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글의 내용을 정리하면
통계로 봤을 때, 도르트문트는 속공과 압박을 동시에 하며, 공수전환의 순간에 중점을 둔 축구를 한다.
이러한 축구의 핵심은 공격과 수비에 있어 수적우위를 점하는 것에 그 목표가 있으며
큰 활동량 소모가 동반된다.
이를 "게겐프레싱" 혹은 도르트문트의 특수성을 가진 축구라는 의미에서
" 벌떼 축구"라 하자.
입니다.
그러면 좀 더 심층적으로 나아가, 도르트문트가 벌떼축구를 구사하기 위해 갖춰야할 필요한 조건들을 알아봅시다. 또한, 약점도요.
활동량은 필수이니, 별도의 언급을 하지않겠습니다.
1. 현대식 리베로 - 마츠 훔멜스'
개인적으로 다른 팀들의 경기를 볼 때, 자주 보게되는 라인은 미드필더 라인입니다. 그리고 이 라인이 얼마만큼의 거리로, 얼마만큼 전진해있으며, 서로의 위치는 수직한가, 수평한가(플릿한가)를 보게됩니다. 대부분은요.
이 라인을 보지 않는 팀이 두 팀있습니다. 하나는 바이에른 뮌헨이고, 둘째는 도르트문트 입니다.
샬케04의 경우, 노이슈테터와 존스의 거리를 보게되고, 함부르크의 경우 바델리와 타가 얼마나 수직하게 떨어져있는가, 바델리와 아슬란이 얼마나 전진해있는가, 볼프스부르크의 경우 구스타보와 메도예비치 중에 누가 앞에 있는가, 묀헨글라드바흐의 경우는 누가 자리를 어느 방향으로 어째서 이탈했는가, 레버쿠젠은 벤더와 카스트로가 얼마나 수평거리로 떨어져 있는가. 헤르타 베를린은 호소가이와 치게르치의 사이에 로니가 있느냐 없으냐. 마인츠의 경우에는 소토를 어느 방향으로 밀어냈느냐(...), 브레멘의 경우 바그프리데와 헌트의 거리가 얼마나 빨리 멀어지는가(...) 어째 뒤로 갈 수 록 막ㅈ....
이는 제가 흔히 3선이라고 표현하는 부분이 어떻게 형성되느냐를 보는 건데, 3선의 중요성은 단순하게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3선의 튼튼함은 2선에서 공을 받는 선수가 골대를 등지고 패스를 받느냐, 골대를 마주보고 패스를 받느냐를 결정한다."
이건 특히나 묀헨글라드바흐 경기를 보면 압니다. 3선이 튼튼하면 하파엘이 골대를 보고 패스를 받고, 3선이 무너지면 하파엘이 골대를 등지고 패스를 받거나 자연스럽게 고립이 됩니다.
자, 그러면 왜 도르트문트는 미드필더 배치를 보지 않느냐.
바로 훔멜스 때문입니다.
사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전 훔멜스의 수비적 능력이 그렇게 톱클래스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수도 많이하며, 발도 딱히 빠른 편이 아니며, 무엇보다 마음이 여려서 한번 큰 실수를 하면 그 다음 순간부터 실수가 계속 나오는 타입입니다. 그래서 경기 초반에 큰 실수를 하면 경기 내내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많아요.
하지만 훔멜스의 가치는 수비에 있는게 아니라 이 선수가 있기에 도르트문트 미드필더는 좀 더 전진해있을 수 있습니다. 바로 볼키핑과 패스 능력입니다.
이것은 과거 바르셀로나의 피케의 역할과 비슷합니다. "볼을 잡고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수비수" 는 유럽을 통틀어도 그렇게 많은 편이 아닙니다. 바이에른 뮌헨의 두 수비수를 볼 때도 관심은 "이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고, 많은 부분 필립 람의 도움을 받습니다. 하지만 이런 면에서, 훔멜스는 일종의 보증수표입니다.
이것은 도르트문트가 "벌떼축구"를 하는 것에 큰 도움을 줍니다. 형식상의 6번 미드필더, 벤더는 훔멜스 덕분에 3선을 안정화하기 위해 본래의 위치에서 내려올 필요가 없이 공격전개에 더 도움을 줄 수 있고, 도르트문트는 여기서 상대적으로 1명의 수적우위를 더 가져갈 수 있습니다.
이것이 훔멜스가, 공격 3선을 구축가능한 "현대형 리베로"의 전술적가치입니다.
