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독일어 발음과 관련해 강좌의 형태로 작은 안내를 해야 겠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습니다만 더이상 미루다간 제가 시간이 안될 것 같아 그냥 생각난 김에 해치우겠습니다.

독일어의 발음은 사실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영어와 달리 예외적인 규칙이 많지 않고, 글자의 음가대로 발음하는 것이 원칙이라 몇가지 규칙만 알게 되면 비교적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 말에는 없는 몇몇 발음들은 완벽하게 구사하기 위해서는 꽤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으로 들리게 만드는 것은 다행히 어렵지 않습니다.

제대로 발음을 익히기 위해서는 시청각 교재가 필수이겠습니다만 그런 것까지 준비하기는 어려워서 그냥 우리 말 음가로만 설명하겠습니다. 따라서 이 설명은 완벽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미리 알려드리겠습니다. ㅠ.ㅠ 사실은 아래의 구분법보다 좀 더 세밀하게 발음을 구분하고 있습니다만 그렇게까지 깊게 들어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 간략하게(?)만 분류하겠습니다. 그리고 비록 우리 말 음가로 표기하고 있지만 독일어와 꽤 비슷한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은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대신 우리 말 발음을 정확하게 하셔야 합니다!!


우선 모음의 발음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독일어의 알파벳에서 모음은 a, e, i, o, u의 다섯개입니다. 여기에 몇가지의 겹모음, 복모음과 우물라우트 발음까지가 독일어 모음의 전부입니다.

독일어 모음의 발음에서 중요한 것은 장/단의 구분입니다. 즉, 길게 발음하는 것과 짧게 발음하는 것을 분명하게 구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사실 우리나라 말에도 장단의 구별이 있습니다만 최근에는 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배를 먹고 배를 타니 배가 아프다.'를 정확하게 읽으실 수 있는 분이 얼마나 될지 궁금합니다. ㅠ.ㅠ 어쨌거나 정확한 독일어 발음의 첫단계는 장/단을 분명하게 말하는 것입니다.

- 장모음 규칙 -
보통의 경우 모음 다음에 자음이 하나만 오는 경우나 겹모음(똑같은 모음이 두개 연속으로 나오는 것)이나 복모음(두가지 이상의 모음이 합쳐진 형태)는 모두 길게 발음합니다. 모음 바로 뒤에 자음이 두개가 연속으로 나오지만 모음 바로 뒤가 -h일 경우 앞의 모음은 길게 발음됩니다. 그리고 독일어에서 길게 되는 발음에 보통 액센트(Betonung)이 옵니다. 올바른 액센트는 효과적인 독일어 발음의 중요 요소입니다.

- 모음 하나
a: [아:] Name [나:메], Kamin [카:민]
e: [에:] Leben [레:벤], Segel [제:겔]
i: [이:] wir [비:어], Bibel [비:벨]
o: [오:] Tor [토:어], groß [그로:스]
u: [우:] Hut [후:트], gut [구:트]


- 우물라우트
ä: [애:] Bär [배:어], Käse [케:제] -> ae도 같은 발음.
ö: [외:] Höhe [회:에] -> oe도 같은 발음. [왜:]로 발음하시면 안됩니다. 입술을 동그랗게 만들어 [외:]로 발음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말의 '외'를 올바르게 발음하기는 쉽지 않죠.
ü: [위:] Güte [귀:테] -> ue도 같은 발음. 역시 입술을 작고 동그랗게 만들어 발음해야 합니다. 우리 말의 [위]보다는 [위]와 [의]의 중간 발음입니다. y [입실론] 역시 마찬가지로 [위]로 발음됩니다. Physik [퓌:직]


- 겹모음 (같은 모음 두개)
aa [아:] Waage [바:게]
ee [에:] Meer [메:어]
oo [오:] Boot [보:트]
겹모음은 단모음을 길게 발음하는 것과 같은 발음입니다.


- 복모음
ai, ay, ei, ey [아이] Kaiser [카이저], Bayern [바이언], Reich [라이히], Meyer [마이어] -> 이들 복모음은 모두 [아이]로 발음됩니다.
au [아우] Haus [하우스], Baum[바움]
ie [이:] Bier [비:어], Tier[티:어]
eu, äu, oi [오이] heute [호이테], Träumen [트로임멘], Toillete [토일레테]

그러나 복모음중에 영어나 프랑스어 등 외국어에서 온 단어는 그 발음대로 읽습니다. 예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길게 발음하는 h
. fahren에서 a 다음에 자음인 h와 r이 연속으로 옵니다만 여기서 h는 발음되지 않고 앞의 모음이 장모음이 됩니다. 따라서 [파:렌]. 이런 이유로 Kahn인 [카흔]이 아니라 [카:안]으로 발음됩니다.
. Lehrer 역시 e만 길게 발음됩니다. [레흐러]가 아닌 [레:러].
. Ohr도 마찬가지로 h는 발음되지 않고 o가 길게 발음됩니다. [오:어]
. Ruhe도 역시 이런 방식으로 [루:에]로 발음됩니다. 이런 이유로 Karlsruhe는 [칼스루헤]가 아닌 [칼스루:에]가 정확한 발음입니다.


-단모음 규칙-
장모음 규칙 이외에는 모두 단모음으로 발음됩니다. 쉽죠?

a [아] Kamm [캄], Mann[만], Ball [발]
e [에] Stelle [슈텔레], gern [게른] -> 기본은 [에]가 맞지만 강세가 붙지 않은 e의 경우는 [어]에 가까운 발음이 되기도 합니다.
i [이] Mitte [미테], Kind [킨트]
o [오] offen [오펜], Moment [모멘트]
u [우] Mutter [무터], Kultur [쿨투어]

ä [애] Sänger [젱거]
ö [외] Ökonomie [외코노미], Hölle [횔레]
ü [위] Glück [글뤽], müssen [뮈센]


모음은 대략 이정도입니다. 빠진 것이 있나요?
이제 아래의 이름들을 발음해 봅시다. (자음은 일단 신경쓰지 말구요.)

Schweinsteiger
Neuer
Niedermeier
Niemeyer
Weidenfeller
Boenisch
Kehl
Feulner
Kluge
Diekmeier
Wiese
Ulrei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