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6월부터 먹어댔던 맥주들 기억나는대로 적어볼게요.
인디카
우리나라에서 그나마 잘 알려진 IPA. 예전에 병맥으로 한 번 마셔봤는데 누나랑 밥먹고 돌아다니다가 이태원 부근에서 생맥주 파는 집을 발견해서 한 번 더 마셔봤습니다. 누나는 보통 와인을 마시고 맥주는 집에서 가~끔 한두캔 사다마시는 정도라 잘 모르는데 제 설명 듣고 신기하다고 해서 같이 꼴깍꼴깍. 엄청 묵직하고 셀 거 같은데 막상 마시면 굉장히 부드럽고 향기롭습니다. 좋아요.
가펠 쾰쉬
얼마 전부터 국내 수입된 모양이더군요. 저번에 현대백화점인가 매장 갔는데 이벤트 하는 거 보니 꽤나 공격적으로 마케팅에 임했던 모양인데... 솔직히 맛없었습니다. 정확히는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쾰쉬에 대한 소문을 많이 들어서 너무 기대했던 모양입니다만... 그냥 가펠이 저랑 안 맞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프뤼는 맛있었거든요. 500ml 캔이었는데 진짜 먹느라 고역이었습니다.
프뤼 쾰쉬
이것도 쾰쉬입니다. 이것도 캔으로 마셨는데 가펠과는 달리 굉장히 맛있게 먹었습니다. 부드럽고 진하면서 풍미가 느껴지는 게 쭉쭉 들어가더군요. 누나랑 떡볶이 먹으면서 마셨는데 누나도 한 모금 줘보니까 평이 괜찮았어요. 그러고 보니 약간 밀맥주 먹는 느낌이었던 것도 같네요.
발티카
러시아의 맥주 발티카입니다. 도수에 따라 숫자가 달라진다고 하는데 제가 먹었던 건 3하고 5였나 7이었나 아무튼 두 종류였습니다. 두 종류 다 그냥 짜릿한 것이 전형적인 라거맥주구나 싶었네요. 탄산이 좀 세다 싶었는데 이게 톡톡 튀는 맛이 아니라 그냥 찌릿찌릿 저려오는 맛이라 굉장히 특이했습니다. 보드카의 나라라 그런가 맥주도 강렬하네요. 아 두 종류 다 병으로 마셨습니다.
아사히 수퍼드라이
전 일본맥주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봤자 아사히 드라이랑 마스터, 기린 이렇게 3종류 마셔본 게 다지만 아무튼 셋 다 선호하는 맥주는 아니에요. 이게 일본 방사능에 대한 찜찜함도 있겠지만 그냥 맛 자체가 저랑 잘 안 맞더라고요. 특히 '드라이'한 그 맛. 근데 생맥주는 그럭저럭 평범한 아메리칸라거마냥 마실 수 있어서 한 번 마셨습니다. 아는 동생 군대가기 직전에 술 사주려고 만난 거였는데 원래는 걍 기린 생맥 먹으려다가 하필 안 된다길래 아사히 생맥하자고 해서 이걸로. 그냥저냥 먹었습니다. 아 저는 엔젤링 광고 왜 하나 모르겠어요. 딱히 엔젤링이니 뭐니 할 정도로 거품이 특이한 것도 아니고 맛있는 것도 아닌데...
수퍼복
포르투갈의 대표 맥주라죠? 마셔봐야지 마셔봐야지 하다가 월드컵 포르투갈전에 맞춰서 마셔봤습니다. 뭐, 나쁘지 않았어요. 그냥 무난하게 상쾌한 맥주 느낌. 굳이 비싸게 또 사서 마실만한 맛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마시는 동안에는 좋았습니다. 마실 때는 몰랐는데 해외에서 광고를 꽤 특이하게 하더라고요. 링거마냥 뒤집어놓은 광고도 있었고, 딱지를 비키니 모양으로 만든 것도 있었고 재밌어요. 캔으로 마셨어요.
레페 브라운
레페는 사랑입니다. 언제 마셔도 절 배신하지 않아요. 블론드와 브라운 둘 다 맛있는데 그냥 심심할 때 먹기에는 브라운이 좀 더 좋아요. 이건 술집에서 병으로 먹었습니다.