훔멜스가 있음으로서, 도르트문트는 벌떼축구로 인해 손해보는 활동량의 상당부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2. 클롭의 기묘한 풀백
현대축구의 풀백은 가장 고통 받는 포지션입니다.
요즘 한국 해설을 들으면 자주 듣는 이야기인데, "저 풀백은 공격가담을 자주 하기에, 저 풀백의 뒷공간을 노려야합니다." 하는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저는 저 멘트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풀백의 공격가담은 너무나 당연한 차원으로 접어들어, 너무나 당연하며, 서서히 클래식 윙어, 개인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주력으로하는 선수들은 어느 센가 사라져버렸습니다. 소수가 주도하는 뻔한 역습을 막는 일은 어느 정도 센터백의 영역으로 넘어가버렸습니다.
그럼에도 풀백은 "백"이기에 어느 수준의 수비력을 갖춰야합니다. 그러면서 기본덕목으로 자리잡은 공격력도 따지게 되었고, 이 두 역할을 온전히 하기 위한 체력적 기반이 갖춰져야합니다. 현대 축구는 풀백에게 거의 완벽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완벽한 풀백이었던 뮌헨의 필립 람이 미드필드를 지배하는 걸 보면 어찌보면 참 당연합니다.
그래서 요즘 풀백들은 정상급 풀백과 평범한 수준의 풀백의 격차가 다른 포지션보다 더 심합니다. 완벽에서 하나라도 부족하면, 그 평가는 마구 깎여나가기 때문입니다.
다만, 도르트문트의 풀백은 그래도 다른 팀들의 풀백보다 좀 편한 면이 있습니다.
도르트문트는 리그 내 최다 슈팅 수의 팀이며, 보통 표현하기를 "슈팅을 아끼지 않는 적극적인 팀"이라고 표현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2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슈팅은 그것이 골로 연결이 되건 되지않건, 그 자체만으로서 상대 역습을 억제합니다.
축구에서 가장 슈팅 대비 골의 효율이 좋은 골은 역습이고, 역습 중에 가장 효율 좋은 역습은 재역습입니다.
도르트문트는 소수가 아닌 다수가 참여하는 속공을 하기에, 뒷공간의 선수밀도가 치명적으로 옅을 때가 많습니다. 이 허를 찔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그들은 속공을 반드시 슈팅으로 만듭니다. 속공이 실패했다하는 순간에도 그들은 슈팅을 함으로써, 풀백이 자신들의 공간으로 갈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줍니다. 그러니, 설령 도르트문트 선수들의 터무니 없는 슈팅이 나오더라도 그것은 의미가 없는 슈팅이 아니라, 수비적 의미에서의 슈팅에 가깝습니다.
2. 그 슈팅을 키퍼가 잡아 공격권이 상대에게 넘어가더라도 도르트문트에게는 큰 상관이 없습니다. 그들은 볼을 뺏는 것에 누구보다 자신이 있는 팀이거든요.
이러한 "슈팅을 아끼지 않는 풍조"는 자신의 공간을 뒤로 두고 앞으로 달려온 풀백에게 좀 더 쾌적한 환경입니다.
하지만 도르트문트 풀백에게는 필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자신이 도울 선수의 선택입니다.
도르트문트는 기본적으로 다수에 의한 속공을 하는 팀이고, 이러한 다수의 속공이 소수의 속공보다 가지는 장점은 "공격의 좌우폭이 좁아지지 않는다 "입니다.
공격의 좌우폭이 좁아지지 않음은 마찬가지로 상대의 좌우폭 또한 좁아지지 않음을 의미하고, 이는 최전방의 선수들보다 뒷선에 있는 선수들의 침투 공간이 무수히 많음을 의미합니다.
도르트문트의 풀백들은 최전방의 선수들이 만들어준 무수한 침투공간들 중에서 선택해야합니다. 좁게는, 자신이 자신의 윙을 도울 것인가, 10번 미드필더를 도울 것인가, 그냥 골문 앞으로 달려갈 것인가를 선택해야합니다.
이는 다른 팀들의 풀백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도르트문트의 풀백 "의 특수한 역할입니다. 다른 풀백들이 자신의 앞에 위치하는 윙과의 공간 호흡만을 고려할때, 이들은 최전방 인원 모두와의 공간 호흡을 고려해야합니다.
이 부분에서 도르트문트 축구의 가장 재밌는 장면이 자주 연출됩니다.
