에서 떨어졌거든요. 1934년에 3위를 차지했었습니다만 4년 뒤에는 칼 라판의 오스트리아에게 재경기 끝에 패하고 탈락하죠. 스위스는 8강에서 동유럽을 주름잡던 헝가리에게 졌고요. 당시 나치가 집권하고 있던 시기고, 중유럽의 최강이었던 오스트리아는 나치에게 강제로 합병당하면서 출전자격을 잃고 자동탈락이 확정됐는데 차라리 이 오스트리아 선수들이 나가는 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왔을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1938년 4월에 '통합 기념 경기'에서 오스트리아가 독일팀을 이겼거든요. 물론 에이스 마티아스 진델라르부터 의문사를 당할 정도의 나치 반대파였으니까 있을 수가 없는 가정이죠.



5. 키커 평점은 한국인을 차별한다.

이게 손흥민 때문에 나온 말인데 사실이면 차범근이 평점 상위권에 있을 수도 없었겠죠. 그보다는 2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먼저 기복인데 평점순위는 평균을 보는 거라서 기복이 심한 선수는 낮게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A는 10경기를 뛰면서 5경기는 해트트릭을 하고 다른 5경기는 부진하면서 1515151515를 받습니다. 10경기 15득점에 평점은 3이죠. B는 매경기 1골씩 넣고 2.5점을 받는데 10경기 10득점에 평점은 2.5죠. A가 5골이나 더 넣었지만 평점은 B가 훨씬 좋습니다. 손흥민은 몰아치는 날에는 평점이 좋고 그렇지 않은 날에는 나쁘기 때문에 평점 순위가 좋을 수가 없습니다. 두번째는 플레이의 영향력입니다. 키커는 득점/도움으로 선수를 평가하기보다 얼마나 팀에 많은 기여를 했느냐를 봅니다. 그래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도 4점을 받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공격포인트 없이 2점을 받는 선수도 있죠. 04/05시즌의 로이 마카이는 바이언의 주포로 22득점 14도움으로 득점 2위, 도움 1위, 공격포인트 1위를 기록하고 팀은 더블을 차지합니다만 마카이의 평점순위는 공격수 36명 중 11위에 그쳤습니다. 이때의 공격수 평점 1위는 15득점 10도움에 그친 미로슬라프 클로제였죠. 마카이는 골을 못 넣은 날은 4점도 겨우 받고 보통 4.5에서 5점을 받았습니다. 마카이는 '팬텀'이라 불릴 만큼 전형적인 포처였거든요. 손흥민도 마찬가지입니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해야 되는 타입이고 그렇지 못한 경기에서 평점을 못 받고, 이게 누적되면서 평점이 나빠지는 거지 한국인이라서 차별하는 게 아닙니다. 



6. 과거보다 리그 수준이 낮아져서 키커 평점이 짜졌다.

키커는 93/94시즌부터 정수 단위로 주던 평점을 0.5 단위로 주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예전보다 훨씬 보수적으로 평점을 주기 시작하죠. 베켄바우어의 기록을 보다 보면 6골 먹히고 진 경기에서 평점 2점 받고 이런 경우가 나옵니다. 요즘 시대에 이런 게 가능할까요? 슈팅수 10개 막은 골키퍼도 5실점 정도 하면 3점에 그치는 게 요즘입니다. 예전에 2점 줄 선수에게 2.5점 주기도 하고요. 평점을 더 세분화시키다보니 더 짜게 주게 되었고 이게 맞물려서 과거보다 훨씬 짠 평점이 나오는 거죠. 오히려 최근의 키커 랑리스테 보면 과거보다 후해진건가 싶을 정도입니다. 분데스리가가 리그 랭킹 1위 달리던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반 월드클래스와 인터내셔널 숫자 보면 뭐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리그 랭킹 1위 하고 있을 때도 WK 1명 주고 그랬었거든요.



7. 분데스리가 클럽들은 돈이 많다.

정확히 말하자면 돈이 많은 게 아니라 매출이 높고 부채가 적은 겁니다. 그게 그거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분명히 분데스리가 클럽들은 타리그 클럽들에 비해 돈을 잘 벌기는 합니다. 문제는 프로스포츠에서 구단이 번 돈만 가지고 쓰는 게 다가 아니라는 거죠. 분데스리가에는 극소수의 팀을 제외하곤 거액의 선수를 사다줄 부자구단주도 없고, EPL처럼 중계권료 폭탄이 쏟아지지도 않으며(그나마 이건 점진적으로 나아지고 있습니다) 빚잔치를 벌이지도 않습니다. 덕분에 재정건전성 면에서는 튼튼하되 타리그 클럽들에 비하면 터무니없어 보일 정도로 적은 액수의 돈만 쓰는 거죠. 02/03시즌 잉글랜드의 리버풀은 월드컵 스타였던 엘-하지 디우프를 1000만 파운드에 영입합니다. 03/04시즌이 끝나고 더블을 차지했던 독일의 브레멘은 미로슬라프 클로제를 500만 유로에 영입합니다. 그것도 은행에서 돈 빌려서요. 매출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슈투트가르트와 나폴리의 넷 스펜딩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겠죠. 하노버가 슈투트가르트로부터 임대했던 엘손을 완전영입할 50만 유로가 없다고 그냥 달라고 징징거렸던 게 불과 몇 년 전이기도 하고요. 여기에 더해서 꽤 많은 클럽들이 구장을 근 몇년 새에 신축하거나 개보수했습니다. 함부르크, 샬케, 브레멘 등이 구장 때문에 부채로 고생하고 있는 팀이고요.



8. 분데스리가는 용병을 많이 쓰지 않는다.

분데스리가는 프랑스, 러시아, 스페인보다 외국인이 많습니다. 스위스-브라질-오스트리아-일본-스페인 순으로 많이 뛰고 있고 두자릿수 이상의 선수가 뛰고 있는 국가만 해도 8곳이나 됩니다. 용병을 안 쓰는 게 아니라 필요한 자리에 쓰고 자국 유망주를 잘 키워내는 거죠.



9. 독일의 컵대회는 포칼컵이다.

이건 되게 여러번 나오는 거지만. 독일축구협회 컵이기 때문에 DFB-포칼이 원 명칭이고, 포칼컵은 컵컵이라는 소리와 같습니다.



10. RB 라이프치히는 레드불 라이프치히다.

리그 규정 때문에 레드불을 못 쓰게 했기 때문에 RB는 RedBull이 아니라 RasenBallsport, 잔디밭에서 하는 공놀이, 그러니까 축구를 의미합니다. 라이프치히 축구클럽이란 소리죠. 물론 이걸 아는 사람들도 어감 때문에 레드불이라고 많이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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