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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이 지휘했던 팀과 현재 한화의 비교

Raute2014.10.26 21:07조회 수 4112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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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타고리안 승률은 논란이 좀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실제 기록과 상관관계가 꽤 높습니다. 갑자기 피타고리안 승률을 무시하는 놀라운 연승행진을 보이다가도 이듬해가 되면 푹 꺾이는 경우가 흔하죠. 대표적인 게 커크 깁슨이 이끌면서 엄청난 돌풍을 일으켰던 2011년의 애리조나죠. 당시 피타고리안 승률보다 무려 9승을 더 올리며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습니다만 이듬해에는 오히려 피타고리안 승률보다 4승 덜하면서 지구 3위에 그치고 맙니다.


요 피타고리안 승률도 구하는 법이 여러개가 있는데 무슨 득점과 실점에 2를 제곱하고 어쩌고 하는 게 세이버매트리션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빌 제임스가 고안한 방법이고, 이걸 개량한 게 1.83로 곱해주는 걸로 야구기록으로 유명한 베이스볼 레퍼런스에서 쓰는 방식입니다. 보다 널리 쓰이는 건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의 공동설립자 클레이 데이븐포트의 '피타젠포트'이 있고 이거 말고도 데이브 스미스가 고안한 '피타겐팻'이 있는데 저는 피타젠포트를 쓰겠습니다.


아 피타고리안 승률이 뭔지 모르시는 분도 있을텐데 이건 쉽게 말해 팀 득점과 팀 실점을 이용해서 승률의 기대치를 구하는 겁니다. 단순해보이지만 상관관계가 0.9를 넘는, 꽤 쓸만한 데이터입니다. 참고로 기대 승률이지 실제 승률이 아닙니다. 김성근 감독이 부임하기 전 3년 + 부임한 후 3년 적어보겠습니다.



82OB - 0.556(원년 우승)

83OB - 0.492(여기까지 김영덕 감독)

84OB - 0.562(김성근 감독 첫시즌. 정규시즌 전체 승률 1위를 했지만 전기/후기리그 제도 때문에 한국시리즈 못 나간 시즌)

85OB - 0.532

86OB - 0.520(후기리그 우승으로 첫 플레이오프 진출. 87시즌에도 플레이오프는 나가지만 88시즌까지 기대승률은 매년 하락합니다.)


86청보 - 0.386

87청보 - 0.434

88태평양 - 0.418

89태평양 - 0.531(김성근 감독 첫시즌. 3년 연속 꼴찌였던 태평양은 정규시즌 3위를 합니다.)

90태평양 - 0.487(김성근 감독은 5위를 하고 임호균 각서 파동 등 논란 속에 경질당하고 이후 삼성 감독이 됩니다.)


88삼성 - 0.512

89삼성 - 0.497

90삼성 - 0.517(실제 승률이 꽤 높아서 정규리그 2위로 한국시리즈에 나갔습니다.)

91삼성 - 0.525(김성근 감독 첫시즌. 시즌 3위 후 플레이오프 패배.)

92삼성 - 0.499(김성근 감독 경질당한 시즌인데 시즌 4위 후 준플레이오프 패배.)


93쌍방울 - 0.422

94쌍방울 - 0.438

95쌍방울 - 0.428

96쌍방울 - 0.542(김성근 감독 첫시즌. 정규리그 2위 후 플레이오프 패배.)

97쌍방울 - 0.537(정규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 진출.)

98쌍방울 - 0.485


98LG - 0.510(실제승률은 더 낮았지만 4위 후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갑니다.)

99LG - 0.481(양대리그 체제)

00LG - 0.521(양대리그 체제)

01LG - 0.478(이광은 감독이 말아먹고 있던 거 김성근 감독이 감독대행으로 버닝. 실제승률은 02년보다 오히려 이때가 더 좋습니다.)

02LG - 0.503(김성근 감독 첫 풀시즌. 4위 후 한국시리즈까지 갑니다. 야신이란 별명이 생긴 계기.)


04SK - 0.504

05SK - 0.548(3위로 플레이오프 진출합니다.)

06SK - 0.488

07SK - 0.565(김성근 감독 첫시즌. 우승합니다.)

