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해외든 국내든 공격진에는 보통 루메니게-뮐러-젤러를 놓습니다. 그런데 사실 젤러는 중앙이 본직이었다는 게 함정. 그래서 밸런스를 고려하려면 젤러를 미드필더로 내리거나 루메니게를 윙으로 보내고 뮐러와 젤러 투톱을 써야 합니다. 이들의 아성이 너무나도 대단해 언급되지 않는 공격수들이 푈러, 클린스만, 클로제니 공격수 뎁스도 참 좋습니다. 분데스리가 역대 득점 2, 3위인 피셔와 하인케스가 언급조차 안 됩니다.
2. 모든 포지션에서 그야말로 '빵빵한' 뎁스를 자랑하는 독일입니다만 약점이 하나 있으니 그게 바로 측면공격수, 특히 레프트윙입니다. 루메니게가 레프트윙으로 뛴 적도 있긴 합니다만 우측의 비중이 더 높았고, 좌측이 본직이면서 월드클래스라고 부를 만한 선수는 거의 없었습니다. 좌우를 구별해서 평가를 매겼던 1982년 여름까지 레프트윙으로 월드클래스를 받은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한스 새퍼, 하인케스, 하네스 뢰어, 지크프리트 헬트 등 IK에 그쳤었죠. 물론 헬무트 란이나 루메니게, 리트바르스키처럼 좌우를 번갈아가면서 뛴 선수들은 WK를 받기도 했습니다만 언제나 라이트윙으로 받았죠. 이후에는 3-5-2가 자리잡고 윙백의 시대가 왔고요.
3. 그에 반해 지나치게 호화로운 포지션은 골키퍼입니다. 이건 예전에 제가 글 올린 적도 있는데 틸코프스키, 마이어, 슈마허, 일그너, 쾨프케, 칸에 이르기까지 하나같이 당대 최고의 골키퍼로 거론되던 선수들입니다. 그리고 이에 못지 않은 게 바로 레프트백으로 슈넬링거, 브라이트너, 브레메는 워낙 유명하고 디츠나 브리겔도 어지간한 나라라면 베스트11에 충분히 뽑힐 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50년대라 거론되지 않지만 유스코비악도 있고요. 단순히 레전드의 수가 아니라 누구를 뽑아도 문제없을 탑플레이어들이라는 점에서 이쪽이야말로 진짜 박터지는 포지션이 아닌가 싶습니다. 보통 슈넬링거나 브레메를 넣고 브라이트너를 미드필더로 보내버리죠. 이쪽으로도 월드클래스라... 슈넬링거까지 센터백으로 넣고 브레메를 살리는 건 아무도 안 하더군요.
4. 센터백은 선택지는 다양한 거 같은데 막상 고르라고 하면 답이 뻔히 나오는 편입니다. 센터백에는 포지팔부터 빌리 슐츠, 볼프강 베버, 슈바르첸벡, 슈틸리케, 푀르스터와 아우겐탈러, 자머 등이 있긴 한데 베켄바우어의 존재 때문에 리베로들 잘려나가고, 요새는 인지도 때문인지 거의 위르겐 콜러로 통일되는 분위기. 재밌는 게 센터백 후보군이 레프트백 후보군들에게 밀릴 이유가 별로 없는데 국적 불문하고 포지션별 최고 뽑을 때는 레프트백 쪽이 좀 더 평가가 좋습니다. 아무래도 레프트백들이 센터백들에 비해 인지도가 좋은 편이라 그런 거 같습니다. 라이트백은 약간 경쟁이 널널한 편인데 보통 포크츠 vs 칼츠 붙어서 포크츠가 올라옵니다. 그외의 후보군으로는 회트게스라거나 우리 세대의 람이 있겠고요.
