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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가우가멜라 전투

AgitΩ2005.10.28 09:18조회 수 4124추천 수 57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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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가멜라 전투, BC.331, 10월 1일

-전력비교-

마케도니아: 보병 4만, 기병 7천

페르시아: 보병 20만, 기병 4만, 그리스 용병 6000, 전차 200대



회전 전단계: 양군 포진도

영화 "알렉산더"에서는 다리우스가 총지휘관으로 등장하지만, 실제로는 그의 부관들과 장군들이 미리 작전계획을 짜놓고, 다리우스는 그것에 동의하여 전투의 상징적인 구심점으로써 중앙에 포진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0만명을 상회하는 보병들이라고는 하지만, 이들은 그리스나 마케도니아의 병사들과는 달리 광대한 페르시아 제국의 이곳저곳에서 징집된 질낮은 병사들이었습니다. 페르시아군은 이들을 모두 예비대로 규정하여 후위에 배치하였고, 전력의 핵심을 차지하는 중기병/경기병 혼성대를 전면에 배치하게 됩니다.

기병이라는 병과가 익히 그 명성이 알려진 그리스의 장창병들을 상대로 그다지 효과적인 전력이 아니라는 것은 페르시아군도 물론, 알고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기병전력만해도 적군 보병의 두배가 넘는 수자였으며, 이를 전면에 배치함으로써 빠른 포위를 달성한 후 승리를 굳히는 역할로 경보병을 투입하는 것이 페르시아군의 기본 전술구상이었을 겁니다.

반면, 마케도니아의 주력은 2만여명의 중장보병들이었고, 기병전력은 7000에 불과합니다. 알렉산더는 이 열세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으며, 기병들을 사용하는 포위전략이 애초에 불가능하다는 것 또한 알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기병 전력을 전통적인 방식대로 좌우익에 분산배치했지만, 이들에게 앞서 돌격하여 적군 기병을 격파하고 적을 좌우에서 포위하는 역할을 부여하지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그 전술은 포기한 것이죠.

알렉산더는, 전체 진형을 좌우익으로 나누어, 좌익은 마케도니아의 노장 파르메니온과 그 아들 필로테스의 지휘 아래에 두고, 우익은 자신의 지휘 아래에 두었습니다.



회전 1단계: 알렉산더의 전진

개전 이후, 페르시아군의 예상과는 달리 알렉산더는 과감한 전진을 개시합니다. 페르시아군은 수적인 열세를 감안, 알렉산더의 마케도니아군이 당연히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전술을 펼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알렉산더는 파르메니온의 좌익이 뒤로 쳐진 형태의 사선진을 전개하고, 그 상태로 전진을 합니다.

전군의 비율로 볼 때 파르메니온의 좌익  전력과 알렉산더의 우익 전력의 비율은 4:6 정도로 알렉산더의 우익이 우세했습니다. 뒤로 쳐진 파르메니온의 좌익이 최대한 적을 오래 막아내는 동안, 자신이 직접 이끄는 중앙과 우익에게 결정타를 날랄 임무를 맡긴 것입니다.

마케도니아군이 진격해오자 페르시아군은 개전의 첫 돌격을 전차대에 맡겨둡니다. 그러나, 이들은 마케도니아 중앙의 팔랑크스 보병들의 침착한 대응으로 쉽게 무력화되어 모조리 격퇴되었습니다. 전차대가 돌입하는 순간 페르시아군의 좌익과 우익의 기병들은 미리 생각해둔 전술구상을 따라 전진을 개시했습니다.

특히, 베소스 지휘 아래의 페르시아의 좌익의 기병들에게는 알렉산더를 직접 상대하라는 특명이 내려져있었습니다. 이 장면은 영화 "알렉산더"에서도 묘사되어 있지요. 다리우스 3세와 알렉산더는 분명, 서로를 강력하게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영화에 묘사된 것 처럼, 알렉산더는 누구라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인상적인 갑옷과 선홍의 술이 달린 투구를 쓰고 있었다고 합니다. 다리우스 3세는 전체 좌익 기병 중에서 베소스가 직접 이끄는 정예들에게 알렉산더의 움직임을 견제하고, 가능하면 직접 공격하여 그의 목을 가져오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회전 2단계: 멈추지 않는 마케도니아군

회전이 2단계에 접어들면서, 마케도니아군 좌익의 파르메니온은 페르시아 우익을 구성하고 있던 기병들 전체로부터 공격을 받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알렉산더가 이끌고 있던 우익 또한 페르시아의 좌익의 기병들로부터 공격을 받습니다.

