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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부산행 후기

Raute2016.07.26 23:07조회 수 1784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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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로 쓰자면... 전형적인 좀비물을 한국 무대로 가져와 신파로 양념했다?

뭐 너무 정석적이라서 진짜 할 말이 없더라고요. 설정 뻔하지, 캐릭터 뻔하지, 스토리 뻔하지... 그렇다고 미장센이나 연출이 특별했던 것도 아니고요. 오히려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 등장인물들의 동기, 즉 기차 내에서 이동해야 할 이유가 빠져있었죠. 그냥 스토리 진행을 위해 이동시켰구나 싶었으니...

너무 노골적으로 판을 깔아놓다보니 역효과가 나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가령 생존자들이 주인공 일행을 거부한 장면이 그랬습니다. 까놓고 판데믹 상황에서 감염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탈출인원을 누가 받아줘요. 생존자 일행 주장이 타당하니 분노가 치밀긴 커녕 진짜 몰입이 안 되더군요. 애도 태어나지도 않은 마동석이 공유에게 충고하는 것도 그렇고요. 신파 역시 울컥하기 직전에 이렇게 짜내질 수 없어!란 생각이 들면서 현자타임이...

이 영화에서 건질만한 거라면 역시 마동석인데, 이건 캐릭터를 잘 뽑은 게 아니라 우리나라에선 드문 스타일의 배우 덕이라고 해야할테고요. 그외에 정말로 인상적인 캐릭터가 없었어요. 공유 잘생겼네 + 수완이 귀엽네 정도? 최귀화가 연기한 노숙자와 정유미가 연기한 성경은 연기와 별개로 뭔가 만들다 만 느낌이라 아쉬웠네요.

예상에서 벗어난 장면은 영국(최우석)이 좀비가 된 친구들을 끝까지 공격하지 않은 것(업햄을 노렸나?)과 진희(소희)가 감염되고 나서 유치한 대사를 날리지 않은 것이었습니다. 뭐 별로 중요한 장면들은 아니었네요. 아, 하나 더하자면 임산부가 등장함에도 유산 or 출산 등의 이벤트가 없었던 것도 의외였습니다.

엔딩은 배드엔딩이 아니라고 들어서 대충 짐작은 했습니다만 그래도 배드엔딩이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병사들은 머뭇거리지만 지휘관이 발포를 지시하는 것과 맛이 간 병사가 멋대로 사격하고 허위로 보고하는 것 두가지가 생각났는데... 아무래도 전쟁영화도 아니고 후자보단 전자가 나았겠군요.

덤으로 저는 혼자 보지도 않았고, 여자친구도 아니고, 무려 어머니와 봤습니다. 4D도 처음이고, 좀비물도 처음인데다 무거운 영화는 기피하는 분입니다. 근데 먼저 본 누나가 괜찮다고 말했었고, 제가 좀비물 치고 수위 안 높을 거라고 했더니 삘이 꽂힌 건지 멈저 보러 가자고 하시더군요. 영화보는 동안 어머니의 반응이 어땠는지는 굳이 적지 않겠습니다. 다만 영화 외적인 면으로는 업계 종사자로서 메르스가 생각났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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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 마지막은 혹시나 쏘면 어떡하나 하고 봤습니다..
    가상의 이야기인데도 이상하게 현실적으로 느껴진게 있어서 그런가 생각이 많아지더라구요
  • 저는 나쁘지 않은, 볼만한 영화라고 생각했고 장점 보다 많은 단점으로 인해 여러곳에서 극도로 까이는거 보면 안타깝더라구요..
    한국을 배경으로한 재난 영화다 보니 연가시나 감기도 많이 떠올랐고 개인적으로 외국산 좀비영화에 견줄만한 한국산 좀비영화의 좋은시작
    으로 보고 있어서 괜찮게 봤습니다. (친구놈이랑 내기해서 제가 맥시멈 700만이라고 했는데 1000만 갈 분위기 더군요..ㅠㅠ)

  • russel님께
    Raute글쓴이
    2016.7.27 00:07 댓글추천 0비추천 0
    기대치가 너무 높았어요. 하필 칸에서 좋은 소리 듣고 와가지고...
  • 첫 문장에 심히 동감을... 망작은 아니지만, 언론에서 호들갑 떤 거에 비하면 이거 너무 식상하고 뻔하잖아,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딱 10점 만점에 7점 정도가 적당한, 그냥 잘 만든 오락물이었어요.
  • 전작들이 너무나 화려한 연상호 감독이기에 정말 기대를 했지만 대체적으로 평들이 너무 안좋더라구요. 그래서 보러 갈지 말지 고민입니다...
  • KingArturo님께
    Raute글쓴이
    2016.7.27 10:11 댓글추천 0비추천 0
    큰 기대 안 하고 보면 댓글들처럼 그냥 무난합니다.
  • KingArturo님께
    영화 엄청 별로는 아니에요. ㅎㅎ
    그냥 저냥 재밌게 볼만합니다.
  • 전 좋은 오락 영홨다고 생각합니다 ㅎㅎ
    쓰신 글 읽고 보니 동감갑니다만
    전 사실 영화 보는 동안 공유의 마지막 회상 장면 빼고는 다른 생각을 잘 못하게 속도감 있게 진행 된거 같아서 나쁘지 않은가 같아요
    서울역이 프리퀄 형식일 거 같고 심은경이 목소리 연기했다는데 서울역도 기대 중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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