레반도프스키 옆에 있는 슈멜쳐, 로이스의 뒷공간을 거쳐 침투하는 그로스크로이츠, 상대 수비가 골키퍼 포함 3명 뿐인데 페널티박스 안에 도르트문트 선수가 4명 정도있는, 다른 팀들의 경기에서는 볼 수 없는 포지션 파괴의 현장이 펼쳐집니다.
개인적으로 도르트문트 축구가 가장 재밌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골을 넣고 세레모니를 하는데, 상대 수비수보다 도르트문트 선수들이 더 많을 때의 멜랑꼴리함은 타팀팬 입장에서 쓰나미가 한번 쓸고간 정도의 쇼크입니다.
이러한 특수한 풀백의 역할은 보통의 풀백의 움직임과는 확연히 달라, 도르트문트 축구에 특수성을 더합니다. 물론, 이것에 대한 부작용도 있지만, 나중에 몰아서 설명하기로 하죠.
3. 마의 시간대를 견뎌라. 로이스와 레반도프스키.
골닷컴의 김현민 기자님께서도 언급하신겁니다. 도르트문트에게는 "마의 시간대 "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이 시간대에 도르트문트는 유독 많은 실점과 적은 득점을 기록합니다.
대충 25분부터 70분 정도까지, 약 45분 정도의 시간인데
이것의 이유는 단순합니다.
도르트문트의 호성적으로, 그들은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벌떼축구는 활동량의 저조한 효율은 매우 극심한 치명적 요소로, 그들의 오랜만의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따끔한 상처로 남았습니다.
이러한 활동량의 효율을 올리기 위해, 그들은 새로운 축구를 짜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축구를 on/off를 함으로써 그들의 축구 타입을 2개로 혼용하기 시작했습니다.
1. 기존의 벌떼축구
2. 시간을 소모시키는 축구
이 2에 대한 축구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데, 일단 이 2번째 축구의 첫번째는 시간의 소모입니다. 이 축구 과정에서, 그들은 라인을 내리고 많은 인원이 압박을 가하지 않으며 풀백들도 공격에 소극적입니다.
물론, 어떤 전술이던간에 공격과 수비 둘 중 하나만을 고려하여 전술을 짠다는 것은 말이 안됩니다. 활동량 소모를 자제하기 위한 수비전술이라 할 지라도, 그 전술에 공격을 위한 무기는 갖쳐줘야합니다.
그래서 빛을 보는 것이 로이스와 레반도프스키입니다.
이 두 선수는 볼키핑와 다수를 상대함에 있어 매우 훌륭한 능력을 보이며, 이러한 능력은 결과적으로 도르트문트의 체력을 보존하게 합니다. 또한, 이를 넘어 때때로 이 2의 축구에서 골을 넣어버리면...(망했어요)
이는 로이스의 "다수의 압박을 받아도 플레이의 질이 떨어지지 않는 " 개인적으로 "분데스리가 최고의 테크니컬 탱커 "라고 칭송해마지않는 능력과
레반도프스키의 넓은 활동폭과 볼터치를 이용한 측면으로 빠져 플레이하는 역할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부분에서 주요하게 됩니다.
이 둘은 "가장 벌때축구같지 않은 플레이로 벌때축구의 화룡점정을 찍어준 " 선수들로, 이 선수들이 있기에 도르트문트는 그들만의 벌떼축구와 소수의 공격만으로도 충분히 득점을 노릴 수 있는 수비축구를 공존시킴으로서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두 대회에서 모두 호성적을 챙겨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4. 그렇지만
사실, 위의 설명은 일부 선수만 대략적으로 설명한 것에 가깝지만, 어느 정도 핵심을 포함하고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러니, 더 이상의 선수 설명은 그만 적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글을 적다보니, 도르트문트 축구가 무슨 무적의 축구 전술과 불굴의 선수들로 갖춰진 세계 최강의 팀처럼 적어놓은 느낌입니다.
그들은 분명 유럽 최고 팀들 중 하나이며, 도르트문트에 관한 설명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장점들이 많이 부각되곤 합니다. 당연하죠. 최고의팀이니까. 하지만, 그들의 약점의 존재를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도르트문트는 활동량 말고도 몇 가지 약점을 가진 팀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은 매 경기마다 승리하지 못하구요.
하지만 글이 길어진 관계로, 도르트문트의 약점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 적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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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태블릿으로 적으려니 참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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