그러나, 페르시아군의 예상과는 달리 마케도니아군의 중앙열은 그 시점에서도 멈추지 않고 진격을 계속했습니다. 그리고, 마케도니아군 중앙의 오른쪽 끝에는 알렉산더가 직접 이끄는 정예의 컴패니언 기병대들이 때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페르시아의 좌익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전사학자 J. C. 풀러는 베소스가 다리우스의 명령을 혼동했다고 얘기합니다. 다른 사학자들은, 알렉산더가 직접 기병들을 이끌고, 자신의 움직임을 거울처럼 따라오는 베소스의 기병들을 유인하여 그들을 마케도니아군 우익의 전선으로 끌어들였다고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어찌되었든 분명한 것은, 술래잡기 하듯 알렉산더의 기병들을 따라다니던 베소스의 특명부대가 어떤 계기로인가 인해, 마케도니아의 우익을 공략하던 페르시아 좌익 기병들에 합류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이로 인해, 페르시아의 중앙과 좌익 사이에 틈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마케도니아의 중앙도 단독전진함으로 인해 역시 좌우익 사이에 틈을 내주게 되었습니다. 페르시아군은 당연히 바보가 아니었기 때문에, 마케도니아 군 중에서 약체였던 좌익 파르메니온을 먼저 붕괴시킬 요량으로, 마케도니아 중앙과 좌익의 파르메니온 사이에 생긴 틈으로 기병대의 일부를 투입하게 됩니다.

역사에는 "만약"이 있을 수 없으나, 이 시점에서 분명히 다리우스도 압도적인 병력을 살려 마케도니아의 약점을 찌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좌익의 파르메니온을 공략하기로 한 결정도 논리적으로는 올바른 작전이었구요. 이 틈을 보자마자 우익 뒤에 포진한 페르시아의 경보병들을 모두 투입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회전 3단계: 파르메니온의 위기, 알렉산더의 돌격

어찌되었든, 마케도니아의 중앙은 진격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양쪽 군대 모두 여기저기 커다란 틈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파르메니온의 좌익은 점점 뒤로 밀리기 시작했고, 설상가상으로 틈 사이로 돌입해온 페르시아의 기병들은 파르메니온의 좌익의 배후에 육박해오기 시작했습니다.

반면, 마케도니아의 우익은 페르시아 좌익의 기병들 전체를 상대로 선전을 하고 있었고, 특히 이들이 다리우스가 있는 본대로 지원군을 보내는 것을 막기 위해 퇴로를 봉쇄하는 움직임을 보이게 됩니다.

마케도니아 중앙의 강력한 중장보병들은 페르시아의 중앙을 뒤로 밀어붙이기 시작했고, 이들은 곧 후위의 궁병들과 뒤섞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페르시아의 궁병들은 더 이상 사격을 할 수가 없게 되었고, 곧 도주할 조짐을 보이게 됩니다.

마케도니아의 중앙과 우익이 지렛대 처럼 작용하여 열어낸 틈으로 알렉산더가 직접 이끄는 기병들과 마케도니아의 경무장 보병들이 돌입을 시작했습니다. 비록 경무장의 보병들이었으나 이들은 용맹하기로 소문난 아그리아나의 병사들이었으며, 이들에게는 돌입을 개시한 알렉산더의 후위를 지키는 중요한 임무가 할당되었습니다.

이 무렵, 붕괴위기에 직면한 파르메니온은 알렉산더에게 구원을 요청하는 전령을 급히 내보냅니다.



회전 4-1단계: 알렉산더, 다리우스를 노리다

회전 4-1 단계에 들어서, 페르시아군 전열 사이로 성공적으로 돌입한 알렉산더의 기병들은 곧장, 다리우스가 있는 중앙을 향해 측면에서 돌격을 개시했습니다. 페르시아군의 후위에 있던 병사들은 경험과 훈련에서 열등한 징집병들이었고, 지휘관의 직접 명령이 없는 한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알렉산더의 돌격을 저지할 수 없었습니다.

