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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체스카와의 경기에 대해선 위의 링크에서 대략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이번엔 몇개의 스크린샷과 움짤을 통해 강점과 문제점을 다뤄볼까 합니다.
구스타보가 후방에서 볼을 잡는 동안 두명의 플레이메이커인 크루제와 드락슬러가 양쪽으로 넓게 벌리며 전방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번 경기에서 크루제와 드락슬러의 포지션은 상당히 유동적이었습니다. 두 선수 모두 한쪽면에 몰림으로써 해당 측면에서 숫적인 우위를 가져가기도 하였고, 위의 장면처럼 양쪽으로 넓게 벌리는 형태를 취하기도 하였죠. 후자의 경우는 한쪽면에서 반대쪽 면으로 길게 사이드체인지를 하고 반대편에서 공격을 이어가는걸 염두에 둔 공간배치입니다.
이 경기에서 두 명의 플레이메이커 중 좀 더 후방에서 플레이를 펼친 선수는 막스 크루제입니다. 간간히 구스타보가 전진할 때에 후방을 커버하는데에 있어서 드락슬러보단 크루제가 밑선으로 내려오는 빈도가 높았죠(그렇다고 드락슬러는 전방에만 박혀있던 것은 아닙니다. 빈도차이일 뿐, 드락슬러도 후방에서의 볼전개에 관여하는 장면이 적지 않았음.). 크루제는 후방으로 내려와서 저렇게 양측면으로 길게 전개를 합니다.
크루제가 단순히 후방에만 머물던 것은 아닙니다. 이 경기에서 크루제는 종적인 활동반경 뿐만 아니라, 횡적으로도 상당히 넓은 활동반경을 보여주었죠. 드락슬러가 비교적 패널티박스 앞선에서의 공격전개를 노렸다면 크루제는 보다 양측면으로 침투하여 직접적인 찬스를 만들어내려 하였습니다. 지난 잉골슈타트 전에서 드락슬러에게서 다소 아쉬웠던 부분을 크루제가 완벽하게 채워주었죠.(밑의 장면은 벤트너가 헤딩하지 않았다면 로드리게스가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던 상황이었죠..ㅜㅜ 이 경기에서 벤트너는 이런 불협화음을 몇번 보여주었습니다.)
크루제가 횡적, 종적으로 공격전개에 관여하였다면 드락슬러는 보다 직접적으로 패널티박스 앞선에서 찬스를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 경기에서 드락슬러는 KDB에 비해서도 상당히 안정적인 볼소유능력과 패스를 보여주었는데, 5개의 키패스와 93%의 패스성공률을 기록하였죠. KDB가 패널티박스 앞선에서 눈에 띄게 불안정한 모습을 보여주던 것과 차이가 나는 모습이었습니다. 아직 KDB의 활약도를 따라가기엔 드락슬러가 부족한 부분이 있고 이는 지난 잉골슈타트전에서 드러났지만, 그럼에도 KDB보다 나은 옵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보여주었죠.
이 장면에선 다소간 KDB의 냄새가 나는 플레이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드락슬러는 단테로부터 패스를 받기 이전부터 횡적으로 빠지는 동작을 하였고, 그 사이에 쉬얼레가 종적으로 침투하는 동작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전 KDB와 쉬얼레 간엔 저런 횡적인 침투와 종적인 침투의 조합이 꽤 자주 나왔던 편인데, 이 장면에선 비록 좋은 찬스로 이어지진 못했지만, 좋은 시도였다고 봅니다.
결국 드락슬러의 득점 장면은 쉬얼레(종적인 침투)-크루제(횡적인 침투)-드락슬러(패널티박스 앞에서의 공격전개) 간의 3자 플레이가 빛을 발한 장면입니다. 왼쪽 측면에 있던 쉬얼레는 드락슬러에게 패스를 주면서 패널티박스 쪽으로 침투하였고 그 덕분에 크루제가 왼쪽에서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볼을 잡은 드락슬러는 중거리슛을 때리려는 척 패인트모션을 하면서 왼쪽에서 공간을 확보한 크루제에게 패스를 주었고 크루제는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려 다시 드락슬러가 헤딩을 때리게 되었죠.
드락슬러->크루제->드락슬러->크루제->(볼을 잃음)->로드리게스->쉬얼레->크루제로 이어지는 장면입니다. 볼터치가 유려한 드락슬러와 크루제 간의 2:1패스플레이가 빛을 발한 장면이네요.
크루제->쉬얼레->드락슬러->크루제 장면으로 이어지는 역습 장면.. 크루제와 드락슬러는 이번 경기에선 좋은 호흡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나온 이중 플레이메이커 시스템은 장점만 보였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제 눈으로 볼 때엔 약점이 존재하였고, CSKA는 이 약점을 공략하지 못하여 큰 문제가 되지 못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비상황에서 포백 앞선에 위치한 상대 선수를 견제하지 않는 장면이 적지 않았던 것이죠.
상대 선수가 견제 없이 볼을 잡게 되는 상황이 나타나게 되자, 구스타보는 양손을 벌린 채 '이게 뭐냐'는 제스처를 취합니다.
이 장면에서 두 명의 플레이메이커가 후방으로 빠르게 내려와 커버를 하지 않자, 디터 헤킹 감독이 빠르게 내려오라고 소리를 칩니다.
결국 견제를 받지 않는 상대 선수를 커버하기 위해 나우두가 수비라인을 깨고 무리하게 전진하여 커버하는 상황까지 나오게 됩니다.
이 경기에선 이런 약점 때문에 직접적인 위협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상대팀의 실력문제 때문일수도 있고, 아직 이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일수도 있죠(새로운 시스템의 첫 희생양이니깐요.). 하지만, 앞으로 볼프스부르크가 상대할 팀들은 이 경기를 보고서 현재 시스템이 지닌 이 약점을 집요하게 노릴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그 때에도 이 시스템이 내구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죠.
크루제와 드락슬러가 공격만 하느라 전진만 해서 저런 약점이 드러난 것은 아닙니다. 두 선수 모두 수비상황에서 밑선으로 깊숙하게 내려와 수비에 미드필더 라인을 형성하였죠. 그럼에도 부주의 혹은 수비조직력의 문제로 인하여 상대의 지공상황에서 상대 선수 한 명이 견제를 받지 않고 남아있는 장면이 여러 차례 등장하였고 이 부분은 반드시 보완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이런 수비적 약점이 존재함에도 앞서서 이야기한 공격면에서의 강점이 너무나 매력적인 시스템이기에 이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길 바랍니다. 이 시스템이 자리를 잡기까진 4-2-3-1과 병행하며 수비적인 조직력을 향상시킬 시간을 가지는게 필요해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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