08SK - 0.578(역시 우승합니다.)

09SK - 0.571(준우승 시즌입니다. 08년 정점 찍고 계속 피타고리안 승률이 내려갑니다.)


12한화 - 0.440(실제승률이 많이 낮아서 한대화 감독이 경질당했고, 사실상 한화의 암흑기가 오래 갈 것을 알리는 시즌이었습니다.)

13한화 - 0.403(실제승률이 7푼 가량 낮습니다.)

14한화 - 0.327(반대로 실제승률이 6푼이나 높습니다.)



대충 보시면 아시겠지만 통념과는 다른 게 꽤 많습니다. 여기에선 빠져있지만 김성근 감독이 OB 떠난 이후 암흑기를 열었다는 이광환 감독 체제는 첫 1시즌만 놓고 보면 피타고리안 승률이 1리밖에 차이가 안 납니다. 2번째 시즌은 재앙이 맞고요.


최악의 팀이라고 여겨지는 태평양은 실제론 피타고리안 승률이 꽤 괜찮은 팀이었습니다. 최근의 팀으로 설명하면 2010년의 한화보다 높습니다. 삼성에선 2시즌 다 피타고리안 승률보다 더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만 팀케미 붕괴 + 가을에 무력한 완패로 흑역사 취급받고 있죠. 김성근 감독 나가고 93년 우용득 감독 체제에서 0.587의 피타고리안 승률이 나오니 할 말 없죠.


쌍방울 역시 알려진 것과는 굉장히 다른데 3시즌 연속 피타고리안 승률 4할 2푼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기아의 승률이 4할 2푼 2리인 걸 감안하면 올해 기아 정도의 성적은 낼 수 있는 팀이라는 거죠. 일반적으로 정말 답이 없는, 프로 이하의 팀으로 알려져있는 것과는 다르죠?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상승한 피타고리안 승률은 태평양이 1할 1푼 3리, 쌍방울이 1할 1푼 4리인데 실제 승률의 상승은 2할 1푼 2리, 1할 9푼 4리입니다. 원래 6푼~1할 가량 승률 손해보고 있던 팀이 그 불운이 사라지니까 정말 기적같은 일이 벌어진 것처럼 보이는 거죠.


SK는 특이하게도 김성근 감독이 매시즌 피타고리안 승률보다 엄청난 이득을 봤던 시기입니다. 단순히 피타고리안 승률만 놓고 보면 압도적인 수준은 아닙니다. 이걸 김성근 감독의 역량으로 더 많은 승리를 따냈다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글쎄요... 김성근 감독 커리어에서 손해 본 시즌이 없는가 하면 그건 또 아니거든요. 김성근 감독이 잘리지만 않았으면 우승도 가능했을 거라던 2011년의 피타고리안 승률은 5할 2푼 8리에 그칩니다. 승률 이익도 이때 폭락했고요.


