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후반기 직후 "볼프스부르크는 디에구의 공백이 존재한다. 후반기 리그를 2패로 시작한 볼프스부르크의 새로운 과제는, 디에구의 공백을 어떻게 메꾸느냐다."
라는 식의 글을 하나 적었었습니다.
근데, 제가 생각 한 것과 달리 헤킹 감독이 빠르게 이를 해결했기에 이 글을 적습니다.
아마, 제가 쓴 글과 연계하셔서 읽고 pedagogist 님의 글도 읽으시면 많은 부분에서 볼프스부르크를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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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메도예비치 -> 트래쉬 = 전진할 수 있을 구스타보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부분이지만, 구스타보를 얌전히 수비만 하는 선수로 묶어놓은 것은 저 선수의 기량을 모두 발휘할 수 없는 매우 아까운 일입니다.
(저는 구스타보가 패스가 부족해서 바이에른 뮌헨에서 펩에게 선택받지 못했다는 의견에 공감이 가지 않는 사람입니다.)
전반기의 메도예비치 - 구스타보 - 디에구의 조합에 대한 이야기는 pedagogist님도 자주 언급을 하신거고, 분데스매니아에서 자주 이뤄진 이야기니까 이 글에서 담진 않겠습니다.
짧게 요약하면 메도예비치의 장점은 디에구가 살리고, 메도예비치의 단점은 구스타보가 살리는 것으로 메도예비치라는 선수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조합이었는데
디에구가 ATM으로 떠나면서 메도예비치에게 큰 문제점이 생겼습니다. 디에구가 가졌던 "2선에서의 볼소유능력" 부분이, 메도예비치라는 선수는 할 수 가 없었던 거거든요.
이 점이 가장 크게 드러난 경기는 다름 아닌 하노버 전입니다. 디에구라는 선수가 그 경기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KDB와의 거리와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 메도예비치와의 거리는 멀어졌었고, 메도예비치는 이 경기 최악의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샬케04 전 이후 메도예비치가 부상으로 잠시 이탈한 마인츠 전에서, 분데스리가 경기 140회를 넘긴 26세의 미드필더가 다시 뛰게 됩니다. 트래쉬죠.
사실, 저도 트래쉬가 딱히 좋은 선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는 이미 자신의 한계점이 드러난 선수고,
오죽했으면 볼프스부르크의 첫시즌에서의 활약을 보고 슈투트가르트 입장에서 "잘 팔았다" 소리가 나올 정도였을까요.
하지만 트래쉬는 메도예비치보다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고, 수비 또한 견고했습니다.
트래쉬는 양쪽 풀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볼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의 기질 하나만으로 국가대표에 발탁될 정도의 선수이기도 했구요.
구스타보 - 트래쉬의 조합은 그 이전의 구스타보 - 메도예비치의 조합보다 더 유기적인 역할 교류가 가능했고, 이에 따라 구스타보가 더 공격적으로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구스타보 - 트래쉬의 조합은 트래쉬가 뭘 어떻게 하냐에 따라 그 위력이 결정되는 것이 아닌, 구스타보가 뭘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위력이 결정됩니다.
(저는 이걸 "두 미드필더 중에서 누가 갑이고, 누가 을이냐고 표현합니다만.)
그리고, 이게 올바른 흐름이었습니다. 구스타보 - 메도예비치는 그러지 못했거든요.
이걸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경기가 바로 지난 21R의 vs 헤르타베를린 전이었습니다. 메도예비치는 가벼운 부상으로 단지 2경기만을 결장했을 뿐이지만, 그 2경기가 메도예비치의 앞으로의 후반기 출장에 먹구름을 끼게했습니다.
볼프스부르크는 메도예비치의 부상이 전화위복이 된 케이스 입니다. 메도예비치 개인에게는 뭐 슬픈 일이지만.
다만, 헤킹감독이 메도예비치를 좀 더 믿고 신용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아직 메도예비치에게 기회는 있습니다.
#2 디에구 -> 아놀트 = 볼소유는 적지만 역할은 다르지 않다.
디에구가 없어진 이후 가장 눈에 띄게 활약이 상승한 것은 아놀트입니다. 다만, 이 부분은 pedagogist님도 자주 언급해주신 문제라서 딱히 길게 적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아놀트는 "중거리슛에 강하며" "전방 침투가 뛰어난" 것은 눈에 띄기도 쉽고, 득점을 올리기에도 쉽지만.
현재 아놀트가 맡는 역할은 디에구가 있을 적보다 득점부분에서 크게 두드러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아놀트의 놓치기 쉬운 훌륭한 움직임들을, GIF와 제 해석을 통해 남기고자 합니다.
(죄송합니다. 움짤 만드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버려서, 그냥 하나만 올립니다.)
#3 볼 소유가 적은 아놀트 -> 데 브뤼네의 더 많은 볼터치
아놀트의 특징은 "적은 볼터치" 입니다.
이 점을 "특징"이라고 하는 이유는 이것은 어느 정도 장점을 가짐과 동시에 단점 또한 가지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아놀트는 "볼터치가 적기에" 쉽게 공을 뺏기지도 않으며, 빠른 공격전개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골대를 등지고 패스를 받아도 문제가 없지만
아놀트는 "볼터치가 적기에" 2선에서의 볼소유를 주도할 수 없고, 상대 진영에서의 볼점유율에 직접 관여하기 힘들며, 골대를 마주보고 패스를 받았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의 폭이 좁습니다.(중거리 슈팅 하나는 끝내주긴하다만요)
공을 "유지"만 할 뿐, 이를 스스로가 공격적으로 나아가게 만들기 힘들다는 말입니다.
아놀트의 이러한 부분을 커버하는 것이 바로 KDB입니다.
이것은 디에구 - 아놀트 간의 전반기 조합에서 아놀트 - KDB 조합으로 넘어가며, 포지션은 AM-RW으로 동일하나, RW에게 집중된 볼소유권을 AM에게 넘기되, 2선에서의 공격력은 AM에게, 볼전개 부분은 RW에게 유지하는
단순하게 말하면 "역할의 교환은 없되, 볼소유권의 교환은 있었다." 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좀 더 많은 볼소유권을 가지게된 AM은 무리하여 최전방으로 나아갈 필요가 없게 되었으며, 공격에서의 좀 더 시간과 여유를 가지고 플레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간과 여유"라는 것은 선수의 "창의성"과 직결되는 가장 큰 요인입니다. "시간과 2선 볼소유" 없이 "창의성"이 나오는 경우는 매우 한정적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KDB(케빈 데 브뤼네)는 아놀트보다 좀 더 창의적이며, 좀 더 많은 공격 옵션을 보유한 선수입니다. 쓰루패스, 중거리, 드리블. 대부분의 2선 공격 옵션을 모두 들고 있는 선수입니다.(전방 침투 부분은 아직 좀 더 봐야겠지만요)
이것이 드러난 경기아 DFB컵 vs 호펜하임 전입니다. 이 경기에서 케빈 데 브뤼네의 창의적 공격들이 아주 빛을 발했어요.
#4 올리치 -> 도스트 = 좀 더 여유로워진 왼쪽 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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