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은 분데스리가나 라리가와는 경기 스타일이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공격전개시에 2대1 패스나 협업 플레이가 좀 많이 부족한 대신에 롱패스나 드리블 등
개인전술로 전진한 다음 박스 앞에서부터 부분전술로 썰어들어가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죠.
이때 수비 측 선수들이 터프하게 차징을 해오는 경우가 많고 심판은 이에 굉장히 관대합니다.
그런데 외질은 롱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는 타입의 선수도 아니고
드리블로 몇 야드씩 공격 라인을 끌어올리는 스타일의 선수도 아닙니다.
근접한 주변 동료와의 협업 플레이를 통해 밑선에서 전진하는 경우가 많았죠.
대표팀이나 마드리드에서의 콤비네이션 상황을 예로들어 보겠습니다.
뮐러가 외질에게 공을 주고 사이드로 들어갑니다.
그때 수비가 뮐러에게 시선을 빼앗기면 외질은 빈공간으로 직접 드리블해서 전진하고
수비가 여전히 외질의 앞을 막고 있다면 뮐러 쪽으로 2대1 전진패스를 줍니다.
레알에서는 디마리아가 드리블로 수비를 모은 상태에서 외질에게 볼을 돌려주면 외질이 쉽게 공간을 확보 할 수 있었고
벤제마가 아랫선까지 내려와서 외질과 볼을 주고 받으면서 전진을 도와줬습니다.
반면 아스날에서는 페넌트레이션 상황에서나 협업 플레이가 수행되지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는 상대적으로 미진합니다.
볼을 받은 사람 주위 선수는 상당히 정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볼을 받은 선수가 주도적으로 공을 전진시켜야만 하죠.
게다가 박스 근처로 공을 끌어올렸을 때도 문제인 것이 바이탈존에서 2대1 패스 같은 부분전술을 활용할 때
기점이 되는 선수에게 수비가 강하게 차징을 하는데 이 때문에 정확성이 많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외질은 몸싸움이 강한 선수가 아니라 이때 부정확한 플레이가 많아졌습니다.
몸싸움 과정에 패스가 흔들리거나 수비 차징을 피하고자 지나치게 빠르게 볼을 처리하게 되어 패스 미스가 종종 나옵니다.
제 추측으로는 경기를 보지는 않았어도 카가와도 비슷한 이유로 고전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요즈음 축구를 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됩니다.
축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축구 지능이라는 약간은 과대 평가 되기 쉽고 계량하기 힘든 능력에 축구 본연의 것을 놓치고 있었던게 아닌지 고민하게 됩니다.
축구는 굉장히 전술적이고 복잡한 경기임에는 분명하지만 어디까지나 몸으로 하는 스포츠입니다.
힘과 스피드, 그리고 유연성 같은 신체적인 덕목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발로 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볼을 다루는 기술이 바탕이 되어야만 다양한 상황에서 균일한 활약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얼마 전 페다고지스트님이 엠레 잔과 유망주에 대해 하신 말씀과 일맥상통하는 얘기가 되겠죠.
제가 보기에는 외질 보다는 유연성과 민첩성이 좋은 막스 마이어가 EPL 에 어울리는 유형의 선수가 아닌가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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