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이에 대해 글을 안올리셔서 저라도....
현재 시점에서는 그 어떤 팀도 스페인을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기에 이번 컨페드컵의 결승에서 스페인-브라질이라는 빅게임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사실은 거의 당연하다고 생각했죠.)
이 세계 최고의 팀을 다름 아닌 언제나 무시되는(?) 미국이 깼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 합니다. 이런 것이 사실 축구의 매력이긴 합니다만.
한국 뉴스를 보니 스페인이 미국을 우습게 보고 방심해서 수비를 허술하게 했기때문에 졌다고들 써놨는데 이 기자들이야 말로 미국을 우습게 보고 있는 것 같군요. 어제 미국이 이길 수 있었던 것은 그야말로 잘 짜여진 전술과 팀정신 덕분이었는데 말이죠.
경기 시작 후 전반적인 주도를 해나간 것은 스페인이었습니다만 좋은 찬스를 만든 쪽은 미국이었습니다. 미국 선수들은 테크닉적이나 전술적인 면에서 스페인선수들에게 상대가 될 수는 없었습니다만 스피드와 피지컬한 면에서의 우세를 한껏 이용하더군요. 스페인을 깰 수 있는 축구가 스페인과는 정반대의 것이었다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스페인은 핸드볼 경기를 연상케하는 그야말로 반코트 게임을 시합 종료 전까지 했습니다만 페널티 에어이어를 촘촘하게 지키고 서있는 미국의 수비진을 뚫는데 실패했습니다. 스페인의 장기인 다양한 루트의 공격은 결국 작은 틈조차 허용하지 않은 미국에게 통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선수들 대부분이 매끈하지 못한 기술 밖에 구사하지는 못했습니다만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를 보이며 스페인의 공격력을 무력화시키더군요.
스페인 선수들은 전반적으로 좀 지쳐 있어 보였고 미국의 견고한 수비는 충분히 예상했던 것으로 보여집니다만 이전 상대였던 이라크나 남아공과는 달리 몇 안되는 찬스를 골로 연결시킨 미국의 공격력은 예상하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두번째 골은 단적인 예라고 봅니다.
만약 스페인에게 이니에스타가 있었다면 - 스페인이 세나가 없어서 졌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골을 성공시키지 못해 진 것이죠. - 상황이 좀 달라졌을 수도 있었으리라 봅니다만 그래도 스페인이 여전히 가장 좋은 팀이라는 것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저녁 남아공이 가능성은 없어 보이지만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 덕분이라도 브라질과 좋은 경기를 해주었으면 좋겠군요. 하지만 이틀 연속 이변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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