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이긴 것도 미래가 보이지 않는 승리라는 게 씁쓸하네요.
이번 4강으로 얻은 게 대체 무엇인가 따져봐도 딱히 떠오르는 게 없습니다.
사실 승리도 바르샤가 2-1로 앞선 45분만에 수아레즈 빼버리고 페드로 넣으면서 설렁설렁하더군요.
이후에 2골 넣었다고 그게 그렇게 대단한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바르샤는 이미 하프 타임에 감독이 수아레즈 대신 페드로 넣는 거 보고
적당히 버티다가 나가면 된다고 선수들도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아요 .뮌헨은 이미 5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었으니까 말이죠
합산 스코어로는 결국 내내 끌려다니다가 망한 경기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번 시즌 바이언은 크로스 대신 알론소를 데려왔죠.
그렇다는 건 미래를 바라보는 창창한 자원이 떠나고 30대 중반을 앞둔 즉시 전력감을 데려왔으니
어떻게든 이번 시즌에는 성적을 내야 한다는 뜻이나 다름 없습니다.
로벤 리베리 람 슈바이니 알론소의 경우 나이가 들어가서 다음 시즌에는 이제 다들 33~35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종의 마지노선과 같았던 게 이번 시즌인데 역시나 빅 이어 실패.
알론소만 해도 시즌 후반부터 폼 저하 심각하더군요 사비가 이렇게 순식간에 훅 갈 거라고 누가 예상했겠습니까.
선수가 나이 들어서 폼 떨어지는 거 정말 순간이거든요 바이언 선수들도 이제 하나 둘 그렇게 폼 떨어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하겠죠.
그렇다고 승리도 잃고 노장들로 뽕 뽑을 시기도 놓쳤지만 유망주라도 잘 정착시켰는가?
샤키리는 세리에로 떠났고 (펩 체제에서 못했다는데, 하인케스 시절만 해도 키커 평점 10위 안에도 들던 선수입니다)
독일 최고의 기대주로 데려온 괴체는 전혀 적응을 못하고 갈수록 못하고 있죠.
이 선수가 카가와같은 돌문형 역습 축구에 최적화된 타입도 아니고 테크니션에 슈팅도 좋은 선수건만
오로지 펩이 자기 축구는 공미가 없다라는 판단하에 뛸 자리를 주지 않으면서 이렇게 된 것이죠.
사실 이런 일이 과거에도 있었는데 안첼로티가 사키즘을 신봉하면서 오로지 4-4-2가 진리라 믿고
로베르토 바죠와의 이적 협상에서 스트라이커 밑에서 뛰게 해달라고 하자 거절을 해버린 일화가 있죠.
이후 바죠는 다른 팀에서 세컨 탑으로 뛰며 리그에서 22골을 넣었고
이후 뼈저리게 후회한 안첼로티는 포메이션을 상황에 맞게 유동적으로 가져가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펩도 좀 선수를 살려주는 유동적인 전술을 가져갔으면 좋겠는데 다음 시즌에도 그럴 거 같지 않아요.
이러다가 괴체마저 불만 뜨고 떠나서 다른 팀에서 공미로 잘 써주며 터지기라도 하면 또 배 아플 거 같고.
여하간 펩 체제의 바이언에서 딱히 미래가 안 보인다는 점이 정말 갑갑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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