그리고 이제 문제의 한화인데요... 충분히 경쟁력 있는 팀이라는 평이 무색하게 최악의 수준입니다. 특히 올해의 3할 2푼 7리는 전설의 2할 승률을 기록한 02년의 롯데보다도 낮은 수치이며 SK의 창단년도인 00년보다도 못한 수준이죠. 태평양-쌍방울과는 비교하기도 미안한 수준이고요. 위에 태평양과 쌍방울을 이끌고 김성근 감독이 피타고리안 승률을 1할 1푼 정도 끌어올렸다고 했는데 그렇게 해도 4할 5푼이 안 됩니다. 그나마 저 팀들은 몇년간 피타고리안 승률보다 실제기록이 더 나빴던 팀인데 올해의 한화는 무려 6푼이나 이득을 본 팀입니다. 사실상 4강이 문제가 아니라 탈꼴찌를 목표로 해야하는 팀이라는 거죠. 그런데 현재 주요 게시판에선 하나같이 김성근이 오면 바뀐다! 저력이 있는 팀이다! 김응용만 아니면 4강도 노려볼 팀! 이런 식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게 재밌어요. 진짜 이런 팀 이끌고 4강 가면 야구의 신이죠. 미국으로 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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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
  • 2014.10.26 22:58 댓글추천 0비추천 0
    상관계수가 0.9라는 것에 대해서는 설명을 잘 하는 모형이라고도 표현할 수도 있지만 다양한 현상도 상관계수가 0.9가 나왔다고 깊이있는 것이라고는 볼 수는 없는거고
    축구에서도 쓰이는 피타고리안 승률도 야구와 마찬가지로 골 득점,실점으로 수치를 계산하는데
    사실 어떻게 본다면 승리를 결정짓는 요인이 골득실이 큰팀이 이기고 우승하는게 당연하고, 야구의 지표는 자세히 안봐서 모르겠지만(사실 당연히 잘때리고 잘막으면 이기는게 당연;;) 축구의 경우 상위팀은 확실하게 이것으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중위권 팀은 순위가 바뀌는 경우가 몇몇 있다보니 정확함이 아닌 그냥 참고로 보는 지표죠
  • Econ님께
    Raute글쓴이
    2014.10.26 23:14 댓글추천 0비추천 0
    상관계수 0.9면 굉장한 값으로 알고 있는데 아닌가요? OPS가 0.9쯤 나오는걸요. 물론 실제 결과와 기대값이 다른 거야 흔한 일이긴 합니다만 그 팀의 순위를 넘어서 객관적인 전력을 보는데 있어서 피타고리안 승률은 상당한 도움이 되는 척도라고 생각합니다.
  • Raute님께
    2014.10.26 23:43 댓글추천 0비추천 0
    90%의 수치가 높아보이기도 하지만 원래 승률-기대승률의 관계를 절대적인 수치로 계산한거다보니 두개의 변수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요소들이 많으니까요
  • Econ님께
    Raute글쓴이
    2014.10.26 23:57 댓글추천 0비추천 0
    그렇게 따지면 모든 스탯 폐지하고 결과물로서의 스탯만 남겨야겠죠. 스탯으로 선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도 불가능하고요. 똑같은 스탯을 기록해도 어떤 노이즈가 꼈는지 알 수 없으니까요.
  • Raute님께
    2014.10.27 00:28 댓글추천 0비추천 0
    제가 말한건 스탯 무용론을 의미하는게 아니고 상관계수가 저정도라서 유용할 수 있다는것은 맞지만 흔히 말하는 통계의 함정중에 하나가 되는 요인이기도 하니까요

    뭐 사실 백날 이렇게 떠들어봤자 편의를 위해 쓰이는것이다보니 뭐라고 할수도 없지만 말이죠 ㅇㅇ
  • Econ님께
    Raute글쓴이
    2014.10.27 00:39 댓글추천 0비추천 0
    뭐 그에 관한 건 초두에 썼다시피 논란도 있는 거고 실제 승률이 아니라고 명시하기도 했으니까요. 그냥 네임밸류를 배제하고 공격력과 수비력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전력이 이정도 된다... 정도로 보면 무난하겠죠.
  • 전 프로는 돈이 인기와 실력이다라고 생각하기에... 나이 70넘은 분이 3년에 20억원이면...
  • 제리님께
    Raute글쓴이
    2014.10.27 12:08 댓글추천 0비추천 0
    한화쪽에서 성적 관련 조항을 요구했었다는데 옵션이 꽤 많지 않을까 싶네요.
  • Raute님께
    그렇군요. 전 원년부터 삼성팬인데 김감독이 삼성에서 별로 신통치 않았고 삼성이랑 좋지않은 관계이긴 하지만 현재 사자사랑방등 4연패의 삼성팬카패에서 팬들이 내년시즌부터 한화를 경계하는 분위기네요.
  • 제리님께
    Raute글쓴이
    2014.10.27 21:44 댓글추천 0비추천 0
    저는 2011년에 류중일 감독이 등장함과 함께 한국야구의 헤게모니가 바뀌었다고 봐서 괜한 걱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2011년에 이미 삼성이 SK를 제쳤었는데 하물며 지금의 한화야... 그보다 걱정해야 한다면 김성근 감독 그 특유의 모난 책잡기겠죠. 이번엔 또 뭐라고 삼성을 욕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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