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2015까지만 하고 FM시리즈를 접었는데, FM2017이 이번 주말 무료라길래 해봤습니다. 어째 FM은 버전을 올려도 로스터랑 인터페이스만 바꾸고 내용물은 변하질 않네요.

버그인지 매치엔진의 한계인지 선수들의 이상행동은 여전한데 플레이 템포를 최대한 빠르게 맞추고 다이렉트 플레이를 강요해도 선수가 공 받고 멍때리다가 역습당하는 건 피할 수 없고, 안데르송의 뒷키타카를 매 경기 볼 수 있고, 공을 뻥 차기만 하면 수비수들은 그대로 망부석이 되어버리면서 공격수가 노마크로 헤딩골 넣고, 아주 가관입니다. 특히 센터백에게 공을 받은 골키퍼가 뒤돌아서서 10초 넘게 가만히 있다가 상대 공격수가 다가오자 공을 건네주는 건 웃음도 안 나오더라고요.

특정 시점에서 유저에게 패배를 강요하는 핸디캡 매치는 더 악랄해졌는데 전에는 그냥 야신모드 나와서 왜 지는 거야!를 외치게 만들었다면 이제는 몇 번을 로드해봐도 오프사이드 오심과 PK 상납이 반복적으로 나오더라고요. 아 물론 야신모드가 없어진 건 아니고 같이 나옵니다 ㅎㅎ

플레이 패턴이 뻔해서 머리굴려 전술 짜봤자 그냥 꼼수 찾아서 대충 짜맞추는 것만 못한데, 위에도 썼듯이 크로스 올리면 그 순간 수비수들이 바보 되면서 공격수가 자유롭게 골 넣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대충 계산해보니까 실제축구보다 높은 30% 이상의 크로스 성공률로 골을 쑥쑥 집어넣습니다. 심지어 실축의 크로스 성공률은 말 그대로 골 여부와 상관없는 크로스 성공률인데 게임에서는 거진 골로 연결됩니다. 2016에 비하면 훨씬 나아진 거라던데 도대체 2016은 얼마나 개판이었던 건지...

기본적인 알고리즘의 문제가 심각한 거 같은데, 측면 플레이를 통한 1:1 찬스가 아니면 좋은 득점 기회로 잘 인식하지 못하는 거 같습니다. 원래 FM 특성상 '완벽한 득점기회'가 골보다 많은 경우가 허다한데, 이번에는 '완벽한 득점기회'는 0인데 4-5골씩 넣고 이긴 경기가 허다했습니다. 제가 플레이했던 팀이 터키 내에서는 강팀인 베식타시였던지라 죄다 선수빨로 우겨넣은 건가 해서 하이라이트 풀로도 돌려봤는데, 게임 내에서 '완벽한 득점기회'나 '좋은 득점기회' 집계하는 기준이 좀 많이 이상하더라고요.

생각해보니까 FM 2013인가 그때부터 전술 만드는 게 재미 없어서 처음에만 깔짝대고 그 뒤로는 전술 다운받아서 플레이했던 거 같은데 이제는 그것도 재미없어서 못하겠네요. CM3부터 해왔는데 이제 진짜 이 시리즈 놔주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