페르시아의 우익 후위에 있던 보병들은 뒤늦게 중앙을 지원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고, 좌익 후위의 보병들은 알렉산더를 포위하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으나 용맹한 아그리아나인들에게 길목을 차단당합니다.

베소스가 이끌던 페르시아 좌익의 기병 특명대는 황급히 실수를 깨닫고 말을 돌려 중앙을 지원하려고 했으나, 이들 역시 마케도니아군으로부터 중앙으로의 퇴로를 차단당했습니다.

다리우스에 이르는 왼쪽의 옆구리가 뚤려버린 것입니다.

마케도니아 중앙에 밀린 페르시아 중앙부는 다리우스가 있는 곳 까지 밀려왔습니다. 전선과 자신의 거리가 짧아지고, 왼쪽 측면에서 알렉산더가 직접 이끄는 기병들이 돌격해오자 다리우스는 평정심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마케도니아 좌익의 파르메니온은 붕괴위기에 직면했으면서도 침착하게 버티고 있었고, 마치 이런 일을 예상한 듯, 병력 열세에도 불구하고 알렉산더가 뒤에 남겨둔 예비대가 파르메니온의 배후를 지키기 위한 움직임에 들어갔습니다.



회전 4-2단계: 다리우스의 패주, 전령의 도착

마침내 다리우스가 포진해있던 페르시아 중앙부가 전면패주를 시작했습니다. 위대한 "샤"가 도망을 치기 시작하자, 이것을 목격한 보병들 역시 전투를 단념하고 모조리 도망을 치기 시작했습니다. 알렉산더는 다리우스를 쫓아야 할지 잠시 망설였다고 합니다. 이 때, 파르메니온이 보낸 구원전령이 도착하게 되었고, 알렉산더는 깨끗하게 추격을 포기하고 뒤에 남겨둔 마케도니아 좌익과 우익을 구원하기 위해 기병대를 반전시킵니다.

파르메니온은 마케도니아의 예비대 덕분에 위태롭지만 간신히 전선을 지키고 있었고, 알렉산더는 거리상 더 가까운 우익을 먼저 지원합니다.



회전 4-3단계: 알렉산더 파르메니온을 구원하다

측면강습을 당한 페르시아의 좌익의 기병들은 역시 마찬가지로 패주를 시작합니다. 여기에서, 알렉산더는 다시 기병들의 방향을 바꾸어 힘든 싸움을 하던 파르메니온을 구원하러 달려옵니다.

중앙과 좌익이 격파당한 것을 눈치 챈 페르시아의 우익 기병들의 일부가 먼저 도주를 시작하게 됩니다.



회전 4-4단계: 좌익의 승리

알렉산더의 세번째 움직임에 의해 측면을 강습당한 페르시아 우익의 기병들도 마침내 패주하기 시작합니다.

최종분석

간단하게 서술되는 경우가 많지만, 기실, 가우가멜라야말로 알렉산더 스스로의 말 처럼 "격동"의 연속이었습니다. 전술적으로도 굉장한 의의가 있는 싸움이었고요. 전투의 기본은 누가 먼저 포위, 혹은 반포위를 달성하는가로 승패가 가름납니다. 알렉산더는, 자신의 병력으로는 적군 전체를 포위섬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따라서, 그는 적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차례대로, 그리고 연속적으로 각개격파 하는 굉장히 역동적임 움직임을 펼친 것입니다. 자신의 전군이 일종의 반포위 상태에 있는 상태에서도, 방어로만 일관하는 수동성을 거부하고, 능동적으로 움직임을 개시하여 적군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각각 고립시킨 후에, 적군 중앙을 좌측면에서 때리고, 다음에는 적군의 좌익을 오른쪽 측면에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장을 가로질러 적군의 우익을 왼쪽에서 때리는 세번의 연속적인 측면공격을 통해 25만에 육박하는 대병력을 그 5분의 1 밖에 안되는 전력으로 패주시켰습니다.

보통 우리가 게임 상에서 펼치는 전술은, 한 번의 측면공격이 전부임을 생각해본다면, 전장 전체에 걸쳐서 세번 연속으로 각각 측면공격을 펼친다는 것은 분명히 "대왕"에 걸맞는 범상치 않은 재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AgitΩ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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