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제의 은퇴를 보며 개인적으로 10개의 골을 뽑아봤습니다. 위의 영상은 클로제의 71골을 모두 모은 건데 중간중간 재생시키면서 보시면 편할 겁니다. 69호골부터는 영상에 딸려있는 링크 누르시면 됩니다.
1. 2001. 03. 24 월드컵 지역예선 vs 알바니아(2:1) 1호골
73분 교체투입된 클로제는 혼전 끝에 흘러나온 공을 앞으로 넘어지면서 머리로 톡 넣어 A매치 첫 골을 기록합니다. A매치 데뷔전이었고, 88분에 터진 결승골이었습니다. 덤블링 세레모니 전설의 시작.
2. 2002. 02. 13 친선경기 vs 이스라엘(4:1) 5호골
알바니아전과 그리스전에서 연달아 결승골을 터트리며 주목을 받긴 했지만 월드컵 예선 동안 클로제는 계속 후반 조커로 기용되었습니다. 그러다 처음으로 선발출장한 이스라엘전에서 후반에만 3골을 넣으며 국가대표 첫 해트트릭을 달성했고 이후 독일의 주포로 자리매김합니다. 5호골은 이날 해트트릭을 완성한 골입니다.
3. 2002. 06. 01 월드컵 E조 vs 사우디 아라비아(1:0) 9호골
대망의 월드컵 첫 경기에서 뽑아올린 첫 골. 해트트릭을 완성했고 영상에 자주 등장하는 11호골을 선정할까 했으나 그래도 월드컵 첫 골이라는 의미에서 9호골을 뽑았습니다.
4. 2006. 3. 22 친선경기 vs 미국(3:0) 21호골
클로제의 국가대표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오랜 골침묵을 끝낸 경기. 462일만의 A매치 득점이었고, 7경기 동안의 무득점 행진을 끝낸 골입니다. 클로제가 2001년 A매치에 데뷔한 이래 유일하게 골을 못 넣은 해가 2005년입니다.
5. 2006. 06. 30 월드컵 8강 vs 아르헨티나(1:1) 29호골
다이빙 헤딩골이라 골장면도 멋있고, 8강에서 넣은 동점골이기에 그 의미도 대단했죠. 이 골 덕분에 독일은 4강에 진출할 수 있었으니까요. 클로제 개인으로서도 국제대회 토너먼트에서 넣은 첫 골이며 이 골로 득점왕을 차지했습니다.
6. 2008. 09. 10 월드컵 지역예선 vs 핀란드(3:3) 44호골
유로2008 준우승과 월드컵 지역예선 무패라는 기록 덕분에 잊혀졌지만 이 당시 독일의 경기력은 들쭉날쭉 했었는데 정말 망신당할 뻔했던 경기입니다. 핀란드는 독일을 상대로 3번이나 리드를 잡았으나 클로제는 83분 3번째 동점골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경기를 무승부로 만들었습니다. 함부르크의 전설 우베 젤러를 제친 경기이기도 합니다.
7. 2009. 10. 10 월드컵 지역예선 vs 러시아(1:0) 48호골
클로제의 골로 독일은 러시아 원정을 1:0 승리로 장식하고 월드컵 본선 직행을 확정짓습니다. 이 골로 클로제는 90년 우승의 주역인 루디 푈러와 위르겐 클린스만을 제치고 역대 득점 단독 2위가 됩니다.
8. 2010. 06. 27 월드컵 16강 vs 잉글랜드(1:0) 50호골
수비수를 따돌리고 노이어의 긴 골킥을 슬라이딩으로 밀어넣는, 수비라인의 뒷공간을 파고든다는 게 어떤 건지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골이었습니다. 독일은 잉글랜드에게 굴욕을 선사했고, 잉글랜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오심에 의한 패배라는 정신승리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골로 게르트 뮐러 이후 처음으로 50골 고지에 오른 독일 선수가 됩니다. 물론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설마 뮐러를 넘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죠.
9. 2014. 06. 06 친선경기 vs 아르메니아(4:1) 69호골
드디어 게르트 뮐러를 뛰어넘는 순간. 본인을 마크하던 센터백의 뒤를 노려 잽싸게 달려가 다이빙 헤딩골을 기록합니다. 정말 클로제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골이죠. 브레멘에서의 전성기 이후 바이언에서의 부진으로 방황하던 클로제가 고메스라는 대형 스트라이커를 제치고 살아남아 게르트 뮐러의 기록을 넘어서게 될 거라고 과연 몇이나 상상했을까요.
10. 2014. 07. 08 4강 vs 브라질(2:0) 71호골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월드컵 최다득점 신기록이자 그의 마지막 골. 이 골은 브라질의 운명이 끝났음을 선언하는 엄청한 골이었습니다. 여기서부터 브라질 선수들의 정신력은 무너졌고, 미네이라조가 만들어졌습니다. 비록 결승전에서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이 골 역시 역사에 길이길이 회자될 업적이죠. 덤으로 이 골을 보면서 이번에야말로 독일이 우승하고 클로제에게 Weltmeister란 칭호가 붙길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리고 해피엔딩이 됐네요.
클로제에게 그동안 고마웠다고 하고 싶습니다. 라치오에서 은퇴할 생각인 거 같던데, 나중에 브레멘으로 돌아올리는 없겠지만 저를 브레멘 팬으로 만들어준 건 클로제의 영향이 지대했기에 앞으로도 잊을 수 없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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