발렌틴스 바이스비어
꽤 기대했는데 좀 실망했던 맥주입니다. 그냥 평범한 밀맥주 맛이었어요. 가격대가 꽤 나갔던지라 많이 아쉬웠습니다. 캔으로 먹어서 그런가... 밀맥은 병으로 먹으면 왠지 기분탓인지 좀 더 맛있긴 해요. 그 거품때문인지는 몰라도요.
아르코브로이
굉장히 기대하고 마셨던 맥주. 예전에 살찐돼지의 맥주광장에서 꽤 좋은 밀맥주라고 소개했던 걸 본 기억이 있어서 파는 거 보고 잽싸게 사왔습니다. 너무 흥분해서 갖고 오다가 병 깨먹을 뻔 =ㅅ=;;; 첫맛은 굉장히 별로여서 엄청 실망했는데 마시면 마실수록 맛이 퍼져나면서 유레카!! 바나나맛이었던 거 같은데 끝맛이 달콤하면서 색다른 맛이었는데 질리지 않았어요. 이거 또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파더보너
작은 캔이 귀여운 파더보너입니다. 제가 마셨던 건 좀 큰 캔이었던 거 같긴 한데... 뭐 그냥 무난하게 마실 수 있는 필스너맛이었어요. 엑스포트가 필스너보다 조금 세다는데 그 차이는 모르겠고 딱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그냥 새로운 경험이다 하고 마시는 느낌. 그래도 분데스리가 파더보른 생각하면서 마시니까 기분이 나쁘지 않더라고요.
클라세로얄
홈플러스가 싸게 들여왔다는 이 밀맥주, 제가 한 번 마셔보겠습니다. 음, 맛이 빈약한데요? 싼 게 비지떡이라고 가격이 싼 이유가 있긴 했어요. 다른 맥주면 모르겠는데 밀맥주는 맛이 풍성해서 먹는 건데 너무 심심하니까 별 매력이 없더군요. 딱히 또 마실 거 같지는 않네요.
베어비어
역시 싼 게 비지떡이에요. 라거, 헤페, 다크 다 마셔봤는데 다 그냥 저가형 맥주 맛 나더군요. 특히 헤페는 무슨 물탄 기분이... 그나마 하나 꼽자면 한약맛 나는 다크나 밍밍한 헤페보단 국산맥주보단 맛있는 라거 고르겠습니다. 적어도 국산라거보단 맛있으니까요.
펠틴스
네 샬케의 펠틴스 아레나에서 볼 수 있는 그 펠틴스입니다. 근데 전 처음에 저 로고만 보고 '어? 헝가리 맥주인가?' 했던 게 함정 =ㅅ=;;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독일 축덕이 펠틴스를 보고 샬케를 떠올리지 못하다니 허허허... 근데 맛은 정말 좋았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브레멘 맥주 벡스 저리가! 할 정도로...(아 물론 벡스 다크는 신앙입니다) 너무 쓰지도 않으면서 적당히 시원함을 가져오고 끝에 살짝 아련하게 맺히는 단맛이 끝내줬습니다. 만약에 제가 독일 현지인이었으면 박스째 사다놓고 마셨을지도. 웃긴 게 홈플러스에서 수입맥주 할인행사를 했는데 캔은 적용이 안 되고 병만 적용이 되어서 병으로 사마셨습니다. =ㅅ=;;
추브르 골드
솔직히 별 기억도 안 납니다. 체코 맥주라고 했던 거 같은데 무슨 맛으로 먹었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식도야 위장아 맥주 들어간다~ 라는 느낌...
우옴차
전 폴란드라는 나라를 꽤 좋아합니다만 이 맥주는 딱히 좋아하고 싶지 않네요. 위 사진에서는 몽드셀렉션 상받았다는데 몽드셀렉션이야 우리나라의 D피니시도 상받아오는 거고... 제가 탄산맛을 별로 안 좋아하기도 하고, 아메리칸라거조차 선호하지 않는데 엑스포트라 그런가 좀 자극적이더라고요. 이걸 시원한 맛~이라면서 먹을 수도 있겠지만 전 그냥 진하고 깊은 맛을 좋아해서 큰 인상은 못 받았어요. 필스너도 종류 가려가면서 먹고 앰버 라거나 같은 거 좋아하는 입장이니 =ㅅ=;;
뭔가 너댓개 정도 빼먹은 거 같긴 한데 기억이 잘 안나서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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