5. 미드필더들은 공미건 수미건 간에 취향에 따라 확 갈리는 편입니다. 보통 위의 공격진 3인방을 쓰기 위해 3미들을 돌리는데 브라이트너를 끌어당겨서 넣고, 마테우스를 고정시켜서 1자리가 빕니다. 이걸 공미를 넣느냐 수미를 넣느냐로 달라지고, 여기에 또 누구를 넣느냐가 달라지죠. 슈스터나 네처, 에펜베르크처럼 클럽에서는 대단했는데 국대에서는 너무 짧았던 선수들이 있는가 하면 오베라트, 그라보스키, 부흐발트, 해슬러, 묄러 등은 활약상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고, 본호프나 회네스처럼 그냥 커리어가 짧아서 넣기 애매한 선수들도 있죠. 여기에 프리츠 발터나 시마니악 같은 예전 선수들까지 추가시켜주면...
키커 랑리스테를 기준으로 포메이션별로 짜보면
3-5-2
칸 - 슐츠, 베켄바우어, 슈넬링거 - 포크츠, 시마니악, 젤러, 오베라트, 브라이트너 - 루메니게, 뮐러
3-4-3
칸 - 슐츠, 베켄바우어, 슈넬링거 - 포크츠, 시마니악, 젤러, 브라이트너 - 란, 뮐러, 루메니게
4-4-2
칸 - 포크츠, 슐츠, 베켄바우어, 슈넬링거 - 루메니게, 시마니악, 오베라트, 브라이트너 - 젤러, 뮐러
4-2-3-1
칸 - 포크츠, 슐츠, 베켄바우어, 슈넬링거 - 시마니악, 오베라트 - 란, 젤러, 루메니게 - 뮐러
4-3-3
칸- 포크츠, 슐츠, 베켄바우어, 슈넬링거 - 시마니악, 오베라트, 젤러 - 란, 뮐러, 루메니게
4-3-2-1
칸 - 포크츠, 슐츠, 베켄바우어, 슈넬링거 - 시마니악, 오베라트, 브라이트너 - 젤러, 네처 - 뮐러
4-3-1-2
칸 - 포크츠, 슐츠, 베켄바우어, 슈넬링거 - 시마니악, 오베라트, 브라이트너 - 젤러 - 루메니게, 뮐러
슈넬링거, 오베라트, 브라이트너, 젤러, 루메니게 이 5명이 멀티플레이어라서 어지간하면 똑같은 선수가 계속 나오네요. 덕분에 마테우스는...
칸 - 포크츠, 콜러, 베켄바우어, 슈넬링거 - 마테우스, 브라이트너, 오베라트 - 젤러 - 루메니게, 뮐러
이게 밸런스도 좋고 선수들 다 넣으면서 돌릴 수 있는 최적인 거 같네요. 프리츠 발터와 시마니악은 아깝긴 한데 저도 클럽 시절은 못 봤으니까 그냥 마테우스 넣었습니다. 슈스터는 실력으로는 브라이트너나 오베라트에게 밀릴 이유가 없는 선수지만 국대 경력이 너무 짧아서 애초부터 고려 안 했고요. 재미삼아 베켄바우어를 미드필더로 올려볼까 했는데 가뜩이나 미드필더도 포화라서 뭐...
칸 - 자머, 베켄바우어, 슈넬링거 - 마테우스, 슈스터, 브라이트너, 브레메 - 네처 - 란, 뮐러, 루메니게
발롱도르 포디움으로 채워본 변태적인 라인업입니다. 마테우스가 소싯적에 우측 미드필더로 뛰기도 했었고, 슈스터와 브라이트너의 테크닉이면 모드리치-크로스처럼 못할 이유가 없고... 수비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어떻게든 되겠죠. 여기에 못 들어간 포디움은 클린스만(2위), 노이어(3위), 젤러(3위)입니다.
이렇게 보니까 람도 그렇고 슈바이니도 그렇고 역대 베스트11 올라가려면 트레블이든 국대 복귀해서 유로 우승이든 추가로 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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